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투자는 기본… 사모펀드 등 단기 기관자금은 ‘거절’
주식형 펀드 1위는 한국밸류자산운용이 차지했다.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이 주식 펀드의 ‘왕중왕’에 올랐다.이 펀드는 내재 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가치 투자’를 표방한다. 시장의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기업의 내재 가치에만 주목하며 ‘장기 투자’한다.국내 주식시장의 대표적 가치 투자자인 이채원 전무가 최고투자책임자(CIO)로 펀드를 운용한다는 것도 특징이다.베스트 펀드매니저로 이름난 이 전무는 동원증권 국제부에서 역외 펀드를 운용한 뒤 동원투신운용의 자문운용실장, 한국투자증권 주식운용본부장으로 활동했다. 1998년에는 본인의 이름을 내건 ‘밸류이채원1호’라는 가치 투자 펀드를 운용한 적도 있었다.장기 투자 문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6년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업무 유공자에 선정된 바 있다. 2000년부터 2006년까지 6년간 1946억 원의 수익을 달성한 기록의 보유자이기도 하다.이 펀드의 운용 목표는 장기 복리 수익률의 극대화다. 시세 차익으로 얻은 이익을 재투자해,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자 수익이 더욱 커지는 ‘복리의 마술’을 십분 활용한다.아울러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며 저위험 적정 수익을 추구한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 아닌 ‘로 리스크 미들 리턴(Low-Risk Middle-Return)’을 투자 원칙으로 삼는다.주로 내재 가치 이하에 거래되는 주식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종목을 선택할 때 수익, 자산, 배당 등의 정량적 투자 지표를 사용한다.‘저PER(주가수익률) 투자’ 전략으로 PER가 낮은 기업에 투자한다. 시장 및 업종 평균보다 PER가 낮은 종목을 골라낸다. 이익 전망의 안정성, 현금흐름 추이, 이익률 유지의 신뢰성 등이 PER를 기준으로 한 종목 선정의 기준이 된다.‘저PBR(주가순자산배율) 투자’도 주요 전략 중 하나다. 주가가 청산가치 미만으로 거래되는 종목을 가려낸다. 유동자산 비중에 주목하며 실질가치가 재무제표 수치보다 높으면 프리미엄을 준다.‘고배당 투자’ 전략 또한 이 펀드의 성격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배당수익률이 국채 수익률 이상인 종목에 투자한다. 장기 보유의 기회비용을 충당하고, 포트폴리오 현금 유동성을 강화할 수 있어서다. 경영진의 배당 정책과 배당 성향의 유지 여부 등을 보며 고배당 종목을 선별한다.기업의 시장지배력, 산업의 진입 장벽 등을 수치로 계량화해 가치 평가하는 ‘신가치 투자’ 전략 또한 차별점이다. 기업의 미래 가치와 해당 비즈니스의 성장성, 시장지배력을 평가해 투자에 반영한다.역량을 집중한다는 것도 이 펀드의 특징이다. 사모 펀드, 단독 펀드 등 단기 기관 자금은 거절한다.한국밸류자산운용의 운용 철학을 수용하는 자금만 공모 펀드로 유치한다. 장기 투자한 기업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필요해서다.장기 투자를 통해 목표 주가에 도달하기까지 종목을 보유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의 절대가치가 주가에 반영될 때까지 운용하는 ‘바이&홀드(Buy&Hold)’ 전략을 펼친다. 장기 투자가 가능한 여유자금만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지키고 있다.한국밸류자산운용의 배준범 자산운용부장은 “장기 복리 수익률이 극대화되려면 사실 10년도 부족하다”면서 “이와 같은 투자 철학을 ‘한국밸류10년’이라는 펀드 이름에도 상징적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이효정 기자 jenny@kbizweek.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