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하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 순위는 급등락을 거듭한 주식 시장에 버금갈 정도로 변동이 심했다. 30개 부문 중 무려 15부문에서 주인이 바뀌었다. 조사가 시작된 이후 이렇게 순위 변화가 심했던 적은 없었다. ‘난세가 인물을 낳는다’는 옛말처럼 혼란스러운 주식시장이 새로운 ‘영광의 얼굴’들을 탄생시킨 것이다.그렇다고 새로운 베스트들이 무명이라는 말은 아니다. 대다수는 그동안에도 상위권에 오른, 1위를 바짝 추격하고 있던 베테랑들이다. 하지만 갓 시작한 애널리스트도 있다. 대신증권의 전재천,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이광수 애널리스트가 그 주인공들이다. 두 애널리스트들은 2007년에 애널리스트 생활을 시작했지만 단숨에 베스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담당하고 있는 섹터에 포함되는 기업에 몇 년간 근무한 것이 소중한 자산이 됐다. 조선 업종을 담당하는 전 애널리스트는 대우조선해양, 건설 업종을 맡고 있는 이 애널리스트는 GS건설에 몸담은 경력이 있다.베테랑 중에선 키움증권의 김성인 애널리스트의 약진이 돋보였다. 지난 조사에서 반도체 7위,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8위에 머물렀지만 이번에는 2개 부문 모두 1위에 오르는 괴력을 보여줬다. 증권과 보험 부문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삼성증권의 장효선 애널리스트는 이번에도 두 부문에서 베스트에 올랐다. 2관왕은 김 애널리스트와 장 애널리스트 두 명이었다.증권사별로는 대우증권이 가장 많은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배출했다. 음식료 부문의 단골 1위인 백운목 애널리스트를 비롯해 모두 6명이 왕좌에 올랐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대우증권의 뒤를 이었다. 각각 3개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나왔다. 키움증권 동양종합금융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은 각각 2개 부문에서 1위를 배출했다. 절반 이상의 1위를 상위 3개사가 휩쓸었던 과거와 달리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증권사별로 고르게 나뉜 것도 이번 조사의 특징이었다.증권사 순위에선 대우증권이 지난 조사에 이어 1위에 올랐다. 2007년 하반기에 삼성증권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을 제외하면 최근 8번 조사에서 대우증권은 7번이나 왕위에 등극한 셈이 된다. 하지만 2위인 삼성증권과 점수 차이는 크지 않았다. 2008년 상반기 3.58점이던 종합 점수 차이는 하반기에 2.15점으로 오히려 줄었다.삼성증권은 종합 점수에선 2위에 머물렀지만 리서치센터 부문에서 대우증권을 앞지르며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신뢰도, 적시성, 프레젠테이션, 마케팅 등 4개 부문에 걸친 세부 평가에서도 삼성증권은 1위를 독식했다. 하지만 법인영업 부문에서 1위인 대우증권과 벌어진 점수 차를 극복하는 데엔 역부족이었다.대우증권 삼성증권과 함께 3강을 형성하던 우리투자증권은 상반기에 이어 이번에도 3위에 올랐다. 하지만 2위 삼성증권과 점수 차는 상당히 벌어졌다. 4.54점이던 것이 13.98로 4배 가까이 커졌다. 특히 법인영업 점수는 13.29점에서 7.38점으로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다. 상반기 4위였던 미래에셋증권 역시 비슷한 양상이었다. 종합 점수가 반 토막 나며 5위로 밀렸다. 현대증권은 상반기 수준의 점수를 유지하며 5위에서 4위로 1계단 올라섰다.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굿모닝신한증권도 순위 점프에 성공했다. 세 증권사 모두 리서치센터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전체 순위를 끌어올린 견인차였다. 특히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미래에셋증권을 제치고 6위에 오르며 리서치 명가에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굿모닝신한증권과 키움증권도 리서치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10위권에 재진입하는데 성공했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