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시장

중고차 시장에 자본력과 브랜드 파워, 기술력을 앞세운 대기업이 뛰어들고 옥션 G마켓 등 온라인 유통 업체들이 가격이 싼 리퍼브 제품(반품 및 전시품) 마케팅에 힘쓰는 등 ‘중고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최근 SK네트웍스는 자동차 정비 사업이 주력인 스피드메이트를 통해 중고차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특히 SK네트웍스는 ‘2년에 4만km 무상 품질 보증’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3~5년인 신차 품질 보증 기간과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준이다.현재 스피드메이트가 확보하고 있는 중고차는 700여 대. 시장 상황을 고려해 규모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2011년 국내 중고차 시장을 300만 대 규모로 키워 이 가운데 30% 이상을 점유한다는 게 목표다.이에 앞서 현대캐피탈은 ‘오토인사이드’, GS칼텍스는 ‘GS 카넷’을 통해 그간의 중고차 유통 사업을 개편, 확대했다. 현대캐피탈은 자동차 금융 전문 회사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중고차 매물의 기간, 선수금별 월 할부 금액을 보여주기 때문에 구입하기 전 개인의 재정 상황에 맞는 자금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GS카넷은 매매에 관련된 모든 자료를 한꺼번에 모아놓은 ‘매매가이드’ 코너를 통해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상세한 중고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GS홈쇼핑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인 GSe스토어와 업무 제휴를 통해 중고차 매물 정보를 서비스한다.현재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85만 대 수준으로 신차 시장 규모 130만 대를 크게 넘어선다. 특히 기존 매매 업자들에 대한 신뢰성 부족으로 개인 간의 중고차 거래가는 45%나 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은 ‘품질 보증’을 무기로 이들을 끌어들인다는 계산이다.현재 자동차를 제외한 중고 시장은 오프라인 시장보다 온라인 시장을 위주로 형성돼 있다. 특히 라이프사이클이 짧아 중고 거래가 많은 휴대전화,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등 정보기술(IT) 제품은 전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정확한 통계를 내기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대표적인 디지털카메라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의 카메라 중고 장터만 봐도 하루 200여 건의 게시물이 올라올 정도다. 여기에 노트북 등 기타 IT 제품 및 생활용품 게시물을 합치면 1000여 건이 훌쩍 넘는다.특히 최근에는 그간 주로 개인 간이나 제작 업체를 통해 거래됐던 중고 산업 장비까지도 온라인 거래가 활발하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중고 기계 거래 사이트 ‘파인드머신’의 경우 월간 게시물 수가 1000여 건에 달한다. 파인드머신 관계자는 “매매가 편리한 일반 공작 기계를 중심으로 거래되나 최근 인쇄 기기, 섬유 기기 등의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며 “최근 국내 산업 환경의 변화로 이들 기기의 필요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재미있는 사실은 각종 전문 커뮤니티 중고 장터의 활성화로 온라인 중고 거래의 대표 격인 옥션의 중고품 거래 실적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옥션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중고품 거래량이 30% 정도 감소했다”라며 “옥션뿐만 아니라 온라인 유통 업체 대부분의 상품 거래는 이제 소비자와 소비자가 아닌 입점 업체와 소비자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대신 최근 온라인 유통 업체들은 ‘리퍼브’ 제품에 주목하고 있다. 리퍼브 제품이란 구매자의 단순 변심이나 작은 흠집 등으로 반품되거나 백화점, 대형 할인마트에 진열됐던 제품을 말한다. 품질엔 큰 차이가 없지만 가격이 정상 제품보다 30~40%나 저렴해 ‘알뜰족’들에게 인기다.일례로 옥션에서는 별도의 리퍼브 제품 카테고리를 통해 2007년 한 해 동안 2만여 건의 거래가 성사됐으며 올해는 5월까지 총 1만6000여 건이 거래돼 올 한 해 동안 작년에 비해 2배에 달하는 3만8000여 건의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반품닷컴, 리퍼브샵, 재고몰 등의 관련 사이트에 등록된 제품만 해도 최근 한달간 10만 건을 넘어섰다. 옥션 관계자는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제품군은 비교적 가격 부담이 큰 영상가전 및 생활가전 카테고리와 가구”라며 “일부 제품은 판매 개시와 동시에 매진될 만큼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