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그린 코드 ‘유망주’
코스닥시장의 상승세가 뜨겁다. 2008년 처참한 역사적 최저점을 경신했던 코스닥시장이 2009년 1월 들어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10월 저점을 찍은 후 지난 1월 말까지 코스닥지수의 상승률은 50%에 가까울 정도다.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와 내수 경기 침체, 소비 위축이라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코스닥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녹색 기업들의 강한 상승세가 돋보였다고 할 수 있다.2008년 하반기 이후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 중 하나가 ‘녹색 성장’이라는 말일 것이다. 그만큼 시장의 관심이 크다는 것이고 녹색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투자자들이나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녹색 산업에 대한 관심은 태양광 기업을 중심으로 1~2년 전부터 꾸준한 시장의 관심거리였다.이러한 산업의 변화는 단기적인 테마라기보다는 중·장기적인 트렌드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하지만 녹색 기업에 대한 관심은 예상보다 빨리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그린 테마’로 불리면서 시장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그린 기업들이 코스닥시장에서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첫째, 녹색 바람은 지난해 9월 지식경제부의 ‘그린 에너지 발전 전략’에서부터 2009년 ‘녹색 뉴딜 정책’까지 ‘저탄소 녹색 성장’이라는 정부의 국정 비전이 발표돼 정책 수혜가 기대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정부는 ‘저탄소 녹색 성장’의 기치 아래 50조 원 가까운 예산으로 녹색 뉴딜을 계획하고 있으며, 앞으로 녹색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적극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둘째, 글로벌 선진국들도 녹색 산업에 대한 투자를 급격하게 늘리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녹색 산업 육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독일과 영국 등 유럽연합(EU)도 상대적 강점을 가지고 있는 녹색 산업의 헤게모니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정부 예산을 늘려 가고 있다. 일본은 ‘쿨 어스(Cool Earth)’ 정책(온실가스 삭감 계획)을 기반으로 녹색 산업에 대한 발전 강도를 강화하고 있다.전 세계적으로 녹색 산업을 발전시키지 않으면 존재와 성장 자체가 힘들게 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세계 산업구조가 녹색 산업으로 바뀌는 속도가 더욱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 전 세계 녹색 산업의 확대가 국내 주식시장의 관심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환경 친화적인 오바마 당선자가 확정되자마자 녹색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더욱 높았던 점이 이를 설명해 주고 있다.셋째, 녹색 산업의 장기 트렌드 변화에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들이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도 그린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을 견인하는 요인이다. 1~2년 전 녹색 기업의 주가가 상승세를 탄 것은 성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이에 비해 이제는 태양광, 풍력 등 일부 산업에서 과거의 기대가 기업의 실적으로 현실화되고 있다.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분기별 실적 성장을 보여주고 있으며,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더 강화되면서 단순히 기대감으로는 주식 매입을 주저하던 투자자들도 이제는 기업의 가치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이 하나 둘 증가하면서 주식시장에서 녹색 기업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기업들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녹색 산업의 성장이 단기간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미래 예측에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주식시장에서 어떤 기업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녹색 성장을 표방하는 대기업들의 경우 아직 관련 기업들의 매출 구성에서 녹색 사업의 매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녹색 전문 기업으로 표현하기가 부담스럽다. 새로운 녹색 산업에 올인하는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리스크 부분이 걱정이다. 아직 산업의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투자 결정에 조금씩 아쉬운 부분들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결국 이러한 리스크 부분이나 기업의 성장성을 감안해 볼 때 투자 가능한 기업의 조건은 녹색 산업의 성장 과정에서 선점 효과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나 관련 분야의 기술 수준이 높은 기업들, 재무적인 안정성을 기반으로 신성장 동력 사업군으로 녹색 산업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들 위주로의 투자가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모든 투자에는 위험이 동반되듯이 녹색 기업에 투자할 때도 챙겨야 할 리스크 요소들이 있다. 먼저 최근의 테마성 움직임에 따른 부분별한 추격 매매를 자제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미래에 대한 성장 기대감이 너무 앞선 나머지 현재의 기업 가치보다 너무 과한 주가 상승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또한 국내 녹색 기업들의 부문별한 주가 상승 흐름 속에서 대표적인 글로벌 녹색 기업들의 주가 수준은 금융 위기의 여파로 급락한 이후부터 아직까지는 침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너무나 강한 주가 흐름에 동조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주가라는 것은 실적과 회사 가치의 상승에 발맞춰 가야 한다는 점을 상기, 추격 매매나 ‘묻지마’ 투자를 경계하고 진정한 기업 가치가 변화되는 부분을 미리 발견하고 길목을 지키는 투자가 결국 승리한다는 점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정근해·대우증권 애널리스트 cyberxy@bestez.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