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 군산

군산은 전북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도시다. 수조 원대의 개발 비용과 경제 효과가 기대되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집중되면서 서해안 중심 도시로 급부상했다. 산업단지에는 민간 기업의 투자가 이어지고 인구는 계속 늘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되면서 284.95㎢에 달하는 방조제 내부 개발도 시동을 걸었다. 최근에는 새만금·군산 경제자유구역청이 문을 열고 본 업무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후끈 달아올라 땅값이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현재 군산시에서는 민간, 공공, 국가 차원의 개발 프로젝트들이 동시 추진되고 있다. 그만큼 종류와 수가 많다. 특히 군장산업단지 등 4개 산업단지에 민간 기업들의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군산시가 2006년부터 투자를 유치하거나 투자를 약속한 기업은 307개 6조86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1년 사이 95개 업체 2조5000억 원이 늘어난 것이다. 이들 기업이 창출할 고용 인원은 2만~3만 명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이 가운데 ‘백미’는 역시 현대중공업의 제2 생산 기지다. 조선업 세계 1위를 자랑하는 현대중공업은 군장국가산업단지와 군산국가산업단지 내 부지 각 99만1000㎡(옛 30만 평)와 51만9000㎡(옛 15만7000평)에 새로운 공장을 짓기로 하고 지난해 10월 착공에 들어갔다.현대중공업이 군산에 투자할 금액은 총 1조4000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20~30개 협력 업체의 추가 이동을 감안하면 투자 금액이 2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과 협력 업체만으로도 3000~ 5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지난해 가을 현대중공업 군산 공장 착공식으로 떠들썩했던 군산은 지난 4월 또 한 번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새만금·군산 지역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개발에 한층 탄력을 붙이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탈락한 경험이 있던 터라 군산 시민의 기쁨이 더했다.새만금·군산 경제자유구역은 군산시, 부안군의 새만금 산업·관광지구와 군장국가산단지구, 고군산군도지구, 배후도시지구 등 4개 지구에 걸쳐 총 66.968㎢에 이르는 규모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2단계에 걸쳐 총 5조30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 신산업 핵심 생산 기지 및 국제적인 관광·레저 신흥 거점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특히 지난 9월 4일 정부가 새만금에 새로 조성되는 토지의 70%를 복합용지로 하는 ‘새만금 토지이용구상 조정안’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조정안은 당초 70%였던 농업용지를 30%로 축소하고 복합용지를 70%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새만금·군산 경제자유구역의 비전은 ‘동아시아의 미래형 신산업과 관광 레저 산업의 허브’다. 지식 창조형 산업(자동차, 항공, 조선, 기계 및 첨단 부품 소재)과 환경 친화형 산업(신·재생에너지 제조, 바이오)을 육성, 동아시아 핵심 생산 기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고군산군도와 새만금 관광단지를 중심으로 한 레저, 휴양, 문화, 생태가 겸비된 국제해양관광레저 신흥 거점 육성 계획도 잡혀 있다. 또 옥산 배후 지구는 국내외 유수의 대학과 연구·개발(R&D) 기관이 들어서는 고품격 선진국형 생태 신도시로 조성된다.새만금·군산 경제자유구역의 경제적 효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전북도의 예상에 따르면 경제자유구역의 경제 효과는 28조5000억 원에 달하며 19만 명의 고용이 유발될 것으로 추산된다. 군산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전북 지역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규모다.지난 8월 28일 새만금·군산 경제자유구역청이 문을 열면서 새만금 사업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경제자유구역청은 올해 안으로 지구별 사업 시행자 지정, 실시계획 수립, 사업 착수 등 총괄적인 로드맵을 올해 마련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할 계획이다.군산의 위상 변화는 인구와 부동산 시장에서 뚜렷하게 감지할 수 있다. 군산 인구는 올 상반기 중 1000명 이상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6월 말 현재 주민등록상 인구는 26만1612명. 군산시는 2010년께면 3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상황이 이런 만큼 부동산 시장의 열기 또한 대단하다.군산시는 국토해양부 조사에서 지난 2월 1.46%, 3월 7.05%, 4월 7.13%, 5월 2.11%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지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반기에만 24.6%가 뛴 것이다. 대기업 입주와 새만금 개발에 맞물려 있는 군장산업단지 주변과 옥구·옥서·회현 일대, 신역세권인 내흥동 일대가 특히 많이 올랐다.부동산 시장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가을부터다. 김영혜 서해대 부동산컨설팅과 교수는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 군산 공장 착공을 계기로 투자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면서 “인구, 고용, 소득 등이 모두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동산 투자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하지만 군산 지역 개발지 대부분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상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허가 구역 외 매물을 찾으면서 투자 대상 지역이 서해안에서 동쪽 내륙으로 향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신철수 호남공인 대표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1억 원대에서 농지 투자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땅값이 많이 올라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투자자들이 매물을 찾아 회현면 일부와 김제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새 아파트 밀집지인 수송동에서 부안까지 이어지는 50m 대로변 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현재 회현면 주변 토지는 평균 땅값이 11만~13만 원선이다. 박영자 해든공인 대표는 “학당리, 원우리 등 회현면에서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지 않은 곳은 장기 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만하다”고 밝혔다.아파트 시장도 기대감에 들썩이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택지 확보에 나선 주택 건설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수요 감소로 미분양이 늘고 있는 다른 지방 분양 시장과는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현재 사업 승인을 받고 착공을 기다리고 있는 단지는 8개 6354가구에 달한다. 또 하반기에는 2개 단지 1626가구가 일반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수송지구 등 신흥 택지개발지구에서 움직임이 활발하다. 올 하반기 분양 예정인 단지는 수송지구 세영리첼 1041가구와 오투그란데 585가구 등이다. 또 현대주택건설은 경암동에 파인빌 3차 아파트 409가구 신축을 위한 사업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현지에선 향후 3~5년이 지나면 입주 업체 증가 등으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아파트에서 미분양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 신철수 대표는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투자 기업들이 공장을 본격 가동하고, 새만금 경제자유구역 개발이 가속화하면서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