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에 기술 수출한 폐암 신약 ‘렉라자’ 효자 역할…내년 상반기 FDA에 신속 승인 신청 기대

(사진)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구원. /유한양행 제공
(사진)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구원. /유한양행 제공
올해 창립 95주년을 맞은 유한양행(64,600 -1.97%)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통한 혁신 신약 개발에 고삐를 죄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5년 이정희 사장 취임 이후 외부 기술이나 과제 발굴에 대한 연구소의 의견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등 조직 문화의 변화를 모색했다. 이러한 경영진의 의지는 조직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 일으켰고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공감대가 전사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유한양행 연구원들은 외부로 나가 최신 동향을 살피고 유망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과 기술을 찾아 발로 뛰기 시작했다. 2015년 초 9개였던 유한양행의 파이프라인은 2월 현재 30개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외부 공동 연구 과제다.

유한양행의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은 도입한 기술이나 약물의 가치를 극대화해 글로벌 기술 수출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유한양행은 이를 위해 개발 단계에 따라 강점인 신약 물질의 효능·독성을 평가하는 전임상 연구와 초기 임상 연구를 통한 중개·생산·제제 연구 등 실질적 개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국내 바이오 벤처 35곳에 투자해 총 5건, 약 4조원의 기술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이 중 2015년 오스코텍(41,600 -5.24%)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도입한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유한양행의 대표적 오픈 이노베이션 사례로 꼽힌다.

유한양행은 전임상 직전 단계였던 레이저티닙을 물질 최적화와 공정 개발, 전임상과 임상을 통해 가치를 높여 2018년 11월 미국 얀센바이오텍에 기술 수출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1월 얀센으로부터 2차 기술료(마일스톤) 6500만 달러(약 723억원)를 수령했다. 렉라자와 얀센의 ‘아미반타맙’ 병용 투여 요법이 임상 3상에 진입한 데 따른 추가 마일스톤이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2차 마일스톤 수령 후 원개발사인 오스코텍에 수익을 배분했고 개발 성과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수익 배분도 예상된다”며 “기술 수출의 성과를 공유함으로써 상생의 경제를 이룰 수 있도록 오픈 이노베이션을 바탕으로 한 연구·개발(R&D)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실적 개선에도 성공했다. 얀센에서 받은 2차 마일스톤의 영향이 컸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전년 대비 574.4% 증가한 8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매출은 1조6199억원으로 전년보다 15.0% 증가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얀센이 진행한 렉라자와 아미반타맙의 병용 투여 임상 2상 결과가 올해 하반기 도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이 결과가 좋다면 내년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2상 결과만으로도 시판이 가능하게 하는 신속 승인 신청을 할 수 있다”며 “유한양행의 R&D 모멘텀은 올 하반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