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야마 히로시 일본IBM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 상무

“2007년에만 2800건의 인수·합병(M&A)이 일본에서 진행됐습니다.”11월 7일 일본IBM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의 마루야마 히로시(37) 상무가 방한했다. 조직 혁신 프로젝트 등 다양한 컨설팅 서비스를 펼쳐 온 그는 M&A 전문가다. 최근 그의 저서 ‘M&A승패 합병 후 통합 과정에 달려 있다(한국경제신문사)’가 번역돼 출간되면서 명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일본의 경우 현재 M&A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일본 기업 간의 합병 외에도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일도 빈번하다. 그는 일본의 M&A를 크게 3단계로 본다.“1단계는 1980년대로, 일본 기업들이 사업 다각화, 비즈니스를 확장하며 인수를 추진했습니다. 2단계는 2000년 전후로 벤처 투자가 활성화되며 적지 않은 M&A가 있었지요. 3단계는 바로 현재로, 일본 기업의 글로벌 전략 덕에 M&A 붐이 일었습니다.”무한 경쟁 시대에서 글로벌 M&A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준다. 기업이 단기간에 덩치 큰 메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세계 글로벌 M&A 시장은 2003년 이후 급증했습니다. 올해 상반기만 살펴봐도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1조6650억 달러 규모에 이르렀어요.”마루야마 상무는 M&A 과정 중에서 특히 PMI(합병 후 통합 : Post Merger Integration)에 무게를 싣는다. M&A를 완료했다고 해서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인수 후 조직통합과정에서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실패 사례의 50%를 넘는다.그는 AOL과 타임워너를 대표적 실패 사례로 지적했다. 두 기업은 M&A 후 통합 단계에서 기업 가치를 93%나 잃었다. “두 기업의 최고 경영진은 M&A에 동의했지만 실무 직원들 간의 융합에 문제가 있었던 겁니다.”1998년 합병한 독일의 다임러벤츠와 미국의 크라이슬러 역시 문화적 충돌로 어려움을 겪었다.“세계적 명차 벤츠를 만드는 다임러 직원들이 크라이슬러의 품질을 업신여겨 플랫폼 공유를 꺼렸습니다. 또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일하던 크라이슬러 직원들은 독일 특유의 딱딱하고 수직적인 기업 문화를 이해하지 못했지요. 문제점을 인식한 경영진은 부랴부랴 PMI 프로젝트 팀을 구성했지만 너무 늦었던 겁니다.”결국 다임러는 지난 5월 크라이슬러를 미국계 사모 펀드인 서버러스에 넘기고 9년간의 동거를 청산했다.이렇듯 PMI가 처음부터 계획되지 않으면 M&A는 수렁으로 빠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그는 PMI의 P는 ‘포스트(Post)’가 아닌 ‘계획된(Planned)’ 또는 ‘사전의(Pre)’로 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합병 전에 통합을 위한 모든 준비가 완벽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IBM은 PMI 컨설팅 프로젝트를 통해 고객이 성공적으로 M&A를 정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마루야마 상무는 PMI 외에도 M&A 성공 포인트로 3가지를 꼽았다. 바로 ‘고객’과 ‘속도’, ‘커뮤니케이션’이다. “M&A로 인해 고객은 어떤 경우에서건 피해를 보면 안 됩니다. M&A 전과 후에 고객이 서비스·상품 등이 달라졌다고 생각하거나 불편을 느껴서는 안 됩니다.”진행 속도도 늘어지면 곤란하다. M&A 확정 이후 통합 작업은 3~4개월 안에 끝마쳐야 한다. 그는 “경영층과 현장 직원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끊임없이 협상하고 의사소통하며 임직원 간의 생각 차이를 좁혀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약력:1970년생. 2000년 프랑스 ENPC MBA. 94년 일본화재해상보험 영업·기획 매니저. 2001년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전략부문 파트너. 2006년 일본 IBM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 전략부문 상무(현).이효정 기자 jenny@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