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09’로 본 올해의 IT 트렌드

삼성전자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평판TV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초슬림 LED TV로 시장을 선도할 전략이다. 소니는 친환경 LCD TV '브라비아 에코'로 업계 트렌드를 주도할 계획이다.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 ‘CES 2009’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1월 8일(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일정으로 진행됐다. 이번 전시회는 글로벌 경기 침체를 반영해 참가자가 지난해보다 8% 줄어든 13만 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참가 업체 수는 2700여 개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상당수 업체가 부스 크기를 줄여 전체 전시장 크기는 지난해보다 5%가량 줄어든 15만7936㎡였다.올해 CES 2009 화두는 인터넷 기능과 친환경을 꼽을 수 있다. 지금까지 인터넷은 PC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형태였지만 TV, 블루레이디스크 플레이어, 게임기에 적용돼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변화는 PC 중심 인터넷 환경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삼성전자 LG전자 파나소닉 샤프 등 TV 업체들은 이번 CES에서 인터넷 TV를 대거 선보였다. 인터넷 TV는 TV에 인터넷 선을 연결해 뉴스 주식 날씨 등 정보를 확인하고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TV다. 현재 국내에서 이슈가 되는 IPTV와 다른 점은 셋톱박스가 없어도 된다는 점이다.또 인터넷 TV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메가TV 하나TV와 같은 IPTV와 달리 대부분 서비스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IPTV는 제공 업체가 매월 정액 또는 특정 영화마다 요금을 부과하는 형태지만 인터넷 TV는 포털 서비스처럼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광고 수익으로 운영된다. 광고 수익은 콘텐츠 제공 업체와 TV 업체가 일정 비율로 나눠 가지기 때문에 TV 업체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고 콘텐츠 업체 입장에서는 PC 외에 TV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다시 유통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또 그동안 눈치를 봐야 했던 포털에서 벗어나 콘텐츠의 질로 승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인터넷 TV는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광고 및 콘텐츠 시장에 혁명을 일으킨 것처럼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돼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초슬림 경쟁도 뜨거웠다. 브라운관 TV에 비하면 현재 평판TV는 매우 얇지만 각 TV 업체들은 손쉽게 벽에 걸 수 있는 얇고 가벼운 TV를 경쟁적으로 내놓았다.삼성전자는 갈수록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는 평판TV 시장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 TV ‘럭시아(LUXIA)’ 브랜드를 선보였다.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면 기본보다 얇은 TV를 만들 수 있으며 전력 소모도 줄일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LED 백라이트를 사용할 경우 기존보다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LED 백라이트 대량생산을 통해 가격을 낮춘다는 전략이다.삼성전자 관계자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과 PDP 패널 간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처럼 LED도 대량생산을 통해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며 “가격 외에 모든 면에서 LED가 앞서 있으므로 향후 LED TV가 TV 시장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지난해 블루레이디스크가 HD-DVD와 경쟁에서 승리함에 따라 각 업체들은 다양한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를 출시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인터넷 기능을 추가한 제품들이 다수 출품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업체들은 인터넷 기능을 적용한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를 공개했다. 이 제품들은 일반 블루레이 플레이어 기능 외에 인터넷으로 넷플릭스에 접속해 온라인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VOD 서비스가 가능하다.넷플릭스는 미국 전역에 DVD를 우편으로 대여해 주는 서비스로 성공했지만 PC와 인터넷 사용자들이 늘어나자 인터넷으로 DVD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VOD 서비스를 추가했다. 이에 가전업체들은 넷플릭스와 협력해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통해 동일한 VOD 서비스를 구현했다. 넷플릭스 VOD는 사용자 인터넷 회선 상태를 확인한 뒤 끊김없이 재생할 수 있는 수준의 화질을 자동으로 선택해 제공한다. 일반 케이블 모뎀에서는 DVD급 영상을 재생할 수 있으며 풀HD 수준 영상은 이전 DVD 대여 서비스와 같은 모델로 블루레이 디스크 대여를 통해 진행한다. 이전까지 넷플릭스는 오프라인 DVD 대여 서비스가 주력 사업이고 VOD 사업은 부가 사업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주객이 전도돼 VOD 사업에 힘이 쏠릴 전망이다.올해 CES 2009에 참가한 정보기술(IT) 업체들은 품목에 관계없이 친환경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파나소닉 소니 등 TV 업체들은 기존 제품보다 전력 소모를 40~50%가량 줄인 TV를 소개했다.삼성전자는 수은을 사용하지 않고 전력 소모를 줄인 LED TV 등의 개발에 주력해 친환경 제품 전략을 강화했다. 또 CES 부스 내에 친환경 디자인상을 수상한 LED TV와 세탁기, 옥수수 전분 친환경 휴대전화 등을 전시하며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부각하는데 힘을 쏟았다. LG전자는 에너지 절감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2012년까지 주요 제품의 에너지 효율을 2007년 수준 대비 약 15% 향상시킬 계획이다.소니는 친환경 LCD TV ‘브라비아 에코(BRAVIA Eco) TV’를 선보였다. 기존 제품에 비해 전력 소모량을 40% 이상 줄였고 사람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을 때는 저절로 전원이 꺼지는 기능 등을 적용해 전력 낭비를 막는다. 이 외에도 모토롤라는 페트병을 재생한 재료를 사용한 휴대전화를 선보여 주목받았다.이번 CES 2009에는 현대자동차가 독립 부스로 참가해 자동차 부문에서 IT가 중요해지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업체 중 현대자동차가 단독 부스로 참가했으며 현대오토넷도 부스를 내고 전장 및 자동차용 멀티미디어 기기를 선보였다. 보쉬, 클라리온, 켄우드 등 세계적인 자동차 전장 관련 업체들도 다수 참가했다.올해 참가한 자동차 전장 업체들은 CD 플레이어를 줄인 대신 USB 메모리 슬롯, 애플 아이팟, 마이크로소프트 준 연결 단자 등 풍부한 디지털 기기 연결 단자를 내장한 멀티미디어 카 오디오를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현대자동차는 미래 자동차 기술을 적용한 아이모드 콘셉트카와 모하비, 제네시스 등을 전시해 주목을 받았다. 기존 CES에 참가했던 자동차 업체들도 경기 불황을 이유로 참가를 포기하거나 부스 크기를 줄인 반면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내에서 IT 부문이 갈수록 중요해진다는 판단 아래 이번 CES 2009에 참가했다.회사는 자동차와 연결된 집 안 모니터로 외부인의 침입을 감지해 경보를 울리거나 자동차 안에서 집 안 커튼을 열고 닫는 기능, 차 안에서 보ejs 영화를 집에가서 그대로 이어서 볼 수 있는 기능 등을 선보였다.현대오토넷도 배터리 충전 상태를 알려주는 인텔리전트 배터리 센서, 타이어 공기압 측정(TPS), 디지털 주차 도움 시스템, 차로 이탈 방지 센서, CD 플레이어를 없애고 USB 단자와 아이팟 단자를 내장한 카오디오,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화면을 제공하는 듀얼 뷰 오디오를 선보였다.이형근·디지털타임스 기자 brupr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