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열풍이 뜨거워서 그런지 부동산 가격에 대한 이야기가 쑥 들어가 버렸다. 부동산 투자는 이제 한물갔다는 얘기도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부동산 투자는 재테크 1순위요,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말도 들려온다.부동산 가격에 대한 전망은 부동산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속한 기관에 따라서 견해를 달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정리해 보면 대체로 부동산 투자나 부동산 컨설팅을 하는 기관에 속한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이 장기적으로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국가기관이나 고령 사회에 대한 연구를 하는 기관의 전문가들은 대체로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르기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것 같다. 그래서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가지고 있는 사람대로, 부동산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들은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대로 불안해하고 있다.베이비부머들이 사회에 진출해 결혼할 무렵인 1980년대 초반부터 우리나라의 아파트 가격은 큰 폭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사교육 열풍과 아파트 가격 상승의 진원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가격이 1990년 1월에는 2억3500만 원이었다. 그런데 2007년 7월 현재는 지난해에 비해 조금 하락해 11억 원 정도에 거래된다. 17년 사이에 약 4.7배인 9억6500만 원이 올랐다. 마찬가지로 서울이나 분당 등 핵심 위성 도시들의 아파트 가격은 대부분 크게 올랐다.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왜 이렇게 올랐을까. 서울, 경기 지역은 1992년 1759만 명에서 2006년 2146만 명으로 무려 387만 명이 늘어났다. 즉 가격 상승에는 인구가 있었던 것이다. 이 기간에 부산은 인구가 오히려 감소해 아파트 등의 가격이 오르지 못했다. 가격을 결정하는 데에는 인구 외에도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구일 것이다.앞으로의 인구 변화를 예측해 보면 우리나라의 주택 수요는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이유로 인구 감소를 들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30년께부터 우리나라의 총인구는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2018년에 만65세 이상의 인구가 14%에 달하는 고령 사회에 들어가게 된다.둘째는 잠재 수요의 감소다. 매년 약 100만 명씩 태어나던 1차 베이비부머들이 직장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주택을 가지고 있고 그 주택에 대출이 있다. 반면 이들의 자녀들은 아직 고등학교나 대학교에 다니고 있고 본인들의 노후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못하다. 이런 상태에서 이들이 퇴직할 경우 현재 가지고 있는 집을 계속 보유할 수 있을까.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1차 베이비부머들이 아파트를 처분한다고 했을 때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될까.수요는 잠재 수요와 희망 수요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잠재 수요는 집을 언제든지 구매할 수 있는 사람들이고 희망 수요는 집을 구매할 의사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구매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에 대한 잠재 수요가 사라지고 있다.얼마 전 대기업의 신입사원 연수에서 강의한 적이 있었다. 그들에게 주택을 구매할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대부분 95%(희망 수요자) 이상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반면에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렇다고 답한 직원은 5%(잠재 수요자)도 되지 못했다. 만약 과거처럼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이들은 자신들의 급여로는 영원히 아파트를 구입할 수 없을 것이다.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돈을 버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투자의 대가들인 워런 버핏이나 벤저민 그레이엄 등은 투자의 제1, 제2의 원칙이 모두 원금을 까먹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부동산을 여러 채 가지고 있거나 최근에 부동산을 고가에 구입한 많은 사람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만약에 부동산을 구입한 이후 가격이 하락한다면 이들이 경제적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도 모른다. 최근에 주택을 구입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 자기의 자산을 ‘올인’했기 때문이다.수요와 공급은 가격을 형성하는 법칙이다. 심리적인 막연한 판단으로 주택을 구입하지 않기를 권한다. 어느 부동산 전문가의 말이 떠오른다. “부동산은 평생에 단 한번 있을까 말까 하는 인생의 쇼핑이라고 생각하라!”오종윤한국재무설계 이사약력: 1967년생. 전주 해성고,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 소비자학과 박사과정. 93년 신한은행 입사. 2001년 푸르덴셜 FP. 03년 CFP 획득. 06년 한국재무설계 이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