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걸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 정민·이홍식 엮고 옮김/김영사/332쪽/1만3000원조선조의 문신인 신숙주는 아들에게 ‘호걸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며 ‘날마다 삼가고 삼가 삼가는 선비로 불리며 선조에게 부끄러움을 끼치지 않게 되기’를 당부했다. 또 ‘하늘의 도는 가득 참을 꺼리는 법이니 넘치도록 누릴 생각은 말고 오히려 덜어 버릴 것을 생각하라’고 가르쳤다.조선의 부모 신숙주의 생각에 요즘 부모들은 얼마나 동의할까. 모르긴 해도 태반이 ‘세상 물정 모르는 한가한 소리’ 정도로 치부할 것이다. 자식들의 입신과 출세에 자신의 남은 생애를 걸어버린 한국의 부모들이 끌탕을 하고도 남을 ‘한가한 소리’를 한 것은 신숙주뿐만이 아니다. 조선조 사대부 가문들의 아버지들은 자식들에게 죽어가는 마당에까지 이런 말들을 남겼다.‘호걸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는 조선시대 명문가의 가훈과 유언을 모은 책이다. 숱한 기록 중에서 신숙주를 비롯해 면앙정 송순, 한음 이덕형, 고산 윤선도, 성호 이익 등 31명의 글을 추렸다. 대문장가들의 글답게 소박하면서도 기품이 느껴진다. 가훈이라고 하지만 내용은 누구에게나 귀감이 되는 보편성이 있다. 가훈을 남긴 이들의 삶과 문학, 후일담도 함께 엮어 어엿한 역사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다.31개의 글들은 한결같이 ‘선비정신’에서 비롯된 오롯함을 발산한다. 근검과 절약을 생활의 대원칙으로 삼고, 백성 위에 군림할 것이 아니라 큰 제사를 받드는 제관처럼 정성을 다할 것이며, 언제나 공부에 매진하고 아랫사람의 허물을 꾸짖기보다 타일러 바로잡는 관용을 갖추라고 말한다. 고산 윤선도는 이런 고리타분한 훈계를 적은 한 장의 종이를 남기며 ‘이 한 장의 종이에 가문의 흥망이 달려 있으니 명심하여 그대로 지키라’고 말했다. 명문가는 벼슬이나 재화가 아닌 ‘바른 사람’을 통해 나온다고 믿은 것이다.사약을 앞에 두고도 선비들의 딸깍발이 정신은 주눅 들지 않았다. 억울한 모함을 받아 죽어가면서도 자식들에게 ‘겸허함’ ‘독서’ ‘옳은 것’ ‘줏대’를 가르쳤다. ‘약게 살라’든가 ‘실속을 차리라’는 말들은 찾아볼 수 없다. 그들에게 옳게 처신하다 죽는 것은, 설혹 모함에 의한 것이라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이들에게 진정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고민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1.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공경희 옮김/한국경제신문사/1만 원2. 경제학 콘서트 2/팀 하포트 지음/이진원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3500원3. 커뮤니케이션 불변의 법칙/강미은 지음/원앤원북스/1만2000원4. 배려-마음을 움직이는 힘/한상복 지음/위즈덤하우스/1만 원5. 그림 읽는 CEO/이명옥 지음/21세기북스/1만5000원6. 굿바이 허둥지둥/켄 블랜차드·스티브 고트리 지음/조천제·황해선 옮김/21세기북스/1만 원7. 부자가 되는 기술/이대표·이부연 지음/토네이도/1만2000원8. 펀드 투자자가 꼭 알아야 할 최고의 펀드 20/박영암 지음/원앤원북스/1만2000원9. 몰입-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황농문 지음/랜덤하우스/1만2000원10. 30대, 다시 공부에 미쳐라/니시야마 아키히코 지음/김윤희 옮김/예문/1만 원 (집계: YES24)임정섭 지음/쌤앤파커스/304쪽/1만3000원비즈니스 세계에서 ‘갑을’ 관계는 늘 존재한다. 모든 사람들이 갑의 위치에 있기를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은 을의 위치에 있다. 책은 성공하기 위해선 갑뿐만 아니라 을의 생존법을 철저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먼저 겸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적을 만들기 쉽고 그만큼 살아남기 어렵다. 그렇다고 무시당해서도 안 된다. 당당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윌리엄 코널리 지음/이미숙 옮김/한스미디어/264쪽/1만3000원비즈노믹스는 그냥 경제학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위한 경제학이란 뜻이다.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장기적인 경기 사이클을 파악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각 사이클에 걸맞은 전략이 다르기 때문이다. 경기 하강 국면이라도 이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반드시 있으며 책은 이를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넓게 보고 길게 생각하는 경제학적 안목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헨리 브랜즈 지음/차현진 옮김/청림출판/524쪽/1만8000원미국의 금융사를 인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독립전쟁 이전의 초기적인 금융업에서 1907년 금융 위기까지를 소개한다. 100~200년 전의 이야기지만 오늘날 대두되는 금융업의 이슈를 근본적으로 이해하는데 적지 않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가령 중앙은행의 필요성을 둘러싼 해밀턴과 제퍼슨의 갈등에서 최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벌인 설전의 핵심을 짚어볼 수 있다.안종배 지음/미래의창/344쪽/1만3000원우리 사회에서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11개의 문화 콘텐츠를 마케팅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영화 방송 캐릭터 게임 애니메이션 교육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문화 콘텐츠의 성공 사례를 통해 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을 제안한다. 원 소스 멀티 유즈가 문화 콘텐츠의 성패를 가른다고 주장한다.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 수립도 소개한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