KT, 그린 IT 전략
저탄소 녹색 성장의 물결과 함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게 ‘그린 정보기술(IT)’이다. IT 산업 자체의 그린화와 IT를 통한 전 산업의 그린화를 기반으로 하는 그린 IT는 에너지 소비 효율화,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그린 산업을 통한 고용 창출 등을 목적으로 한다. 미국 일본 영국 등 해외 선진국들에서는 이미 그린 IT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소프트런은 그린웨어 CPM(Greenware CPM)으로, 부산은행은 서버 가상화로 그린 IT를 구현할 방침을 내놓았고 대우정보는 그린 IT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기도 했다.KT 역시 녹색 성장과 그린 IT 발전을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녹색 선진국 건설을 촉진하고 녹색 기술·산업의 신성장 동력을 실현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를 위원장으로 하는 ‘그린 IT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그린 KT, 그린 코리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그린 IT 추진위원회’는 KT가 보유한 그린 IT 관련 역량을 체계적으로 결집해 KT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저탄소 녹색 성장의 촉진을 위한 ‘그린 코리아 프로젝트’를 총괄한다.KT는 통신 인프라와 근무 환경의 그린화를 통한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일 계획이며 그린 IT와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신성장 서비스를 개발하고 국가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방침이다. 또 친환경 제품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등 그린 환경을 조성하고 2013년까지 KT 탄소 배출량을 2005년에 비해 20% 감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산 인프라, 통신 인프라, 근무 환경 분야별로 다각적인 그린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유태열 KT경제경영연구소장은 “KT의 통신 인프라를 효율화하고 비즈니스 환경을 그린화해 국가 전체의 녹색 혁명에 기여할 계획”이라며 “그린 IT를 통한 한국 IT 산업의 재성장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통신 인프라 분야는 공중전화망(PSTN: Public Switched Telephone Network)의 IP(Information Provider)화, 국사(전화국) 광역화, 그린 IDC(인터넷데이터센터)의 확대 등 구조 개선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기로 했다. 또 재택근무와 인터넷 화상회의 확대 등을 통해 업무 활동에서의 탄소 배출도 최소화하기로 했다.KT는 그린에너지(DC-직류전원) 전력 사업 선도와 가상화 기술을 적용해 IDC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남수원 IDC와 목동 IDC는 고효율의 그린 에너지 제공을 위해 DC 전원 방식의 공급으로 서버 발열량을 30% 이상 저감하고 있다.KT 기술전략실 기술전략담당 전홍범 상무는 “DC 전원과 서버 가상화를 통해 공간 효율성 500%, 전력 효율성 500%, 네트워크 효율성 42%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특히 근무 환경 분야에서 인터넷 화상회의는 교통수단에 따른 탄소 배출, 출장비용, 사무실 이탈에 따른 비효율 등을 제거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KT는 유·무선 네트워크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재택근무, 환경·에너지 모니터링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KT는 현재 정부기관과 공공기관, 일반 기업 등 300여 기관에 화상회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U시티 사업을 친환경 기술이 접목된 U에코 시티, 그린 시티 모델로 확대할 계획이다.전홍범 상무는 “화상회의가 도입되면 본사와 수시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전망”이라며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KT가 국내외 회의의 20%를 인터넷 화상회의로 대체할 경우 탄소 배출 감축 25만 톤(53억 원), 출장비용 절감(44억 원), 업무 생산성 향상(40억 원) 등 총 137억 원 상당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KT경제경영연구소는 분석했다. 그린 코리아 건설 촉진을 위해 KT는 태양광 및 지열 활용 기술을 지속 발전시켜 그린 IT 정책과 연계하고 IT 융합 솔루션 사업 등을 친환경 서비스로 중점 육성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소비자 가정의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솔루션, 무선 기반의 모니터링 서비스 등을 개발함으로써 국가 전체적인 ‘생활의 녹색 혁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와이브로 교통 최적화 시스템, 가상 서버 서비스 등의 사업을 중점 육성할 계획이다.KT는 내부 시설에 태양광, 지열,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및 연료전지와 같은 신대체에너지의 적용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유휴 부지와 인력을 활용한 태양광발전 사업으로 온실가스 감축 규제 및 에너지 생산 수익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실제 자체 기술력 및 유휴 부지 활용을 위해 태양광 전력변환 최대전력변환(MPPT), 추종 제어 기술 확보 및 부지의 다각적 개발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화성 국사의 옥상을 활용해 태양광발전을 시범 운용하고 강릉수신소 유휴 부지를 활용해 500kW 발전소 건립을 준비 중이다. 이 외에 풍력발전 시스템 연구 등 종합적인 신·재생에너지도 연구 중이다.KT는 이 밖에 전력을 디지털화해 전기의 효율적 사용과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그리드 사업(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전력망)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안정적 전력 공급, 원격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KT CC(Corporate Center) 표현명 전무는 “선진화된 정보통신 기술은 한국이 녹색 선진국으로 나아가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린 KT, 그린 코리아의 실현을 위해 KT가 가진 역량을 총동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인터뷰│ KT가 그린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녹색 선진 국가 건설과 녹색 기술 신성장 동력 등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파급효과가 작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연아 KT경제경영연구소 차장은 “그린 IT로 인해 라이프스타일이 변하게 되고 삶의 질도 향상될 것”이라며 “대표적 그린 IT 서비스인 사이버 회의, 전자 문서 등을 통해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12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KT그룹 전 직원의 20%가 연간 10회 사이버 회의를 하면 25만 톤의 탄소 배출이 감축된다. 53억 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 외에도 화상회의 시스템이 도입되면 방송 서비스나 정보통신 기기 등의 신설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고용 유발 효과도 기대된다. 5300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 인프라인 전력과 IT가 결합해 광대한 잠재력을 지닌 스마트 그리드 시장이 신성장 동력으로 평가되면서 기업과 산업계를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정책과 예산이 집중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스마트 그리드가 도입되면 10~15% 정도의 전력소비가 감소되고 발전설비 이용 효율이 증대되며 신·재생에너지가 확산될 것이다. 효율적 전력 이용으로 이산화탄소가 20% 감소되며 환경보호와 자원 효율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활동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를 효율화하기 위해 그린 IT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다른 산업과 그린 IT의 융합이 촉진될 것으로 보이며 그린 IT 분야의 신산업이 형성되면서 패러다임이 변화될 전망이다. KT는 유·무선 통합 환경을 활용해 타 산업과 융합되는 그린 IT 솔루션을 개발, 육성해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또 그린 IT를 국가 프로젝트화하는 등 그린 IT를 선도할 계획이다.김선명 기자 kim069@kbizweek.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