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 세계 철광석 수요량은 연간 17억 톤이다. 자국 내에서 소화되는 물량을 제외하고 시장에 나오는 것은 8억5000만 톤가량이다. 그중 브라질이 3억5000만 톤, 호주가 3억1000만 톤, 인도가 4000만 톤 규모로 수출하고 있다. 인도는 한때 1억5000만 톤을 수출하기도 했지만 경제 성장과 함께 자국 수요가 늘어나면서 현재는 수출 물량이 크게 준 상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칠레 인도네시아 등도 철광석을 수출하고 있지만 남아공의 경우 4000만 톤 생산량 중 수출은 1700만 톤에 그치고 있다.업체별로 보면 브라질은 발레(Vale)가 연간 3억1000만 톤, CSN이 2000만 톤, 사마르코(Samarco)가 2000만 톤을 수출하고 있다. 또 호주는 리오틴토(Riio Tinto)가 1억8000만 톤, BHP·빌리턴(BHP.B)이 1억1000만 톤을 수출하고 있고 FMG, 미드웨스트 등이 뒤를 잇는다. 철·비철을 합한 원재료 생산은 호주의 BHP.B가 세계 최대 업체지만 철 생산으로만 따지면 브라질의 발레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포스코의 철광석 수요량은 연 4500만 톤 규모다. 이를 통해 연 3000만 톤 규모의 철강을 생산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현대제철도 연간 1000만 톤 규모로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포스코 브라질 사무소 정해성 소장은 “철광석 공급은 굉장히 단순하다. 8억5000만 톤 중 6억 톤이 빅3(발레, 리오틴토, BHP.B)에서 나온다. 세 개 업체가 시장을 꽉 잡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의 철광석 가격 급등에 관한 뉴스가 이 빅3에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포스코는 호주에서 70%, 브라질에서 25%의 철광석을 공급받고 있다. 브라질의 발레와는 전년 대비 평균 65% 인상된 가격으로 이미 올해 2월 연간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호주 업체인 리오틴토와 BHP.B는 브라질과의 물류비 차이를 감안해 운송 프리미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추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최대 인상 폭으로 154%를 주장하기도 했다.결국 중국 최대 철강 업체인 바오스틸은 호주 업체들과 평균 85% 인상에 합의를 봤다. 이 과정에서 호주 업체들이 가격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공급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과 한국의 철강 업체도 비슷한 수준에서 인상분을 체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브라질의 해외 자본 유치 정책과 맞물려 발레는 최근 해외 업체와 철강 생산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발레는 현재 니브라스코(Nibrasco, 일본 합작), 이타브라스코(Itabrasco, 이탈리아 합작), 히스파노브라스코(Hispanobrasco, 스페인 합작), 코브라스코(Kobrasco, 포스코 합작)에서 펠릿(pellet)을 생산하고 있다.펠릿은 철광석 제품의 하나로 분광에 석회석, 또는 벤트나이트 등의 결합제를 물과 섞은 뒤 열로 가공해 염소 똥 크기의 덩어리로 가공한 것이다. 고로에는 화력이 잘 퍼질 수 있도록 적당한 틈이 필요해 미세한 분광은 펠릿으로 만들고 너무 큰 괴광은 잘 녹지 않아 적당한 크기로 분쇄하게 된다.펠릿 생산뿐만 아니라 철강 생산도 추진하고 있다. 