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탄생’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나이를 잊은 것 같은 사람이다. 세월에 아랑곳없이 저술과 강연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연전에는 ‘디지로그’라는 신조어를 통해 새로운 사회의 키워드로 제시하더니 이번엔 ‘젊음’을 화두로 들고 나왔다.‘젊음의 탄생’은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대선배의 조언이자 당부다. 게다가 이 선배가 어디 보통 선배인가. 나이가 들어도 시들지 않는 열정적인 사색과 독서의 대가 아니던가. 이 책에서도 이어령의 놀라운 백과사전적 지식을 어김없이 확인할 수 있다. 동서고금, 자연과학과 인문학, 역사와 신화를 넘나드는 교양을 통해 지금 젊은이들이 어떻게 살고 생각해야 할지를 일러주고 있다.책은 모두 9개의 주제로 구성돼 있다. 각 장의 주제를 상징하는 도형을 전면에 세우고 한글, 한자, 영어로 제목을 만드는 독특한 시도를 했다. 가령 1장에선 ‘카니자 삼각형’을 대표 도형으로 제시하고 ‘뜨고 날고-天外有天-Take off’라고 제목을 달았다.다소 낯설 수도 있는 ‘카니자 삼각형’은 ‘꿈’을 나타낸다. 삼각형을 이루는 선은 없지만 삼각형을 연상할 수 있는 카니자 삼각형처럼 아직은 보이지 않아도 ‘꿈’은 젊음을 업그레이드하는 ‘유도인자’라는 설명이다.2장에선 ‘물음느낌표’라는 도형을 보여준 후 젊은이에게 중요한 것은 해답이 아니라 ‘물음’과 ‘느낌’이라고 강조한다. 불확실의 바다에 용감하게 뛰어들라고 부추긴다.꿈을 가지고 용감하게 뛰어들었지만 자신이 올바르게 가고 있는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책은 두려워하지 말라고 토닥인다. ‘개미의 동선’은 먹이를 찾기 전에는 어지러운 모습을 보이지만 먹이를 찾은 후엔 단호한 직선의 행보를 나타낸다. 마찬가지로 청춘의 방황은 먹이를 찾기 전의 준비 과정일 뿐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다.책은 젊음의 가능성을 굳이 가두지 말 것을 당부한다. ‘이것 아니면 저것’ 식의 흑백논리도, ‘오직 이것만 해야 한다’는 섣부른 한 우물 타령, 고정된 사고방식 등은 내던지라고 주문한다. 젊음은 그렇게 탄생한다는 것. 그렇다면 젊음은 숫자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 될 것이다. ‘늙어버렸다’고 실망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버린 젊음을 되찾을 용기가 필요한 셈이다.1.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공경희 옮김/한국경제신문사/1만 원2. 경제학 콘서트 2/팀 하포트 지음/이진원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3500원3. 커뮤니케이션 불변의 법칙/강미은 지음/원앤원북스/1만2000원4. 배려-마음을 움직이는 힘/한상복 지음/위즈덤하우스/1만 원5. 그림 읽는 CEO/이명옥 지음/21세기북스/1만5000원6. 대한민국 2030 펀드투자 독하게 하라/김민수·신호철 지음/미르북스/1만4800원7. 굿바이 허둥지둥/켄 블랜차드·스티브 고트리 지음/조천제·황해선 옮김/21세기북스/1만 원8. 부자가 되는 기술/이대표·이부연 지음/토네이도/1만2000원9. 몰입-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황농문 지음/랜덤하우스/1만2000원10. 30대, 다시 공부에 미쳐라/니시야마 아키히코 지음/김윤희 옮김/예문/1만 원 (집계: YES24)찰스 D 엘리스 지음/김홍식 옮김/굿모닝북스/414쪽/1만4800원1931년 창립해 현재 세계 3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로 성장한 캐피탈 그룹의 성장 과정을 분석했다. 단기적 유행을 배격하고 장기적이고 일관된 투자 철학을 유지한 것을 캐피탈 그룹의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이것이 약세장에서 오히려 힘을 발휘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설명이다. 캐피탈 그룹은 한국에 시가총액 12조 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한 최대의 외국인 투자가여서 관심을 끈다.정구현 지음/위즈덤하우스/546쪽/2만5000원세계 경제는 최근 20년 동안 빠르게 글로벌화됐다. 한국 경제도 예외는 아니었다. 책은 글로벌 경제의 개막과 함께 한국의 기업이 어떻게 글로벌화에 성공했는지 분석한다. 과거의 사례에서부터 이마트나 휴맥스 등 최근의 사례까지 살펴 글로벌 기업을 꿈꾸는 기업에 시사점을 제시한다. 인력 구성이나 경영 시스템 등 향후의 과제도 짚어본다.정종태 지음/위즈덤하우스/260쪽/1만2000원주식시장에서 기관, 외국인에 이어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슈퍼개미들에 대한 보고서다. 숱한 실패를 통해 얻은 그들의 투자 철학과 비전, 선호하는 종목 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일반 개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실마리를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슈퍼개미의 부정적 측면보다 긍정적 측면을 부각하는 데 무게를 뒀다.강정식 지음/천우/160쪽/7000원강정식 시인의 3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대형 종합상사의 해외 지점장과 임원을 역임하며 비즈니스의 최전선에서 활동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반면 그의 시는 이런 치열한 현실에서 한 걸음 물러나 ‘삶의 의미와 역사를 화두로 붙들고 고심한’ 결과물이라고 자평한다. ‘나’라고 하는 존재를 ‘시간’과 끊임없이 소통시키는 철학적 통찰을 시도했다는 얘기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