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제 걸림돌 ㆍㆍㆍ상가 ㆍ공장부지 '투자수익 기대할만'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다. 덕분에 부동산 시장은 한산하다. 그렇지 않아도 비수기인 데다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투자자의 관심권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특히 토지 시장은 각종 규제가 쏟아지면서 벌써 2년이 넘게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그래도 한여름 투자 시장의 틈새는 있는 법. 올 여름 피서와 함께 둘러볼 만한 땅 투자처는 없을까. 휴가만 즐길 게 아니라 부동산도 함께 보고 오자는 얘기다. 재테크에 밝은 이는 휴가를 떠나서도 투자 안테나를 접지 않는다.휴가지로 각광받는 서해안으로 떠나보자.‘한국의 몰디브’라 불리는 태안반도. 서해 앞바다에 봉긋 솟아 나온 충남 태안반도는 여름 휴가철 피서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기암절벽이 곳곳에 솟아 있고 사방이 휴양지나 다름없을 정도로 해수욕장이 지천에 널려 있다.또 서해안 치고 물이 깨끗해 마치 동해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이곳에 이름이 알려진 해수욕장만 무려 30여 개, 이름 없는 백사장은 100여 개에 달한다.이처럼 태안반도는 한여름에는 피서객을 기다리는 휴가 명소지만 부동산 투자자들에게는 기회의 땅으로 꼽힌다. 지난 2001년 말 개통한 서울~목포 간 서해안고속도로는 이 지역 지주들에게 돈다발을 안겨다 주었다. 서해안고속도로 개통 이전에 3.3㎡(전 1평)당 2만 원 하던 임야가 지금은 200만 원대를 호가한다. 10년도 안 되는 사이 무려 100배가 뛴 셈이다.태안반도는 최근 수년간 주변 땅값이 크게 뛰어 올랐다. 지난 2005년 7월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외지인 투자가 까다로워졌지만 여전히 목 좋은 땅을 찾는 투자자들의 입질이 꾸준하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특히 펜션타운으로 자리 잡은 안면도보다는 원북·이원면 등 땅값이 저렴한 태안반도 북부 일대 토지 문의가 크게 늘고 있는 상태다. 안면도에서 상업건물을 지을 수 있는 관리지역 임야의 경우 3.3㎡당 600만~700만 원을 호가한다. 횟집 등을 지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가격이 천정부지다. 입지가 썩 좋지 않은 펜션 부지도 200만 원은 줘야 살 수 있다.반면 태안반도 북부자락에 놓인 원북·이원면 일대는 시세가 절반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다. 꾸지나무골, 만리포, 신두리 해수욕장과 드라마 <용의눈물> 먼동촬영장, 관소근진성 등의 관광 명소가 몰려 있어 입지 면에서도 결코 딴 지역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입지 조건이 비슷한데 가격은 반값인 셈이다.최근 들어서는 국제 무역항으로 유명한 신진도가 유망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원북면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32번 국도를 따라 차로 30여 분을 달리면 안흥항을 비롯한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촬영장과 태국사 등의 신진도 일대 명소를 만날 수 있다.항구가 발달돼 유동인구가 풍부한 편으로 상가건물을 지을 수 있는 관리지역 임야의 경우 3.3㎡당 700만 원까지 시세가 올라 있다. 문제는 자금 여력이 충분한 투자자라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여 땅을 매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외지인들의 경우 토지거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토지 면적이 임야는 1000㎡, 논밭은 500㎡ 이하로 제한된다.그런데 매물의 대부분은 3300㎡ 안팎이어서 적당한 매물 찾기가 쉽지 않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선 적당한 크기의 매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건축 허가를 맡은 땅의 경우 토지거래 허가제에서 정한 제한 면적 이상이어도 외지인이 살 수 있다. 현재 건축 허가가 끝난 1652㎡짜리 펜션 부지가 현재 5억6000만 원에 매물이 나와 있는 상태다. 은행융자 2억 원을 안고 실투자금 3억5000만 원이면 당장 매입할 수 있다.반면 태안반도 내륙에 몰려 있는 전원주택이나 주말농장은 요즘 들어 인기가 시들하다. 바닷가에서 떨어져 관광객 수요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양도세제를 강화한 투기지역 지정까지 겹치면서 거래가 거의 단절된 상태다. 아름다운 서해를 끼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별 호재가 없는 지역은 시장이 거의 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에는 상가건물이 틈새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상가건물의 경우 시세가 저렴해 잘만 하면 짭짤한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태안읍과 인접한 서산시 내에서는 4억~5억 원 하는 지상 5층 규모의 상가건물을 흔히 볼 수 있다. 현재 태안읍내에는 지상 5층짜리 여관 건물이 4억2000만 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매달 임대 수익은 400만 원선으로 은행 융자 2억 원을 안고 2억2000만 원이면 잡을 수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공장 부지도 인기다. 화성, 안산 등 수도권 일대 땅값이 최근 크게 치솟으면서 부지 비용을 줄이려는 업체들이 앞 다퉈 내려오면서부터 가격이 강세를 띠기 시작했다. 인근 대산항, 당진항, 평택항 등이 인접하고 있다는 장점까지 겹치면서 이 지역 공장 부지를 찾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서산시 일대 공장 부지는 3.3㎡당 30만~40만 원선으로 인근 당진이나 수도권 일대에 비해 절반 이하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이 밖에 보유 자금이 넉넉하지 않다면 태안반도 북쪽 끝자락에 인접한 당진군을 노려볼 만하다. 당진군의 경우 해수욕장이 귀해 대난지도 등을 관광 유원지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땅값은 태안반도의 10% 수준으로 ‘진흙 속 진주’를 건질 수 있는 기회가 아직 남아 있는 셈이다.길진홍·부동산뱅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