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러시아워3’

재키찬은 원래 국내 극장가에서 추석 단골손님이었다. 지금 30~40대 관객 중에서 추석 때 재키찬 영화 한 편쯤 보며 스트레스를 해소했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의 최근작 ‘80일간의 세계일주(2004)’나 ‘BB 프로젝트(2006)’도 추석 때 개봉했었다. 하지만 올해 추석 극장가의 병목현상이 너무나 심해서인지 아쉽게도 ‘러시아워3’은 추석이 지나 개봉하게 됐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키찬의 팬들이라면 1998년부터 시작된 ‘러시아워(Rush Hour)’ 시리즈의 새로운 속편이 반가울 것이다. 당초 크리스 터커 대신 에디 머피가 재키찬의 상대역으로 떠올랐지만, 포스터에 ‘에디 머피와 재키찬’이 아닌 ‘재키찬과 크리스 터커’로 표기되길 원했던 재키찬의 자존심이 반영된 작품이기도 하다. 그만큼 ‘러시아워’ 시리즈에는 재키찬의 낙관이 더욱 깊이 찍혀 있다.국제적 범죄 조직인 홍콩 삼합회의 비밀을 이야기하던 ‘한’ 대사가 회의 도중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당시 그를 경호하고 있던 형사 리(재키찬 분)와 그의 오랜 단짝 카터(크리스 터커 분)는 역시 살해 위협에 시달리게 된 한 대사의 딸 수영(장징추 분)을 보호하기 위해 단서가 숨겨져 있는 프랑스 파리로 향한다. 하지만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티격태격하던 리와 카터는 결국 각자 수사에 나선다. 리는 자신의 고아원 시절 동생이었던 켄지(사나다 히로유키 분)가 삼합회의 조직원임을 알고서는 충격을 받고, 카터는 한 클럽에서 만난 섹시한 여자 주느비에브(노에미 르누아르 분)가 사건 해결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렇게 중요한 단서를 알아낸 리와 카터는 다시 힘을 합치게 된다.재키찬의 영화에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물불을 가리지 않는 그의 무술 액션이다. 하지만 최근 10여 년간 액션의 강도가 눈에 띄게 쇠퇴한 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재키찬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흥행력을 발휘한다.‘러시아워3’은 딱히 두 눈이 휘둥그레지게 할 액션신은 없다. 중요한 것은 크리스 터커와의 호흡이다. 몇몇 대목에서 ‘성인 관람가’ 수준의 입담을 과시하는 그의 화려한 ‘말발’은 거의 재키찬의 부족한 액션을 대체하는 수준이다. 재키찬도 그에 지지 않을세라 온몸을 내던진다.전체적으로는 역시 그의 노쇠한 몸이 안타깝긴 하지만, 무려 보름 가까이 촬영했다는 마지막 에펠탑에서의 액션신은 ‘역시 재키찬!’이라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든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6년만의 속편치고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다는 점이다. ‘러시아워’ 시리즈를 4편, 5편 계속 보고 싶은 사람으로서 ‘이것으로 끝인가’라는 기분이 드는 건 착잡한 일이다. ▶내니 다이어리애니(스칼릿 조핸슨 분)는 한 인류학자의 현장 일지를 위해 블랙베리에 종사하기를 원하는 소녀다. 그녀는 어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 용돈을 벌기 위해 뉴욕 상류층 자녀를 봐주는 내니 일을 시작한다. 아이 돌보는 일이라고 해서 재미있고 편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애니가 처음 만난 아이는 못 말리는 골칫덩어리였다. 뉴욕 상류사회를 리얼하게 묘사한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영화.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한 스칼릿 조핸슨의 변신이 돋보인다.▶아드레날린24체브 첼리오스(제이슨 스태덤 분)는 서부 갱단을 위해 일하는 프리랜서 킬러다. 둔탁한 통증에 깨어나 보니 CD 한 장이 놓여있는데, 그 CD 속에는 기절해 잠든 첼리오스에게 베로나가 이상한 약물을 주사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가 1시간 후면 심장이 멎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중국산 바이러스에 감염된 첼리오스는 계속 아드레날린을 분비하지 않으면 죽게 될 운명에 놓인다. 멈춰가는 심장을 되살리기 위해 첼리오스는 베로나를 찾으려고 LA를 샅샅이 뒤지기 시작한다. ‘이탈리안 잡’ ‘트랜스포터’로 차세대 액션 스타로 뜨고 있는 제이슨 스태덤이 현란한 영상과 경쾌한 액션을 선보인다.▶행복서울에서 클럽을 운영하며 자유분방한 생활을 즐겨온 영수(황정민 분)는 운영하던 가게가 망하고 간경변까지 얻어 삶의 막다른 곳에 이른다. 이에 영수는 어머니에게 유학을 간다는 거짓말을 하고 도망치듯 시골 요양원 ‘희망의 집’으로 내려간다. 거기서 은희(임수정 분)를 만난 영수는 사랑에 빠지게 되고 곧 병세도 좋아진다. 그렇게 영수와 은희는 요양원을 나와 함께 살게 되지만, 옛 여자 친구 수연(공효진 분)이 나타나면서 영수의 마음은 흔들리게 된다. 베드신까지 소화한 임수정의 본격적인 성인 연기로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