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마다 매년 개최하는 연도대상이지만 올해 미래에셋생명에는 유난히 눈길을 끄는 영업왕이 있다. 한국 나이로 올해 스물아홉인 이정원 SFC (Special Financial Consultant)는 입사 2년차에 보험 영업의 최고 영예인 미래에셋생명 2007 연도대상을 받았다. 이 SFC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무려 150건의 보험 계약을 체결했고 유지율도 100%에 가까웠다. 골프 경기로 따지면 신인이 PGA 상금 랭킹 1위를 한 셈이니 업계의 관심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호리호리한 몸매와 앳된 미소. 그의 첫인상은 ‘막내 동생’ 같은 부담스럽지 않은 친근함이었다. 어느 분야에서든 1등을 하려면 타고난 자질과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듯이 그의 첫인상이 영업 밑천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의 ‘남다른 노력’은 무엇이었을까.일단 그의 내력은 이랬다. 부산에서 대학을 졸업한 그는 처음 지역의 한 건설 회사에 입사했다. 그러나 주말도 없이 하루 16시간씩 현장에 매여 있는 일이 적성에 잘 맞지 않았다. “성격이 활발해 장사하라고 하는 사람이 많았죠.” 결국 노력한 만큼 결실을 얻는 것이 영업이라는 생각에 회사 다니며 모은 300만 원을 들고 무작정 상경을 결심했다.2007년 2월 미래에셋에 입사한 그는 영업에 본격 나섰다. 서울에 아무런 연고가 없던 그는 단 세 명의 친구를 따라다니며 친구의 친구를 자신의 친구로 만들며 인맥을 넓히기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자신의 신분이나 의도를 밝히지 않았다. “요즘 고객은 워낙 똑똑해 영업하는 사람 자신의 이익을 기대하고 상담하면 다 압니다. 그래선 절대 안 됩니다.” 기본적인 신뢰 관계가 쌓인 뒤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면 사람들이 이것저것 물어오기 시작한다고 한다.‘영업은 연애와 똑같다.’ 이것이 그가 밝히는 영업 비결이다. 영업이든 연애든 처음 만났을 때는 상대방은 경계를 하게 마련이다. 이 SFC는 “두 번만 웃기면 상대의 경계는 허물어집니다. 처음 팔짱을 끼고 있던 고객도 어느새 다가와 있게 마련입니다. 영업도 서로가 원하는 지점에서 합의를 찾아내는 협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밀고 당기기를 하는데 이런 것을 못하면 준비해 온 것만 설명하고 딱 막혀버립니다.”그렇다고 마냥 사람을 만나 웃기면서 놀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는 한 번도 상품 소개서나 브로슈어를 들고 다닌 적이 없다. “개인마다 월급, 부채 등의 재무 구조가 다르고 노후 대비, 집 장만 등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는 투자에 대한 기본적 개념을 설명합니다. 그 다음 본인이 재무 설계를 하도록 하고 저는 단지 그것을 코치해 주는 역할만 합니다. 최종 결정은 고객이 직접 하는 것이니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금융상품과 어려운 경제 현상에 대해 늘 공부가 되어 있어야 한다. 입사 후 8개월 동안은 하루에 3시간 밖에 자지 않았다고 할 정도다.깜짝 스타가 된 그에게 부와 명예는 당연히 따라왔다. 지난 1년 동안 웬만한 직장인 연봉의 몇 배를 벌어들였지만 그는 겸손한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지금의 성공이 언제까지 계속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고객 행사로 마라톤에 참가했는데 40~50대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저보다 훨씬 잘 뛰는 것을 보고는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라고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보험 영업을 꾸준히 오랫동안 해 온 사람이 업계에 정말 드물어요. 요즘 같은 불경기엔 소개 마케팅도 효과가 없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아직 젊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볼 생각입니다.” 벼락치기로 1등을 하기보다는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는 우등생으로 남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었다.미래에셋생명 SFC약력: 1980년 부산 출생. 2006년 부경대 법행정학부 졸업. 2007년 미래에셋생명 SFC 입사. 미래에셋생명 1분기 스타클럽 3관왕. 천만클럽 정회원. 2008년 미래에셋생명 FY2007 연도대상.우종국 기자 xyz@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