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주 투자전략

2007년 하반기 이후 주요 TV 업체는 대형 FPD(평판디스플레이) TV 시장에 대한 전략을 각각 다르게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계열 및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패널 라인의 현황, LCD와 PDP에서의 기술 경쟁력의 차이, 원가 경쟁력 차이 등이 주요한 결정 요인이 될 것이다.각 업체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합작 LCD 라인인 S-LCD를 보유하고 있는 소니와 전통적 LCD TV 강자인 샤프는 30인치 이하 소형 TV에서부터 56인치 이상까지 전 모델을 LCD TV로 FPD 시장에 대응할 것이다. 반면 PDP TV의 맹주인 파나소닉은 46인치 이상에서는 PDP TV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고 45인치 이하 시장은 LCD TV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이는 파나소닉(마쓰시타의 TV 브랜드)이 앞선 PDP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PDP의 한계를 넘어서 46인치까지는 풀(Full) HD를 LCD TV와 견줄 수 있는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45인치 이하 시장은 마쓰시타가 아무리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LCD와 풀 HD급 제품에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이유로 PDP보다는 LCD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삼성SDI와 LG전자는 마쓰시타보다 기술 및 원가 경쟁력이 낮아 50인치 이하에서 LCD와 가격 경쟁력 있는 PDP 모듈을 제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LCD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 것 등을 고려할 때 40인치 급까지는 LCD를 주력으로 FPD TV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을 가져갈 것이다.큰 그림에서는 두 진영이 유사한 전략을 가져갈 것이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50~55인치 급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52인치까지 효과적으로 대응이 가능한 8세대 LCD 라인을 이미 가동한 삼성전자는 50~55인치 시장에서 LCD를 주력으로 하고 PDP를 보조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LG필립스LCD는 2008년까지 8세대 라인 가동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LG전자는 2008년까지 50~55인치도 자사가 가지고 있는 PDP 라인을 최대한 활용해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2009년 이후 LG필립스LCD가 8세대 라인을 가동하면 주력이 PDP에서 LCD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자회사로 LG필립스LCD를 두고 있는 필립스는 LG전자보다는 삼성전자와 가까운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까지는 LG필립스LCD로부터 50~55인치 LCD 패널 공급을 받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일부 대만 업체로부터 패널 공급을 받고 향후에 LG필립스LCD로 공급처를 점차 이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56인치 이상은 가격 경쟁력이 있는 PDP로 공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종국적으로 56인치 FPD 시장을 PDP를 주력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LCD 10세대 투자 가능성이 낮다는 측면이 고려된 것이다. 이는 56인치 이상 FPD TV 시장이 10세대 라인이라는 신규 라인을 투자할 만큼 그 크기가 크지 않다는 것과 그 맥을 같이한다. 다시 말해 56인치 이상 대형 FPD TV는 TV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의 제한, 가격 부담 등의 이유로 FPD TV 시장의 주력 크기가 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PDP와 LCD가 경쟁에서 상생의 길로 진입하게 되면 디스플레이 시장은 전체적으로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 PDP가 LCD에 크게 밀리면서 큰 폭의 적자를 보이면서 PDP진영은 이미 차기 라인 투자에 대한 계획을 상당히 유보했기 때문에 향후 추가되는 공급량은 없을 것이다.상반기에 40인치 급 시장에서 풀 HD의 원가 경쟁력으로 기선을 잡아가고 있는 LCD 진영도 현재 높은 수익성을 시현하고 있긴 하지만 공격적인 투자 전략으로의 전환 움직임보다는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시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LCD 패널 시장이 대형 LCD TV의 성장을 바탕으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패널 업체의 보수적인 투자 계획이 지속되고 있어 최소한 2008년 하반기까지 패널 시장은 상당히 안정화될 것이다. 이에 부가적으로 2007년 상반기에 패널 업체가 보여줬던 비수기의 선행적 재고 관리는 세트 업체(삼성전자 등 최종 판매업체)가 비수기에 충분히 재고를 확보해야 할 필요를 증가시켰다고 판단된다.따라서 2008년 상반기 일시적 비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패널 수요는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패널 업체 투자가 없어 증가되는 생산량이 없는 것을 감안하면 2008년 하반기 공급 부족이 예견되는 상황이므로 패널 가격이 소폭 하락하기 시작하면 노트북·모니터 세트 업체, TV 세트 업체는 공격적인 재고 확충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돼 2008년 상반기까지는 수급이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2008년 하반기부터는 공급 부족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이와 같이 디스플레이 시장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호황에 진입한 초입으로 판단되므로 대표적인 패널 업체인 LG필립스LCD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유지한다. LG필립스LCD는 3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필립스가 13~15%의 추가적인 지분 매각을 연내에 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주가가 업황에 비해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는 크게 고려할 사항이 아니라고 본다. 그 이유는 앞선 언급한 것과 같이 LCD 산업이 2008년 하반기까지 안정적인 호황에 진입한 상황이어서다. 또 3분기 및 4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필립스가 과도하게 지분을 매각하는 의사 결정을 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부품 업체로는 한솔LCD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 한솔LCD는 상반기 물량 축소 및 단가 인하 영향 등으로 수익이 크게 악화됐다. 하지만 3분기부터 물량 확대 및 원가 절감을 바탕으로 실적이 회복세에 진입했다. 또 자회사인 한솔라이팅이 생산하는 CCFL(냉음극 형광램프)을 본격 장착하기 시작함에 따라 원가 경쟁력을 점차 확보할 뿐만 아니라 개발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가질 것으로 보여 지속적인 실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학무·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