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헤드헌터

비즈니스는 사람에 의해 실행되고 사람은 비즈니스의 규모(scale)와 범위(scope)를 확장, 혹은 축소할 수 있다. 이렇듯 비즈니스맨이자 직원들의 역할이 기업 성패의 관건이기 때문에 HR(Human Resource), 즉 인적 자원만큼 중요시되는 경영 관리의 관점도 없을 것이다.얼마전 한국전자산업대전에 참석한 LG전자 남용 부회장이 사람 관리에 ‘남용식 메기론’의 적용을 주장한 것도 경영 관리상 인적 자원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메기론은 미꾸라지를 키울 때 메기를 넣어둔 논의 미꾸라지가 그렇지 않은 곳보다 더 통통하고 튼튼하게 자란다는 것으로, 메기에게 잡혀먹지 않기 위해 미꾸라지들이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운동해 경쟁력을 키운다는 것을 말한다.한 명의 인재가 수만 명의 몫을 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비즈니스 인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적극적인 인재 영입 행보에 나섰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메기론은 이미 1993년 삼성 이건희 회장이 설파한 바 있다. 그때부터 삼성의 전통적인 순혈주의(공채 입사 대우제)가 타파되고 최고경영자(CEO)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지로 인재 찾기에 나섰다는 얘기는 HR 업계의 상식이다. 성과 또한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메기론을 통해서든, 기타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서든 기업 조직을 꿈틀거리는 ‘생생(生生) 조직’으로 만들 것인가.최근 기업들의 실행 프로그램을 들여다보면 첫째, 인재 채용은 CEO의 최대 관심사로 대표이사가 직접 발품을 팔고 귀동냥을 하며 대상자가 선정되면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CEO에게 인재 채용은 단발성이 아니고 지속되는 과업으로서 전문 헤드헌터 이상의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어느 기업 대표의 얘기도 들린다.둘째는 육성 프로그램이다. 쓸만한 사람을 더 크게 쓰기 위해 교육 기회와 선진 프로그램 견학 등 인재 양성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구축했다는 점이다.특히 일본계 기업들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 전 세계 제일이라고들 말한다. 여기서 잠깐 어느 일본 기업의 교육관에 쓰여 있는 문구를 소개해 본다.‘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관상어 코이는 수족관에 있을 때 5cm 밖에 자라지 않는다. 그러나 풀장에 넣어두면 30cm, 강에서 키우면 1m까지 큰다.’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말하는 좋은 예시문일 것이다.세 번째는 경쟁을 통한 성과주의 조직 문화의 구축이다. 연공제, 즉 같은 급여와 복리 아래서 우수한 인재가 탄생할 토양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기를 꿈꾸며 잡사이트(Job Site)를 두드리는 성과맨들만을 생산할 뿐이다.9월 7일 조간부터라는 엠바고를 붙여 뿌려진 상공회의소의 보도 자료에 따르면 “급변하는 경영 환경과 노동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본 기업들처럼 직무·역량 중심의 기본급 체계를 갖추고 경영 성과와 연동하는 성과 배분제의 적절한 조합을 통해 다양한 직무 성과 주의 임금 제도 개발이 시급하다”며 한국형 임금 제도 개발을 주장하고 있다.기업의 ‘생생 조직화’를 위한 네 번째 트렌드는 제도와 시스템에 의한 경영 프레임 구축이다.비즈니스 실행적 측면의 제도와 시스템이 경쟁 업체에 비해 우월적·차별적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하루 지나면 새로운 소식이 아니듯이 시스템도 일하기에 가장 효율적인 최신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갖춰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 아래서 직원들은 일할 맛을 느끼고, 그런 과정 속에서 직원들의 충성심도 배양될 수 있을 것이다.마지막으로 순혈주의 타파다. 신입사원에서 대리 과장 부장을 거치는 1980년대의 공채 우월주의 시대는 맞지 않는다.아직도 공채 몇 기라는 둥 로열패밀리라는 둥 하는 진골·성골 따지는 풍의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 시대적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면 조직은 경쟁력을 잃고 고객들로부터 무시를 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조직의 운명은 1인 리더와 그의 이상과 목표, 그리고 꿈을 실현해 나가는 참모들의 역할에 달려 있다. 열정 없는 양치기를 꿈을 머금은 칭기즈칸으로 키울 수 있어야 현대판 CEO라 할 수 있다.이상철·위드스탭스 대표이사약력: 1959년 경남 진주 출생. 82년 국민대 법과대학 졸업. 83년 쌍용그룹 입사. 97년 국회의원 보좌관. 99년 위드스탭스홀딩스 대표이사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