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까지 세계 초일류 공항 기업으로 도약할 겁니다.” 이달 초 국제공항협의회(ACI)로부터 3년 연속 세계 최우수 공항에 선정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이재희 사장의 자신감은 멈출 줄 몰랐다. 공사가 인천공항을 세계 최고의 공항 중 하나로 성장시킨 데 이어 오는 6월 공항 2단계 개항을 앞두고 여러 준비와 미래 설계에 열중하고 있었다.이 사장은 “그동안 인천공항을 중국으로 들어가는 관문으로 자리 매김하기 위해 다양한 환승 노선 개설과 함께 해외 로드쇼 개최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두바이공항이 유럽과 중동을 잇는 허브 공항이 된 것처럼 앞으로는 인천공항을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국제 허브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인천국제공항이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는 데 뿌듯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쾌거는 인천공항을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과 함께 공항에 상주하는 570개 기관 3만5000여 종사자들의 서비스 혁신 역량이 결집돼 이뤄낸 성과일 것입니다.(해마다 ‘세계 공항 서비스 평가’를 진행하는 국제공항협의회는 전 세계 175개국 1647개 공항이 회원으로 있으며 ‘공항의 유엔’이라고 불리는 공신력 있는 기구다. 99개의 심사 참여 공항 중 1위를 차지한 인천국제공항은 평가 사상 처음으로 3연패를 달성했다. 인천국제공항이 기록한 종합만족도 4.78점은 1993년 평가 시행 이후 최고 수준이다.)지난 2005년부터 ‘세계 최고의 서비스 공항’이라는 명확한 비전을 설정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고객 만족(CS) 경영 체제’를 구축해 분야별로 체계적인 개선 프로그램을 추진했습니다. 또 고객의 생각과 니즈를 읽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철저하게 현대적인 마케팅과 리서치 기법을 활용했습니다. 실제로 공항 운영의 핵심 서비스 분야랄 수 있는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출입국 승객 예고제’를 도입했습니다. 이와 함께 공항을 정보기술(IT)과 연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셀프 체크인, 모바일 체크인 등 한국의 앞선 IT와 생명기술(BT)을 접목해 유비쿼터스 공항으로 도약 중입니다. 아울러 제가 강조하는 ‘1등을 하는 문화’ 역시 일조했다고 봅니다. 이겨 본 자가 다시 이길 수 있습니다. 2년 연속 1등을 했으니 1등을 하는 노하우를 익혔다고나 할까요.최고경영자(CEO)란 어느 자리에서도 힘든 일을 합니다. 자신의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게 CEO입니다. 솔직히 어렵기는 민간 기업이 더 어렵습니다. 나만큼 훈련받은 CEO도 수두룩합니다. 민간은 경쟁을 해야 하고 시장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또 공기업 역시 구조 조정과 혁신을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사실 공기업이 경직돼 있다고 하지만 목표가 한 번 세워지면 이에 대한 추진력과 조직에 대한 충성심은 민간 기업을 넘어섭니다. 민간 기업처럼 ‘약삭빠른 계산’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세계 주요 공항들이 공항 주변 지역 개발을 통해 국가의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 홍콩 일본 싱가포르 등 주변의 국제공항이 공항 인프라를 크게 확충하고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 역시 주변국 공항과의 경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약 6년 동안 4조 원의 예산과 연인원 350만 명을 투입해 변신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현재 2본의 활주로를 3본으로 늘리고 여객터미널과 화물터미널, 계류장 역시 두 배가량 늘어납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 연간 운항 횟수가 24만 회에서 41만 회 수준으로, 여객 인원은 3000만 명에서 4400만 명으로, 화물 운송량은 270만 톤에서 450만 톤으로 늘어납니다.‘스타 앤드 스타라이프’라는 콘셉트를 도입합니다. 또 한국의 문화·역사·자연을 콘텐츠로 활용해 공항 이용객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시설물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일례로 밀레니엄홀에서 열린 ‘백남준 미디어아트 전시회’는 ‘문화 예술 공항’으로 업그레이드되는 인천공항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벤트입니다. 아울러 공항 진입로에 조성되는 유채꽃밭, 랜드마크 조형물 등도 눈여겨봐 주셨으면 합니다. 매일매일 예술인들의 문화 공연도 공항 곳곳에서 열 예정입니다.크게 다섯 가지를 준비 중입니다. 먼저 2010년까지 자유무역지역을 현재의 두 배 규모인 400만㎡로 확장해 2020년까지 연간 화물 800만 톤을 처리할 수 있는 물리적 경쟁력을 갖출 것입니다. 둘째 글로벌 특송사 및 화물 항공사 유치 활동을 계속 추진합니다. 올해에는 폴라 항공과 DHL의 허브가 북측 화물터미널 지역 내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또 항공화물정보시스템, 전자태그(RFID) 같은 물류 정보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입주 업체의 효율성을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넷째로 나들섬·인천공항·인천항·개성공단을 연결하는 새로운 물류 체인을 구축해 중국 동북3성의 물동량을 흡수하고 향후 남북통일 시대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육·해·공을 잇는 복합적 운송 경로를 마련해 다양한 물류 협업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것입니다.각국 공항들이 자국의 최신 시설과 최상의 서비스를 공항에 집약하고 있습니다. 즉, 공항 서비스는 그 나라의 기술과 서비스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됩니다. 국제공항 서비스 1위 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공항, 이용자가 극찬하는 공항, 국민과 국가로부터 신뢰와 사랑 받는 공항, 공항 종사자의 보람찬 삶을 터전이 되는 공항으로 나가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글로벌 톱 5 허브 공항’을 목표로 ‘비전2010’을 마련해 실행중입니다. 여객, 물류, 서비스, 주변 지역 개발 등 공항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세계 초일류 공항’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건설 공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공항의 모든 역량을 담아 ‘2단계 그랜드 오픈’을 할 것입니다. 또 우리의 ‘꿈’을 담은 장기 성장 전략 ‘드림2030’을 마련했습니다. 차별화된 물류 서비스, 공항 복합도시 등을 담은 드림2030이 현실화된다면 연간 여객 1억 명, 화물 800만 톤을 처리할 수 있는 초일류 메가 허브 공항으로 탈바꿈할 것입니다.‘풀 수 없는 문제는 없고 살릴 수 없는 기업은 없다’는 말과 ‘마음에 걸림이 없어야 하고 일을 할 때는 거침이 없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살아가면서 오로지 ‘최고에 대한 성취’를 생각해 왔고 목표에 대해 단 한 번도 실패를 생각하거나 주저해 본 적이 없습니다.정리=이홍표 기자 사진=서범세 기자1947년생. 64년 부산고, 69년 부산대 졸업. 71년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컨설턴트. 78년 하얏트리젠시 서울 관리, 상무이사. 84년 TNT 익스프레스 월드와드이드 한국지사, 극동담당 북아시아지역 사장. 99년 유니레버코리아 회장. 2005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현).대담=양승득 편집장©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