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맨’

짐 캐리가 “정준하씨는 어때요?”라고 얘기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예스맨’. 실제 영화에서는 한국어학원에 다니는 그가 “청주 날씨는 어때요?”라고 묻는다. 그가 한국어학원에 다니는 이유는 바로 도전정신에 불타는 예스맨이기 때문이다. 대출 회사 상담 직원 칼 알렌(짐 캐리 분)은 “노(No)”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매사 부정적인 남자다.하지만 친구의 권유로 ‘인생역전 자립 프로그램’에 가입하면서 그의 인생이 180도 뒤바뀐다. 카리스마 넘치는 강사 테렌스(테렌스 스탬프 분)의 ‘긍정적인 사고가 행운을 부른다’는 프로그램 규칙에 따라 모든 일에 “예스(Yes)”라고 대답하기로 결심하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세로 번지 점프, 한국어 수업 듣기, 모터사이클 타기 등 새로운 경험을 찾아 나선다.‘에이스 벤츄라(1994)’ 이후 할리우드 최고의 코미디언이라고 할 만한 짐 캐리는 2000년대 들어 ‘이터널 선샤인(2004)’이나 ‘넘버23(2007)’처럼 완전히 진지한 영화들, 혹은 ‘그린치(2000)’나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2004)’같은 아동영화로 종종 외도를 했다. 하지만 그의 팬들로서는 거침없는 몸 개그를 구사하는 그를 더 기대하고 있을 터. ‘예스맨’은 바로 그 코믹 본능을 모처럼 유감없이 발휘하는 작품이다. 물론 주름살이 조금 늘어난 만큼 완전히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 정도는 해두자. 믿기 힘들겠지만 그도 이제 2, 3년 뒤면 쉰 살이다.‘예스맨’의 재미는 짐 캐리가 무조건 “예스”를 해야 하는 데서 온다. 그걸 알고 친구는 늘 짐 캐리에게 술값 계산을 시키고 평소 그를 눈여겨보고 있던 옆집 할머니의 잠자리 상대까지 돼 준다. 이건 뭐 거의 옛날 짐 캐리 영화의 황당하고 유쾌한 설정들의 연속이다. 나중에는 습관처럼 내뱉은 “예스” 때문에 여자 친구와의 갈등이 시작되지만 무조건 “예스”만 외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결국 ‘세상에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웃음 속에 인생의 진리가 담겨 있다는 짐 캐리식 휴머니즘이라고나 할까. ‘넘버23’의 정신분열증 환자 역할로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짐 캐리에게 ‘예스맨’은 확실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 준 것 같다.감독: 페이튼 리드 / 주연: 짐 캐리, 주이 디샤넬 / 개봉: 12월 18일/ 분량: 104분 / 등급: 15세 관람가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호기심 많은 물고기 소녀 ‘포뇨’는 늘 동경하던 육지로 가출을 감행한다. 하지만 포뇨는 그물에 휩쓸려 유리병 속에 갇히는 위기에 처하게 되고 때마침 해변에 놀러 나온 소년 ‘소스케’의 도움으로 구출된다. 소스케와의 즐거운 육지 생활도 잠시, 인간의 모습을 포기하고 바다의 주인이 된 아빠에 의해 포뇨는 바다로 돌아간다. 그러나 여동생들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한 포뇨는 소녀의 모습으로 변해 거대한 파도와 함께 소스케에게로 향한다.술만 마시면 첫사랑 얘기로 주정을 부리는 조기 종영 전문 방송작가 지호(박진희 분)는 방송국에서 잘린 채 집에 돌아가던 어느 날, 차에 부딪치는 사고를 당한다. 사고를 낸 사람은 다름 아닌 10년 전 첫사랑 민우(이기우 분).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지호는 기억을 잃은 척 연기를 시작하고, 얼떨결에 그녀의 보호자가 된 민우는 그녀가 기억을 되찾을 때까지 자신의 집에 머무르게 한다. 하지만 소꿉친구 동식(조한선 분)이 우연히 지호를 발견하면서 사건은 꼬여가기 시작한다.지질학자인 트레버(브렌든 프레이저 분)는 실종된 형의 오래된 상자 속에서 우연히 ‘지구 속 여행’이라는 책을 발견한다. 책 속의 암호가 형의 실종을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라고 여긴 트레버는 조카 샘과 함께 아이슬란드로 떠난다. 그곳에서 만난 미모의 산악 가이드 한나(애니타 브리엠 분)의 도움으로 사화산에 오르지만 급작스러운 기후변화로 동굴에 갇히고 그들은 지구 중심 세계로 통하는 빅홀에 빠진다.주성철·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