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모르고 시작했는데 3개월을 못 넘기고 문 닫는 데가 왜 생기는지 알겠더라고요. 처음 50㎡(옛 15평) 정도의 사무실에서 직원 2명과 시작할 땐 거의 매일 19시간씩 일했어요. 새벽 서너 시까지 배송 나갈 물건을 박스에 담아 포장하면서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어 운 적도 많았어요.”(웃음)친동생을 포함한 2명의 직원은 퇴근시킨 뒤 혼자 남아 박스 포장을 강행했던 때가 겨우 1년 8개월여 전이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직원 11명을 둔 ‘아마이(www.amai.co.kr)’의 최고경영자(CEO)다. 월평균 매출이 3억 원에 달하는 ‘잘나가는’ 쇼핑몰 ‘아마이 대표’다. 피팅 모델에서부터 상품 설명서 작성, 고객 응대, 배송 박스 포장까지 직접 몸으로 뛰다 보니 쇼핑몰 운영에 관해서는 전문가 수준이다.“티셔츠 한 장을 업데이트한다고 치면 먼저 동대문 시장에 나가 쇼핑몰 층층을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골라 바잉(Buying)하고 그 티셔츠와 맞는 코디 아이템을 결정해 사진 촬영 준비를 해요. 스케줄이 잡히면 제가 직접 입고 촬영한 다음 제품 디테일 컷을 찍어요. 앞면, 뒷면, 옆면까지도 세심하게 보여줘야 하거든요. 그 다음 각 부위의 사이즈를 꼼꼼하게 체크하는데 44부터 66까지 소화가 가능한지 아닌지 확인과 함께 착용하고 팔을 들었을 때 신축성은 어떤지, 옷이 무거운지 가벼운지, 세탁 방법은 어떤 것이 좋을지 생각해 제품 설명서를 작성해요. 세탁 방법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으면 실제 옷을 빨아보기도 하고요.”열아홉 시간씩 일했다는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창업 자본 1000여만 원(사무실 보증금 제외)으로 동생과 함께 ‘한번 해보지’라며 시작했던 일이 사실 좀 커졌다. 초기 6개월간은 광고비 지출이 많아 ‘밑 빠진 독’ 같았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온라인 쇼핑몰 창업 6개월간 투자된 돈만 따지면 오프라인 매장 하나는 열 것”이란다. 지금은 하루에 방문자만 3만여 명으로 매출도 안정권에 올랐지만 수천 개에 달하는 온라인 쇼핑몰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생각하면 마케팅 활동을 늦출 수도 없는 터. 현재도 마케팅 비용으로 월평균 2000만 원 정도는 꾸준히 지출하는 상황이다.“주변에서 이제 좀 쉬어가며 하라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아직도 배워가고 있는 중인 걸요. 한번은 쇼핑몰을 운영하는 모 연예인의 인터뷰를 봤는데 한 달 매출이 4억 원이라는 거예요. 그 얘길 듣는 순간 난 아직 멀었다 싶더라고요.(웃음) 온라인 쇼핑몰은 24시간 운영되는 매장이잖아요. 한 2년간 아파도 병원 갈 시간이 없을 정도로 일에만 매달렸더니 이젠 시간이 있어도 만날 사람이 없는 거 있죠? 하하하.”“돈 버는 재미가 그렇게 좋으냐”는 질문에 그는 “그저 일이 너무 많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쓴웃음을 짓는다. 그러면서 ‘한 번 해보지’하는 생각으로 덤벼들었다간 큰코다친다는 얘기를 수도 없이 강조했다.대박 쇼핑몰 ‘아마이’에서 지갑을 여는 주고객은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의 여성이다. ‘미스’처럼 보이고 싶은 ‘미시’ 또는 나이보다 어려보이고 싶은 여성 고객들을 위한 1만~9만 원대 의류와 액세서리, 잡화 등을 구색으로 갖추고 있다.“제가 나이에 비해 동안이라는 기사가 많았던 덕분인지 나이보다 젊어 보이고 싶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사실은 저도 옷 살 때 영(young)한 느낌의 아이템이 아무래도 눈에 많이 들어오거든요. 하지만 그 기준이 참 모호해요. 같은 옷을 입어도 어떤 사람은 어려보이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너무 오버 아닌가 싶기도 하잖아요.(웃음) 그래서 무난하게 어려보일 수 있는 옷들을 (쇼핑몰에) 올리는 편이에요.”‘아마이’에서 소위 ‘터졌던’ 아이템들도 많다. 지난해 여름 시폰 소재 프릴이 달린 청 미니스커트는 하루 주문만 200여 장이 들어왔는가 하면 올 겨울에는 퍼(fur)가 달린 사파리 재킷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쇼핑몰에서 여름 아이템은 박리다매가 낫고 겨울옷을 준비해야 하는 찬바람 불 때가 1년 중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때라고. 1주일 중에서는 화~목요일이, 하루를 놓고 보면 점심시간 때가 가장 ‘재미’좋은 때다.“2년도 채 안된 신출내기라 아직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요. 망하지 않고 유지해 온 것에 감사해야죠.(웃음) 배울 것이 너무 많아 어떤 것부터 배워야 할지 모를 정도이지만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아마이’란 이름을 건 의류 브랜드를 론칭하고 싶어요.”술은 잘 못해도 직원 회식자리에도 끼고 점심식사는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도시락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일과 이분의 일’을 부르던 가수 황혜영은 털털한 ‘사장님’으로 동대문 소매상 ‘언니’들과의 끈끈한 수다에 빠지지 않는 단골 멤버가 돼 있었다.초기 창업비용이 적다는 말은 맞다. 하지만 마케팅 비용은 필수. 포털 사이트 초기화면 플래시 광고, 검색어 광고 등 월 수천만 원에 달하는 돈을 지출했다. 포털 사이트 초기화면 광고는 매일매일 입찰에 의해 금액이 정해지므로 원하는 날짜에 광고를 띄우기도 어렵고 금액 역시 낙찰가에 따라 변동된다는 사실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예쁜 옷이 꼭 매출로 이어지진 않는다. 점차 소매상 얘기에 귀를 기울이게 됐고 그들이 권해주는 아이템들은 역시 반응이 좋았다. 그렇게 하다 보면 물건을 보는 ‘감(촉이 맞는다고 한다)’이 생긴다. 따라서 소매상인들과 친해지는 것은 필수다. 요즘은 ‘아마이’로 샘플을 보내오는 곳들이 많다. 그럴 땐 일단 입어보고 핏(fit)감을 본다. 착용했을 때 “이거다”라는 느낌이 와야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다.짬짬이 다른 쇼핑몰에서 물건을 골라보거나 구매해 본다. 그러면서 내가 고객이 되어 상품을 선택할 때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는지 메모해 둔다. 그 메모는 ‘아마이’ 제품 설명서를 구성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약력: 1973년생. 서울예술대 방송연예과 졸업. 1990년대 중반 그룹 ‘투투’ 멤버로 ‘일과 이분의 일’등의 히트곡 남김. 이후 그룹 ‘뉴투투’‘오락실’등의 맴버를 거쳐 2007년 ‘아마이’창업.1990년대 중반 그룹 ‘투투’ 멤버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가수 황혜영(36). 네티즌 사이에서 그는 여전히 아름다운 ‘동안’ 사진으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었다. 수소문 끝에 ‘왕년’의 가수 황혜영과 마주했다. 방송과 담을 쌓고 지내는 동안 그는 온라인 의류 쇼핑몰 ‘아마이’의 대표로 변신해 있었다.장헌주·객원기자 hannah31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