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신화창조’ 노리는 SK
SK텔레콤은 시장점유율 50%가 넘는 이동전화 부문의 강세를 기반으로 유·무선 통신 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SK텔레콤이 내놓은 ‘T 밴드’는 이 같은 전략을 잘 보여준다. ‘T 밴드’는 SK텔레콤의 휴대전화 ‘T’와 SK브로드밴드가 서비스하는 초고속 인터넷, IPTV, 유선전화를 합친 유·무선 결합 상품 브랜드다.엄종환 SK텔레콤 브랜드전략실 브랜드매니저는 “유·무선 융합 서비스가 핵심이 될 앞으로의 통신 시장에서의 승패는 소비자들이 선택의 기준을 무선 서비스에 두고 유선 서비스로 확장하느냐, 아니면 유선 서비스를 기반으로 무선 서비스를 선택하느냐”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KT가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유선 시장의 브랜드인 ‘쿡(QOOK)’에 기반해 휴대전화 ‘쇼’를 확장하는 전략이라면 SK텔레콤은 휴대전화 서비스 시장 1위 브랜드인 ‘T’를 기반으로 유선 상품을 선택하도록 한다는 것이다.또 유선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SK브로드밴드는 최근 초고속 인터넷, 전화, IPTV 등 주력 상품들의 서비스명을 개편하면서 서비스에 대한 직관적 이해도와 편의성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브로드밴드는 앞으로 모든 서비스에 초고속 인터넷을 기반으로 무한 확장한다는 의미를 가진 ‘브로드앤(broad&)’을 링크 브랜드로 사용할 방침이다.이 때문에 초고속 인터넷은 ‘브로드앤인터넷’, 전화의 경우 인터넷 전화는 ‘브로드앤인터넷전화’, 일반전화는 ‘브로드앤전화’로 바꿨다. 또 IPTV의 경우 실시간 IPTV는 ‘브로드앤IPTV’, VOD는 ‘브로드앤TV’로 개편했다. 이 밖에도 기업 상품은 ‘브로드앤비즈’, 통합 상품은 ‘브로드앤올’을 사용할 계획이다.이처럼 무선 시장을 기반으로 유선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이미 올해 초부터 최대 50%까지 기본료를 할인해 주는 ‘온가족 결합 상품’이라는 이름의 서비스를 내놓으며 강력한 유·무선 통합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가족 구성원의 초고속 인터넷과 이동전화 사용 연수를 모두 합쳐 30년이 넘으면 기본료 50% 할인을 적용받아 1만6500원에 초고속 인터넷, IPTV, 인터넷 전화를 사용할 수 있고 이동전화의 기본료와 가족 간 통화료도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SK텔레콤의 ‘융합’에 대한 의지는 단순한 유·무선 통신 시장의 점유율 높이기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엄 브랜드매니저는 “앞으로 T 브랜드를 활용해 통신 시장뿐만 아니라 보다 다양한 사업 영역에 진출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T’를 링크 브랜드로 해 휴대전화를 활용한 여러 연계 사업에 보다 광범위하고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것이다.일례로 SK텔레콤은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wideband 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휴대전화에 내장된 가입자식별칩(USIM: universal subscriber identity module)을 활용한 결제 서비스인 ‘T 캐쉬(cash)’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T캐쉬 서비스에 가입하면 인터넷 결제 서비스, 신용카드와 연동되는 T캐쉬 자동 충전 서비스, 고객 간 T캐쉬 선물하기 등의 서비스가 가능하다. 박상준 SK텔레콤 파이낸스사업본부장은 “교통 결제와 일부 매장의 사용으로만 활용되던 모바일 결제 기술을 T캐쉬를 통해 생활의 편리성을 높일 수 있도록 결제 채널을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SK텔레콤은 또 지난 4월 9일 정만원 사장 취임 100일을 맞아 “국내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s Technology) 산업의 세계화를 선도해 제2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신화를 창조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앞으로의 미션으로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기술 부국’, ‘창조적 서비스 발굴을 통한 신규 시장 개척’, ‘상생적 산업 생태계 구축을 통한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 추구’, ‘선도적·차별적 혁신을 통한 소비자 후생 증대’ 등 4가지를 제시했다.SK텔레콤의 네 가지 미션을 찬찬히 뜯어보면 통신 산업에 국한하지 않은 전방위적 ‘융합’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SK텔레콤은 우선 기술적 리더십의 측면에서 ICT 인프라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타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5대 성장 기술 과제(5nGINE)를 정했다. △4G 등 유무선 차세대 네트워크 고도화 기술 △자동 번역, 개인화 기술 등 혁신적 유저 인터페이스 기술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등 비즈 플랫폼 기술 △지능형 전력망(Smart Grid) 등 스마트 기술 △이종 산업 간 융합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SK텔레콤은 또 이 같은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새 서비스를 계속 개발해 신규 시장 및 신성장 동력 창출에 기여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먼저 서비스 개발에 있어 ICT 산업 내의 전면적인 통합을 유도하는 방식과 ICT 산업이 경제 전반의 효율성 증대와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타 산업과의 융합을 촉진하는 방식 등 두 가지 방법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특히 SK텔레콤은 최근 소프트웨어 산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 사장은 “한국 ICT 산업의 성장률이 계속 낮아지는 등 성장 정체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산업 간 불균형에 따른 것”이라며 “국내 정보통신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한 미래 ICT 산업의 성장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실제로 SK텔레콤은 일명 앱스토어(appstore)를 6월 중에 오픈베타 서비스하고 상용 버전을 9월 중에 내놓을 계획이다. 앱스토어란 개인, 혹은 사업자가 모바일용 소프트웨어를 제작해 중개인이 만들어 놓은 웹 서버에 올려놓으면 사용자가 이를 내려 받고 제작자와 중개인에게 돈을 지불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 오픈 마켓이다.이와 함께 SK텔레콤은 ‘상생혁신센터’도 신설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마케팅 테스트 공간 등을 제공하는 상생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코리아 ICT 밸리’를 구현할 계획이다. 또 협력 업체와의 동반 해외 진출을 통해 ‘실질적 세계 표준화(Global De Facto Standard)’를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SK텔레콤은 세계시장 진출 과정에서 SK그룹이 보유한 42개국 300여 개 거점을 적극 활용하는 등 차별적 지원을 통해 ICT 산업의 세계 진출에 추진력을 배가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이와 함께 SK텔레콤은 소비자 후생 증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고객 행복 컴퍼니’를 지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향후 신개념의 무선 인터넷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요금 경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으며 현재의 요금제를 보다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단순화할 계획이다. 또 장애인을 위한 요금제 및 단말기를 제공하는 등 소비자들의 니즈에 적극 부응하도록 노력하고 고객에게 최선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고객 경험 관리 프로그램(CEM: 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도 도입할 예정이다.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