연 500만 톤 규모의 스틸 슬라브 생산 공장 건립을 중국 바오스틸과 추진하고 있고 역시 연 500만 톤 규모의 독일 티센크룹과의 합작공장(CSA)은 2009년 상반기에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동국제강도 브라질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철강 가격은 2011년까지 계속 상승하다 2012년 하락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메릴린치가 올해 6월 6일 발표한 철광석 가격 전망에 따르면 2009년 20% 상승, 2010년 10% 상승, 2011년 동결, 2012년 2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렇지만 금융 회사의 2008년 가격 전망이 지난해 3월에는 5% 인상, 6월에는 7.5% 인상, 7월에는 30% 인상으로 발표됐으나 실제 2008년 인상은 65%(발레 경우)가 올라 예상치를 훨씬 웃돈 바 있다. 2012년 가격 하락의 이유는 현재 철광석 업체들이 호황을 맞아 공급을 급속히 늘리고 있어 4년 뒤에는 공급이 수요를 앞지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브라질 남동부 도시 벨루오리존치(Belo Horizonte)에서 30분 남짓, 야산을 올라가자 온통 붉은 색의 흙길이 나타난다. 이 지역의 토질은 대부분 철을 함유하고 있어 길을 내기 위해 땅을 고른 곳은 온통 붉은색이다. 이곳을 다니는 차들에는 붉은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다.광산이라고 하기에 한국 정선의 탄광처럼 땅을 파고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철광석은 산을 깎아서 채굴하는 시멘트 광산과 비슷했다. 다만 깎인 부분이 회색이 아니라 검붉은 색이란 점이 다르다.굴삭기가 땅을 파서 덤프트럭에 실으면 트럭이 컨베이어 벨트까지 나른다. 광산에서 채굴된 철광석은 수km에 걸쳐 뻗어 있는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플랜트로 옮겨진다. 능선을 따라 길게 이어진 컨베이어 벨트는 언뜻 보기에 중국의 만리장성 같은 경관을 이루고 있다.(맨 위 사진)다른 광구에서 채굴한 철광석은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곳 카피탕 두 마토(Capitao do Mato) 광구에 1차 집결되는데, 엄청난 크기의 타워에서 쏟아지는 철광석은 그 자체로 장관일 듯싶지만 아쉽게도 이 날은 유지 보수를 위해 정지된 상태였다.플랜트(맨 아래 사진)로 옮겨진 철광석 원석은 크기별로 분류하고 정해진 규격으로 분쇄한 뒤에야 비로소 그저 ‘돌’에서 ‘제품’으로 거듭난다. 제철소에서 쇳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로에 철광석과 코크스(석탄을 구운 것. 나무를 구워 숯을 만드는 것과 비슷함), 석회석을 넣고 열을 가한다. 이때 코크스가 타면서 철광석을 녹이게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철광석 사이에 열기가 통과할 수 있는 틈이 필요하다. 고로에 따라 필요한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크기별로 가공하는 것이다.완성된 철광석 제품은 다시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전용 기차역으로 옮겨진 뒤 항구까지 발레 소유의 철도로 이동된다. 브라질의 총 4개의 항구를 통해 해외로 수출되는데, 그중 3개는 발레 소유다.발레의 철광석 생산 현장은 크게 남동부 시스템, 남부 시스템, 북부 시스템의 3개 지역으로 나뉜다. 남동부 시스템은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에서 북동쪽으로 444km 떨어진 도시 벨루오리존치 외곽에 위치해 있다. 동서로 146km, 남북으로 115km에 걸친 넓은 지역이 모두 철광석이 묻혀 있는 곳이다. 이곳은 발레가 모두 사들인 사유지로 일반인들의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된다.남동부 시스템에는 총 6개의 콤플렉스에 30개의 광산이 있다. 발레는 광산 몇 개와 플랜트를 묶어 콤플렉스 단위로 운영하고 있다. 남동부 지역에서는 지난해 1억1380만 톤의 철광석이 생산됐다. 남부 시스템은 8930만 톤, 북부 시스템은 9170만 톤으로 발레의 지난해 생산량은 총 3억1350만 톤에 이른다. 최근 철광석 시장의 활황세로 발레는 2012년까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투자를 계속해 2008년 3억4500만 톤, 2012년 4억5500만 톤으로 늘어날 계획이다. 발레는 철·비철 원료 생산에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총 59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리우데자네이루·벨루오리존치(브라질)=우종국 기자 xyz@kbizweek.com 협찬: 포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