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에 대한 비관론이 움츠러들고 V자형 경기 회복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의 주가 반등과 일부 기업의 ‘어닝 서프라이즈’급 실적 발표도 이러한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할 시점이다. 최근 필자가 만난 정·재계의 저명인사들은 한결같이 ‘지금이야말로 정신을 바짝 차리고 기업 고질병을 개선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그렇다면 위기에 강한 기업을 만드는 ‘기업 체질 개선’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현재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몰입 공백 (Engagement Gap) 줄이기’가 선결 과제가 돼야 한다. 여기서 ‘몰입’이란 기업의 성공에 기여하려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의지와 역량을 뜻한다. 직원들의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업무에 대한 자발적인 ‘몰입’은 기업이라는 기관차를 힘차게 달리게 하는, 없어서는 안 될 원동력이다.그러나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어느 기업이나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에 일종의 공백이 생길 수 있다. 타워스페린이 전 세계 18개국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글로벌 인적 자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응답자 중 47%는 부분적이거나 전적으로 업무에 몰입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즉, 회사에서 최소의 노력만을 기울여 근무하면서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비율이 조사 대상 전체 직장인의 절반에 달한다는 것이다. 몰입 공백이 커진 조직원은 작은 충격에도 조직을 이탈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조직 전체의 분위기나 사기에도 영향을 미쳐 결국에는 일종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이러한 몰입 공백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경직된 조직 내에 활기를 불러일으키려면 경영진 및 기업 차원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그렇다면 조직원들의 몰입도 향상을 위해 리더들이 취해야 할 행동은 무엇일까.우선 직원을 파악하고 성장시켜야 한다. 리더가 직원들의 기대치를 잘 알고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만 성공적인 비즈니스가 가능하다.아울러 리더는 끊임없이 직원들의 능력을 시험해야 한다. 사람에겐 학습에 대한 욕구와 성과를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이를 자극하는 것은 놀라운 동기 부여책으로 작용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회사에 대한 충성심과 업무 몰입도를 동반 상승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영감을 주고 참여를 유도하는 경영 또한 중요하다. 직원들이 본인의 삶과 업무에서 보람과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경영을 하도록 하자. 그러한 리더 밑에서 직원들의 애사심은 한층 더 고취되며 회사의 성공을 위해 업무에 기꺼이 ‘몰입’할 것이다.이때 리더는 직원들과 명확한 의사소통을 통해 의견을 수용하고 그들의 자발적 참여를 도모해야 한다. 참여도와 몰입도가 증가할수록 우수 직원들은 보다 큰 가치를 창출해 내게 마련이다.마지막으로 성과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필요하다. 리더라면 직원들과 공정하고 의미 있는 ‘거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적절한 대우와 인정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직원은 더 많은 시간과 창의력을 회사를 위해 기꺼이 내놓는 게 당연하다. 성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은 조직이 성장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당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조직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결국 사람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 직원의 몰입도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과 회사의 장기적 성공을 이끌기 위한 경영진의 실천이 중요하다. ‘몰입’하는 조직원들의 열정이야말로 위기의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해법임을 꼭 기억해야 한다.타워스페린 한국 사장약력: 1952년생. 호주 모나시대 대학원 경영학 리서치 과정(석·박사) 수료. 쿠퍼스앤드라이브랜드(Coopers&Lybrand) 경영 컨설턴트. 이화여대 경영대학 겸임교수(현). 96년 타워스페린 한국 사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