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븐데이즈’

‘세븐데이즈’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될성부른 시나리오’라는 얘기가 돌았던 작품이다. 꽉 짜인 스릴러 구조에다 7일이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 펼쳐지는 서스펜스가 관계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김선아를 캐스팅해 ‘목요일의 아이’라는 원래 제목으로 크랭크인 했던 이 작품은 촬영 도중 감독이 교체되는 등 어려움을 겪다 결국 좌초되고 말았다. 그러다 다시 올해 초 ‘가발’ ‘구타유발자들’의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결정적으로 ‘월드 스타’ 김윤진이 가세하면서 이 시나리오는 다시 빛을 볼 수 있게 됐다.‘세븐데이즈’는 바로 자신의 곁을 떠난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어머니의 이야기다. 월드 스타라는 점에서 묘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전도연의 ‘밀양’과 비교해도 공통점이 있는데, ‘세븐데이즈’는 ‘밀양’의 스타일시한 스릴러 버전으로 이해하면 흥미로울 것이다.승률 100%를 자랑하는 냉철한 변호사 유지연(김윤진 분)은 홀로 딸을 키우며 살고 있다. 늘 바쁜 와중에도 딸에게만은 한없는 사랑을 베푼다. 어느 날 딸의 운동회에 참여했던 그녀는 이어달리기 경기가 끝난 뒤 딸이 사라졌음을 알고 오열한다. 이후 지연은 7일 이내에 살인범 정철진을 무죄로 만들어 석방시키지 않으면 딸과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이라는 협박 전화를 받는다. 이에 지연은 절친한 형사 김성열(박희순 분)의 도움으로 정철진에 대한 재수사를 시작한다.정철진이 아닌 또 다른 진범이 있음을 직감한 지연은 정철진이 범인이라 굳게 믿고 있는 죽은 피해자의 어머니인 한숙희 교수(김미숙 분)에게 접근한다. 딸을 잃은 슬픔을 간직한 한 교수를 만나면서 지연은 심각한 고뇌에 빠지지만,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해 정철진을 무죄로 만들어야 하는 임무를 끝까지 수행한다.‘세븐데이즈’는 제목에서도 연상 작용을 불러일으키듯 할리우드 스릴러 ‘세븐(1995)’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이야기상에서 뚜렷한 공통점을 찾을 수는 없다. 그러나 ‘세븐’이 스타일리시한 스릴러 영화의 대표 격인 영화라면 ‘세븐데이즈’ 역시 근래 한국 영화들 중에서 가장 ‘때깔 나는’ 스타일을 자랑한다. 여러 문자와 기호들이 어지럽게 뒤엉키는 도입부에서부터 시작해 사건 현장의 기괴한 미술, 한 템포 빠른 편집과 현란한 카메라 앵글은 7일간의 한정된 시간을 더욱 극단적으로 강조한다.스릴러적인 장치도 눈여겨볼만하다. 군데군데 깔려 있는 복선도 효과적이고 예측 가능한 상황을 영리하게 피해가는 반전도 좋다. ‘자식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과감한 상황 전개는 진정으로 열과 성을 다하는 김윤진 박희순 두 배우의 기량으로 빛이 난다. ‘구타유발자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듯 원신연 감독은 인간 본연의 이중적 모습에 대한 탐사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베오울프신과 인간, 괴물과 영웅이 공존하는 암흑의 시대. 호르트가르 성 사람들은 밤마다 용사들을 잔인하게 살인하고 납치해 가는 정체불명의 괴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이때 젊은 용사 하나가 바다를 건너 그들을 구하기 위해 도착한다. 그는 인간들을 구원할 영웅의 운명을 타고난 전사 베오울프(레이 윈스톤 분)다. 그가 맞서야 하는 괴물은 인간 세계를 장악하려는 마녀와 온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 절대악과 손잡은 왕 사이에서 태어난 괴물 그렌델이었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3D 애니메이션.▶스카우트1980년 휴가 갈 준비를 하던 대학 직원 호창(임창정 분)에게 졸지에 광주 출장 명령이 떨어진다. 라이벌 대학 야구부에 당한 3연패의 치욕을 떨쳐버리기 위해, 당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광주일고 3학년 선동렬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스카우트해 오라는 것. 광주로 내려간 호창은 광주가 고향이자 자신의 첫사랑이기도 한 대학 후배 세영(엄지원 분)을 만나 마음이 흔들린다. 급기야 세영을 짝사랑하는 동네 주먹 곤태(박철민 분)는 호창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잔뜩 긴장하고 경계한다.▶마을금고습격사건배기로(이문식 분)는 아픈 딸을 살리기 위해 은행을 털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의 무모한 한탕 시도는 어설프기 짝이 없고, 잠시 후 들이닥친 진짜 은행 강도에게 되레 기선을 제압당하고 만다. 한편, 비리를 공모하던 은행 이사장의 죽음으로 구반장(백윤식 분)은 당장 은행 속 비리 문서를 빼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다. 전문 금고털이범을 생수 배달원으로 가장시켜 긴급 투입하는데 하필이면 그 은행에 배기로의 강도 사건이 발생하고 만다.주성철·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