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

세계화를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는 더 이상 논쟁의 주제가 아니다. 이미 그 시기를 넘겼기 때문이다. 세계화는 이미 상당 부분 진척돼 있고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큰 흐름이 돼 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현재의 세계화를 온전히 바람직하다고 평가하기는 더욱 힘들다. 벌써부터 심각한 부작용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탓이다.‘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세계화도 마찬가지다. 비생산적인 찬반 논쟁은 이제 그만하는 대신 장점은 최대한 살리고 단점은 될수록 줄여 편익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는 바로 그런 고민의 산물이다. 세계화의 부작용을 파헤친 ‘세계화와 그 불만’으로 유명한 저자의 후속작인 이 책은 지금까지의 세계화를 분석하고 그 대안을 내놓고 있다.기본적으로 저자는 세계화에 찬성한다. 단, 특정 국가나 기업만의 이익을 위한 세계화는 단호히 거부한다. 효율성을 위해 형평성을 분리하는 보수주의의 주장은 허구이며 글로벌 단위에서 성장과 분배가 동시에 충족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얘기다. 불평등 격차가 낮으면서 ‘왕성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스웨덴에서 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불균형과 빈곤을 확대재생산하는 세계화를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경제와 정치를 분리하는 사고와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양자는 결코 다른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정치는 소수에게 유리한 경제 시스템을 선택했지만 이제부터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세계화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적극적이고 교양 있는 시민들이라면 인간의 얼굴을 한 제대로 된 세계화를 실현할 방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며 정치적 지도자들에게 이에 따라 세계화를 진행시킬 것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책은 자유무역, 지식재산권, 자원 문제, 지구온난화, 다국적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새로운 선택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무엇보다 ‘글로벌 준비 제도’의 개혁을 강도 높게 주장한다. 달러화 대신 세계 통화를 기축통화로 삼는 것만으로 보다 강력하고 안정적인 글로벌 경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독자들을 위해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세계화를 분석한 특별 기고문도 눈길을 끈다. q김낙훈 지음/선암사/360쪽/1만2000원43인의 중소기업인들을 소개한다. 척박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묵묵히 앞길을 개척해 기어이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다. 대기업을 일구지는 못했지만 그에 뒤지지 않는 열정이 그들을 일으켜 세웠다. 많이 배우지 못했더라도 삶 속에서 스스로 깨우쳤다. 칠순이 넘은 지긋한 나이에도 현장을 누비는 ‘백발 젊은이’도 여럿이다.김용섭·전은경 지음/김영사/372쪽/1만8500원소비자는 늘 변화한다. 취향도 바뀌고 행동 양식도 달라진다. 책은 소비자들의 변화를 12가지로 분류, 분석했다. 가상세계, 상상력, 스몰 시스터, 개인 주인 등이 그것이다.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시류가 아니라 한동안 지속될 트렌드를 부각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한국 저자의 책인 만큼 국내 기업 사례가 풍부하게 제시돼 친근하게 다가온다.니콜라 에르팽 지음/김계영 옮김/현실문화/184쪽/1만1000성형수술이 일반화될 정도로 외모에 대한 집착이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키만큼은 현대 의학으로도 해결할 수 없다. 그런 키가 단순한 ‘다홍치마’가 아니라 ‘권력’으로 작용한다고 책은 주장한다. 키 작은 사람은 자살률도 높고 결혼도 늦게 하고 사회적 성공률도 낮다. 책은 사회학, 생물학, 인류학 등 연구 결과를 통해 이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무함마드 유누스 지음/김태훈 옮김/물푸레/320쪽/1만7000원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저자는 전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의 희망이다. 돈 없는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줘 자립 기반을 제공하는 마이크로크레디트를 창안해 수없이 많은 빈자들을 도왔다. 책은 마이크로크레디트를 넘어 불평등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대안으로 ‘사회적 기업’ 모델을 제시한다. 이는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이며 가난을 쓸어낼 빗자루라는 설명이다.경제·경영 베스트셀러(3.20~3.26)/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공경희 옮김/한국경제신문사/1만 원2. /김민수·신호철 지음/미르북스/1만4800원3. /황농문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1만2000원4. /티모시 페리스 지음/최원형 옮김/부키/1만3800원5. /성경호 지음/주차연/3만5000원6. /김민구 지음/길벗/1만2800원7. /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김경환·정지영 옮김/한국경제신문사/9000원8. /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부키/1만4000원9. /한상복 지음/위즈덤하우스/1만 원10. /마쓰후지 타미스케 지음/이연숙 옮김/원앤원북스/1만2000원 (집계: YES24)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