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 르노삼성자동차

지난 2000년 9월 1일 출범해 올해 여덟 번째 생일을 보낸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4위에서 올해 3위로 한 계단 상승하며 탄탄한 저력을 과시했다.르노삼성자동차가 걸어 온 지난 8년은 2Q(Quantity and Quality)로 요약된다. 우선 눈에 띄는 변화는 양적 성장이다. 출범 첫해 월평균 4000대 정도에 불과했던 판매량은 2008년 상반기에 월평균 1만6000대 이상으로 4배 성장했다. 지난 7월에는 월 판매 실적 2만2525대를 기록해 최고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매출액도 첫해 1789억 원에서 2007년 말 현재 2조8000억 원으로 16배나 성장했다. 이와 함께 임직원 수도 크게 늘어나 1900여 명에서 7600여 명으로 증가했다.질적인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내수 중심의 판매 구조가 국내 경기 변동에 쉽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 수출 물량 증가를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한 시도가 대표적이다.이는 국내 자동차 시장이 위축된 2004년에 경험한 ‘시련’이 계기가 됐다. 2003년 11만 대에 달하던 판매 대수가 2004년 들어 8만5000대선으로 급감하며 순이익도 836억 원에서 78억 원으로 내려앉은 것이다.이후 르노삼성은 SM3를 닛산 브랜드로 수출하는 것을 시작으로 QM5와 SM5도 수출 전략 차종으로 만들어 전체 판매량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르노삼성자동차는 독특한 기업 문화로도 유명하다. 프랑스의 르노그룹(80.1%), 삼성(19.9%), 그리고 르노와 제휴를 맺고 있는 일본의 3대 자동차 그룹 닛산까지 더해 3개국의 경영 마인드와 기업 문화가 융합돼 있다. 우수한 인적 자원, 혁신적 경영 마인드, 기술 경쟁력이 고루 배합된 조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다국적 기업답게 수직적 사고 체계는 용납되지 않는다. 조직 운영에 ‘크로스 기능’을 적용, 주관 부서와 관련 부서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포괄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출범 8년을 맞은 젊은 기업답게 임직원의 평균 연령이 젊다는 것도 특징이다. 부산 공장의 경우 임직원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이다. 이는 삼성자동차 시절부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원칙으로 경쟁사 스카우트가 아닌 직군별 인력을 새로 뽑아 일본 닛산에 연수를 보내는 등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노사 관계도 안정돼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유일하게 노사 간 대립이 없는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9월 1일 열린 8주년 기념식에선 장 마리 위르티제 사장과 조희국 사원대표 위원장이 임금 및 단체협약 합의안에 조인, 지속 성장을 향한 공통된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최근 르노삼성자동차 내부에서는 새로운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불황을 이기고 새롭게 도전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세계시장 개척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대단하다. 조돈영 커뮤니케이션본부 부사장은 “지금까지가 기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던 시간이라면 앞으로는 세계무대에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라고 밝혔다.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