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동안이나 세계 경제를 주무르며 ‘경제 대통령’이라는 별칭까지 얻은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의 회고록이다.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그의 자서전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책장을 넘겨볼 가치가 있다.그린스펀은 과거 25년, 그러니까 한 세대 정도의 시간을 ‘격동의 시대’라고 표현하며 ‘시장 자본주의 힘의 재발견’으로 이 시대를 요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본주의가 보다 탄력적이고 복원력이 강한 데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세계적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 9·11 사태 이후 우려했던 경기 침체, 금융 위기는 제한적이었던 반면 경제가 신속하게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신세계에서의 모험’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새롭게 탄생한 세계 자본주의라는 ‘신세계’를 무서운 속도로 구축해 나간 ‘격동의 시대’에 대한 한 거물의 경험담인 동시에 분석 보고서다. 세계 경제의 중심 중의 중심이었던 만큼 그의 회고는 지난 수십 년간 세계 경제의 발전사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그린스펀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세계 경제의 결정적 계기’라고 부른다. 이로써 계획 경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전 세계는 시장 자본주의 테두리 안으로 포섭됐기 때문이다. 이후 중국이 등장하면서 세계 경제는 저금리, 저물가, 고유동성의 호황기에 들어서게 된다. 이에 따라 전 세계의 시장 가치는 국내총생산(GDP)보다 빠르게 성장했으며 시장 자본주의는 승리의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는 얘기다.특히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 경제의 성장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도 상세히 분석하고 있다. 외환 위기의 원인과 해결 과정을 되짚어 본다. 어찌됐든, 위기에서 벗어난 한국이 세계 경제의 헤게모니를 장악해 나가는 아시아 경제의 한 축이 될 것이라며 낙관적으로 전망해 눈길을 끈다.자타가 공인하는 ‘시장 예찬론자’인 저자는 ‘지난 25년간 공개 시장과 자유무역주의로의 복귀 현상은 빈곤에 시달리는 전 세계 수십억 인구의 사기를 북돋워 줬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된 변화는 소득 분배의 불균형을 확산시켰으며 이로 따른 ‘어마어마한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한다. 그렇지만 역경을 이겨내는 인간의 본성이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다.은행의 비밀 52최성우 지음/한스미디어/360쪽/1만2000원최근 들어 찬밥 취급을 받고 있지만 은행은 여전히 금융 산업의 기둥이다. 펀드, 보험 등을 판매하며 금융 상품의 가장 중요한 유통 채널로 자리 잡았다. 은행의 속성, 은행 상품의 본질을 모르고선 재테크를 말할 수 없는 이유다. 책은 예금과 적금 등 전통적인 상품에서 펀드, 생활 금융, 대출, 보험 등 은행 상품 전 분야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담았다. 부동산과 세금에 대한 정보도 실었다.미디어 2.0, 새로운 공간과 시간의 가능성박종진 지음/커뮤니케이션북스/186쪽/1만 원미디어 산업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혁명’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특히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시장과 서비스, 수요를 발생시키고 있다. 책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분석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모델’을 최상의 전략으로 내놓는다. 전통 미디어와 인터넷에 기반한 미디어닷컴의 관점에서 미디어 융합 전략을 모색한다.모든 주식을 소유하라존 보글 지음/이건 옮김/비즈니스맵/280쪽/1만3000원인덱스 펀드의 창시자로 알려진 존 보글의 투자서다. 수수료를 포함한 비용을 최소화하고 상장된 주식을 모두 소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인덱스 펀드의 투자 철학을 주장한다. 이 단순한 원칙을 지킨다면 누구나 ‘승자’가 된다는 것. 실제로 장기적인 성과 측면에서 인덱스 펀드는 어떤 우수한 펀드매니저보다 나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수 상승기에 빛을 발하는 투자법이다.닥터스 씽킹제롬 그루프먼 지음/이문희 옮김/해냄/396쪽/1만3000원의사들의 진찰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 1분이 안될 때도 있다. 이러고도 오진을 피할 수 있을까. 현직 하버드대 의대 교수인 저자는 자신과 동료 의사들의 경험, 특히 오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의술이 어떻게 가능한지 탐구하고 있다. 성공적인 진단과 치료를 위해 의사와 환자의 감정과 정보의 소통이 무엇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의사들의 사고방식이 전환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경제·경영 베스트셀러((10.18~10.24)1. 대한민국 2030 재테크 독하게 하라/김민수·이광배 지음/미르북스/1만4800원2. 이코노믹 씽킹/로버트 프랭크 지음/안진환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3000원3. 주식투자가 부의 지도를 바꾼다/홍춘욱 지음/원앤원북스/1만3000원4. 이기는 습관/전옥표 지음/쌤앤파커스/1만2000원5. 금융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송승용 외 지음/웅진윙스/1만2000원6. 육일약국 갑시다/김성오 지음/21세기북스/1만2000원7.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부키/1만4000원8. 경청/조신영 지음/위즈덤하우스/1만 원9.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박현주 지음/김영사/1만2000원10. 에너지버스/존 고든 지음/유영만 옮김/쌤앤파커스/1만 원(집계: YES24)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