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진주 찾기 - 주거형 부동산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 특히 주거형 부동산 시장은 올 상반기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 강세를 보였던 강북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심리적인 가격 저항선에 부딪쳐 투자 수요가 더 붙기 힘들기 때문이다.실제로 거래량도 크게 줄고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에 따르면 노원구 강북구 도봉구 등 동북부 3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4월 1908건에서 5월에는 663건으로 3분의 1가량 감소했다. 강북 지역의 주택 거래량 추이만 놓고 봤을 때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상반기보다 하반기에는 가격 상승 폭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강북권 소형 아파트 값 급등에 따른 반발 매수로 경기 북부권인 의정부 동두천 양주 일대가 상반기 각광을 받았다. 강북 지역 아파트 값이 단기간에 급등해 매물이 거의 없자 경춘선 복선화 사업 등 호재가 있는 이들 지역으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강남권 하락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경기 과천시 용인시 화성시 등은 하락세를 보였다. 결론적으로 강남, 분당을 중심으로 하는 경부축 고가 아파트들이 올해 하반기에도 상승세로 반전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기 북부 지역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강남권 일대는 송파구 잠실, 반포 일대의 대규모 입주와 맞물려 적어도 올해 말까지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권에는 올 들어서만 2만7000여 가구의 신규 아파트들이 입주했거나 앞두고 있는 상태다. 이는 지난해에 입주한 9163가구보다 거의 세 배에 가까운 수치다. 설상가상으로 더딘 규제 완화로 인해 재건축 단지 위주로 급매물까지 출현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강남권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히는 ‘정책 방향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특히 9월 정기국회에서 한나라당이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에 적용되는 고가 주택 기준을 6억 원에서 9억~10억 원으로 상향하는 안이 통과되고 고가 주택에 대한 총부채상한비율이 상향 조정되면 강남권 주택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상반기 부동산 시장의 최대 화두 중의 하나는 단연 뉴타운·재개발 예정 구역 내의 지분 쪼개기로 인한 폐해다. 뉴타운과 재개발 지역에도 지분 가격이 하락해 조합원 부담이 커지면서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들까지 빨간불이 켜졌다. 게다가 서울시가 상가나 오피스텔 등 비주거용 건축물이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되면 아파트 입주권이 나오던 관행에 제동을 걸면서 입주권을 노리고 상가나 오피스텔을 샀던 투자자들이 안절부절못하고 있다.서울시가 ‘재개발 지분 쪼개기’를 통한 투기를 막기 위해 오는 7월 이후 뉴타운 등 재개발 지역에서 준공되는 전용면적 60㎡ 이하 빌라에 대해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 부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해 해당 지역 투자 시 먼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뉴타운·재개발 지분 투자는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향후 추가 부담금 등까지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 아직 계획이 확정되지 않고 저평가된 지역 위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묻지마 식’ 투자로 지분 값에 거품이 많이 끼어 관리 처분을 위한 지분 평가액이 실제 투자액보다 크게 낮아 손실을 보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급등한 재개발 지분 값은 이미 거품으로 볼 수 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지역별로 지분 값 조정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재개발과 뉴타운은 적어도 올해 말까지 침체가 예상되므로 올 초 가격이 급등한 초기 사업장보다는 관리처분인가가 나와 평가액이 확정된 지역 위주로 공략하는 게 좋다.오피스텔은 신규 분양에서도 ‘로또텔’로 불리며 인기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도심권에 위치한 오피스텔은 가격도 오르고 임대료도 크게 상승했는데 주거 밀집지에 있는 오피스텔로까지 가격 상승세가 번지고 있다. 주택 시장에 대한 규제가 지속되면서 대체 상품 격인 오피스텔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최근 소형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20~30대의 투자자들이 오피스텔로 관심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부동산 정보 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매매 가격은 지난 1월 6.55% 오른데 이어 2~4월엔 3개월 연속 7%대(7.0%, 7.3%, 7.2%)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지역 역시 월평균 7% 안팎의 높은 매매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택 규제가 지속되고 소형 아파트 상승세가 계속되면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들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어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7월부터 분양 예정인 은평뉴타운과 판교, 광교신도시에 대해 투자 문의가 줄을 잇는다. 은평뉴타운은 서북권 최대의 친환경 단지로 투가 가치가 기대되며, 판교와 광교신도시는 수도권 2기 신도시 중에서 최대 우량주로 꼽히는 곳이다. 전문가들조차 우열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투자 가치가 우수한 곳들로 청약자들 간의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우선 7월 중 분양될 은평2지구에서 117가구의 청약 가점제 대상 물량이 나오는데 1지구에 비해 지하철 3호선(구파발역)이 더 가깝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전매 제한을 적용받는다. 입주 초기 편익시설이 부족한 데다 후분양제가 적용돼 잔금 납부에도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에 지난해 청약 열기를 재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도시 기능을 갖춰갈수록 투자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올해 판교신도시에서는 아파트와 연립을 포함해 총 5개 단지에서 1280가구가 쏟아질 예정이다. 이 가운데 오는 9월 대우건설과 서해종합건설이 공급하는 ‘푸르지오 그랑블’은 총 948가구가 122㎡를 초과하는 중대형으로 지어진다. 분양가는 성남시가 채권 상한액을 포함해 주변 시세의 80% 수준에서 정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3.3㎡당 1800만 원 수준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이번에 분양될 A20-2블록은 중심 상업지구와 신분당선 역사, 분당 정자동에 인접해 있어 판교에서도 A급 입지 조건을 갖췄다.2013년까지 모두 3만242가구로 조성되는 광교신도시에는 올해 2333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특히 울트라건설이 시공하는 ‘광교 울트라 참누리’는 최고 34층 10개 동에 총 1188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로 신대저수지와 주변을 둘러싼 공원을 조망할 수 있다. 여기에 영동고속도로, 용인~서울 간 고속화도로 이용이 편리하고 신분당선이 지나간다. 하지만 초기 기반 시설이 미흡한 가운데 본격적인 분양 일정이 내년(1만708가구)과 2010년 이후(1만3358가구)로 예정돼 있어 올해 분양 물량 청약 가점은 판교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하반기 은평뉴타운, 판교·광교신도시 등 수도권 유망 지역 분양을 기다리는 수요자라면 과연 청약 가점이 얼마나 돼야 당첨권에 들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높을 것이다. 이들 지역 아파트의 당첨 예상 점수는 45~70점으로 예측되는데 선호도가 높은 판교신도시 분양분에 대한 가점이 비교적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신도시 가운데 청약 경쟁률은 광교가, 투자 가치는 판교가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지와 교통 여건, 주변 환경에서 판교가 모두 앞서지만 3.3㎡당 1800만 원대인 분양가가 일반 수요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