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삼계탕

아직 초복도 멀었건만 벌써부터 찌는 듯한 날씨가 한여름을 방불케 한다. 이렇듯 후텁지근한 공기에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로 짜증이 치밀 땐 뜨끈한 삼계탕 한 그릇이면 더위로 인한 스트레스가 확 풀어지는 듯하다. 토종닭에 찹쌀 마늘 인삼 대추 등을 넣어 끓여낸 삼계탕은 특히 땀을 많이 흘려 기운이 쇠하고 입맛을 잃기 쉬울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대한민국 대표 보양식이다.그 삼계탕이 맛있기로 소문난 동네가 바로 종로 부근이다. 삼계탕 외에도 소문난 맛집들이 많은 곳이 바로 종로이기도 한데, 이 ‘종로’라는 이름을 당당히 내걸고 있는 종로삼계탕 역시 지난 10여 년간 많은 미식가들을 사로잡아 온 삼계탕 명가 중 한 곳이다. 4인용에서 12인용까지 7개의 방이 따로 있어 모임 장소로도 자주 활용되는 이곳은 홀을 포함해 전체 좌석 규모가 약 135석에 달하는데 워낙 맛 좋기로 소문난지라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 때에는 인근 직장인은 물론이고 청계천으로 나들이 온 이들로 테이블이 꽉 찬다.닭고기는 지방이 적고 조직이 부드러워 소화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단백질이 많이 함유돼 있어 체내의 단백질 요구량이 늘어나는 여름철에 먹으면 더욱 좋다. 특히 이 집의 닭고기는 통통하고 쫄깃한 육질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보통 퍽퍽하게 마련인 닭 가슴살도 부드럽게 잘 씹힌다. 게다가 종로삼계탕의 삼계탕은 뽀얗게 우러난 육수부터가 여느 삼계탕 집 육수와 비교할 수 없다.이 집만의 비법으로 정성들여 끓여낸 육수는 한 입 떠먹는 순간 입 안에 착 달라붙는 듯한 그 감칠맛에 감탄하고야 만다. 20여 가지의 한방 약재로 푹 끓여 달인 한방삼계탕의 국물 맛은 특히 더 진하고 깊은 맛을 자랑한다. 이 뛰어난 삼계탕 맛의 비결은 바로 엄선한 재료들에 있다. 맛집으로 이름난 곳들이 대부분 재료에서부터 남다른 정성을 쏟듯 이 집 역시 마찬가지다. 닭은 시골 양계장에서 최고 품질의 토종닭만 골라서 쓰고, 삼계탕 안에 들어가는 찹쌀도 시골에서 직접 지었을 뿐만 아니라 인삼 역시 금산에서 재배된 순수 국산만 사용하고 있다.여느 삼계탕 전문점들이 삼계탕 외에는 별다른 대표 메뉴가 없는 것과 달리 종로삼계탕에서는 삼계탕 외에도 닭볶음탕, 전기구이 통닭, 닭날개 튀김, 닭다리 튀김 등 다양한 메뉴들이 손님을 끈다. 간판은 종로삼계탕이지만 기름기 쪽 뺀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전기구이 통닭과 매콤한 국물의 닭볶음탕 맛에 반해 이곳을 찾는 이들도 많을 정도다.그 때문에 저녁 시간이면 닭볶음탕이나 닭튀김에 소주 한잔을 기울이는 직장인들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주 메뉴만이 아니다. 서비스로 나오는 닭똥집(모래주머니) 맛도 쫄깃하고 고소하니 별미 중의 별미다.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 때 이른 더위에 지친 이들이라면 삼복 따질 것 없이 삼계탕 한 그릇에 더위를 씻어보자. 삼계탕 맛있기로 소문난 종로, 그 종로에서도 맛있는 삼계탕 집으로 손꼽히는 종로삼계탕을 권한다.영업시간: 11:00~23:00 메뉴: 삼계탕 1만1000원, 한방삼계탕 1만2000원, 닭볶음탕 1만7000원위치: 지하철 1호선 종각역 4번 출구 도보 5분 문의: (02)734-8761김성주·객원기자 helieta@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