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왜 경영대에 열광하는가?

지난해 대학 입시 결과를 보면 경영대의 달라진 위상이 증명된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개교로 법학과가 사라지자 경영대가 각 대학의 간판 학과로 부상한 것이다. 정시모집뿐만 아니라 수시모집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최상위권 인문계 학생들이 몰렸다. 입시뿐만 아니라 취업 현장도 마찬가지여서 ‘경영학과가 아니면 서류 심사 통과도 어렵다’는 소리까지 나온다.이처럼 경영대가 ‘뜨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극심한 취업난에서 찾을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취업률을 고려해 전공을 선택하는 경우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실용 중심의 사회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요즈음은 학부 시절부터 커리어 개발을 위해 기업의 인턴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특히 입사 희망자가 많은 기업의 경우 10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다. 결국 마케팅과 전략 재무 회계 인사 등 기업의 경영을 보다 효율적으로 가르치는 경영학과에 학생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한편 각 대학들 사이에 경영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학본부도 경영대 키우기에 올인하고 있다. 수백억 원을 들여 경영대 건물을 새로 짓고 우수 교수 확보전도 치열하다. 영어 강의를 대폭 확대하고 학생들을 해외로 내보내는 등 다각도의 ‘글로벌화’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부는 100% 영어 강의로 이뤄지고 있으며 고려대는 2015년까지 영어 강의 비율을 75%까지 끌어올리고 이를 위해 외국인 교수를 3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서울대와 연세대 등도 영어 강의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여 간다는 방침이다. 대학 위상의 척도 역할을 하는 경영대 업그레이드는 갈수록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2010년 대학 입시에서는 정시보다 수시모집 인원이 많은 대학이 많으며 수시모집에서는 동일한 대학에 여러 번 지원이 가능한 곳이 많아 정확한 전형 파악 및 합격 전략이 필요하다.① 특기자 전형= 서울대는 경영대학 전체 정원 130명 가운데 특기자 전형으로 52명을 모집하며 이는 정시모집 인원 46명을 넘어선다. 전형 방법은 다단계 전형으로 서류와 면접, 논술로 학생을 선발한다. 수능 최저 학력 조건은 2개 영역 2등급 이내이며 해외고 전 과정 이수자는 제외된다.② 입학사정관 전형= 각 대학의 입학사정관 전형에 주목하자. 올해는 적극적으로 입학사정관 전형을 도입하는 첫해이며,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 방식이 점수가 아닌 학문에 대학 열정과 잠재력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지원한 학과에 대해 얼마나 진지한 관심과 열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적극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③ 글로벌 전형= 경영학과 최다 정원을 모집하는 글로벌 전형은 영어 강의 활성화의 계기가 됐다. 자신의 특기와 적성을 나타낼 수 있는 자료들을 준비한다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다른 어떤 전형보다 눈에 띈다. 1차 서류 전형에서는 자기소개서와 공인 어학 성적, 포트폴리오가 중요한 평가 요소이며, 양적인 측면보다 전공 관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질적인 자료가 중요하다. 2차 대학별 고사에서는 논술 또는 구술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④ 일반 수시 전형= 교과 우수자, 수능 성적 우수자 우선 선발, 논술 우수자 등 최우수 학생 들이 대거 몰리는 수시 2~2 전형에서는 교과 성적이 중요한 평가 요소다. 수능 시험에서는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이 중요하며 대학별 고사인 논술도 합격 당락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최근 눈의 띄는 흐름은 경영학과 타 학문과의 융합이다. 글로벌 자본시장 통합 시대에 걸맞은 전문 인력을 길러내기 위한 노력이다. 한양대는 국제 금융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파이낸스 경영학과를, 중앙대는 경영학·경제학·통계학·수학을 융합한 금융공학과를 신설했다. 성균관대는 파격적인 장학 혜택, 미국 켈리스쿨과 복수 학위제 운영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한편 많은 학생들이 높은 급여와 안정성을 갖춘 직장을 구하기 위해 경영학과에 인재들이 지나치게 몰리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경영학이 실용 학문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결국 학문의 융합과 통섭으로 가는 자연스러운 단계다. 학문 간의 통섭을 통해 경영학과 공학, 경영학과 예술, 경영학과 인문학 등 다른 학문과 결합해 새로운 지식을 개발하고 습득하는 것은 갈수록 더욱 필요하다.결국 순수 학문과 실용 학문의 결합을 잘 활용한다면 요즘 시대에 부합하는 다양성과 창의성을 갖춘 유능한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며, 기업에서도 이러한 인재들을 더 필요로 할 것이다.김철영·세한아카데미 원장 sehani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