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견 '중립' ㆍㆍㆍSK텔레콤 ㆍLG데이콤 '유망주'
최근 들어 부쩍 통신 요금 인하를 둘러싼 논란이 많아졌다.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통신 사업자의 이익이 지나치게 많다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통신 사업자는 국가별 통신 요금을 비교해 보면 높은 수준이 아니며 대규모 신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연말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올해 하반기에 결합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요금 인하 기대가 큰 것도 하나의 요인이 아닐까 싶다.2007년 하반기에는 결합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활성화할 전망이다. 통신과 방송, 유선과 무선 서비스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는 가운데 7월 1일부터 지배적 사업자의 결합 서비스 허용 범위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부터 지배적 사업자가 선보일 결합 서비스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결합 서비스의 활성화는 유선통신 서비스 간의 결합, 즉 ‘초고속인터넷+유선전화+IPTV’를 중심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소비자 효용, 가입자 인증, 수익 배분, 유통 구조, 네트워크 활용 등 결합 서비스 제공을 둘러싼 조건을 고려할 때 수많은 서비스 조합 가운데 유선 통신 간의 결합 서비스 제공에 수반되는 제약이 가장 적기 때문이다. 와이브로, IPTV, HSDPA 등의 신규 서비스와 기존 서비스의 결합 서비스 출시도 활발할 전망이다. 신규 서비스는 정부의 활성화 지원 정책에 따라 요금 할인에 대한 제약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SK텔레콤과 KT가 출시 예정인 결합 서비스를 보면 신규 서비스나 전략 상품의 활성화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KT그룹의 3G 이동전화(SHOW)와 와이브로, SK텔레콤의 투게더요금제와 T로그인, 위성DMB가 결합 서비스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앞으로 결합 서비스를 통해 유선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구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이용하는 것보다 장기 약정, 결합 서비스, IPTV와 유료 방송 서비스의 융합을 통해 이용하면 요금 인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결합 서비스로 요금 할인을 받는 가구는 ‘초고속인터넷+유료방송’의 241만 가구(13%), ‘초고속인터넷+시내전화’의 40만 가구(2%) 등 1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유선통신 중심의 결합 서비스 활성화가 개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서로 다르다. 시내전화는 인터넷전화로의 대체와 기본요금 인하로 시장 규모의 축소가 예상된다. 결합 서비스의 매개가 되는 초고속인터넷 시장 역시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과 서비스 결합 과정에서의 요금 인하로 시장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인터넷전화 시장은 요금 경쟁력과 번호이동제도 도입을 바탕으로 방송(유료 방송+IPTV) 시장 역시 디지털화, VOD(Video on Demand), 양방향 서비스를 바탕으로 시장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결합 서비스의 활성화는 제도가 정비되는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후발 유선통신 사업자에게 기회 요인이라고 판단된다. LG데이콤은 시내전화, 초고속인터넷의 매출 비중이 작고 인터넷전화, 방송 시장으로 진출이 예상되기 때문에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특히 LG파워콤의 풍부한 네트워크 자산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수익성 개선이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하나로텔레콤은 초고속인터넷의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TPS(Triple Play Service) 시장의 전략적인 선점을 통해 성장 기회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부가 서비스를 통해 향후 매출 성장 잠재력이 높은 VOD 시장의 진출 성과가 가시화되고 결합 서비스를 통해 해지율을 낮춘다면 예상보다 빠른 실적 개선도 가능할 전망이다.KT는 시내전화와 초고속인터넷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불리한 상황이다. 따라서 기존 서비스의 결합을 통한 요금 인하보다는 IPTV, 와이브로 등 신규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대응에 주력할 전망이다. 다만 신규 서비스의 가입자 확산 속도와 매출 규모를 고려할 때 결합 서비스 활성화를 통한 수혜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3G 전환을 둘러싼 경쟁 지속2007년은 3G 서비스의 상용화가 시작된 해다. 3G 서비스 도입의 선두주자인 KTF는 가장 적극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서며 6월 말까지 94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점진적인 3G 전환을 목표로 하는 SK텔레콤은 예정보다 일찍 전용단말기 출시에 나서고 있으며, 3G 시장에 조심스럽던 LG텔레콤 역시 연말까지 3G 네트워크 구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KTF가 3G 서비스(HSDPA)를 출시한 후 이동통신 시장이 보여준 것은 해지율과 가입자 유치 비용 상승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다. 영상통화, 글로벌로밍 등 3G 서비스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가 가입자 이동을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하반기에도 단말기 보조금을 중심으로 하는 경쟁이 치열과 완화를 반복하면서 긴장 상태를 유지할 전망이다. 3G 서비스 상용화 초기인 1~2분기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는 점에서 마케팅 비용 지출비중은 점차 낮아지겠지만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하반기에는 3G 서비스의 활성화가 2008년 이후 어떤 효과를 나타낼 것인가에 주목해야 한다. 먼저 비용 측면에서는 3G 단말기 가격의 하락 속도가 중요하다. WIPI(Wireless Internet Platform for Interoperability) 탑재 의무가 제약 요인이지만, 세계적으로 3G 서비스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고, 이는 3G 주류 서비스인 HSDPA 단말기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전망이다. 단말기 가격 하락은 이동통신 사업자의 보조금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이다.통신 서비스 업종의 하반기 영업이익(상장사 6개 업체 합산)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하지만 상반기 대비로는 13.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절성과 일회성 요인을 고려할 때 주요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하반기 실적이 예상된다.통신 서비스 업체의 분기별 EBITDA 증가율을 살펴보면, 자회사 LG파워콤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LG데이콤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어서 실적 턴어라운드가 진행 중인 하나로텔레콤과 비용 통제력을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이익이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반면 3G 서비스 가입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KTF와 격화된 이동통신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지켜야 하는 LG텔레콤의 하반기 실적은 전년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KT 역시 작년 4분기 일회성 비용 요인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코스피지수가 1800을 넘어선 요즘 통신 서비스 업체의 주가를 보면 이제는 무언가 변화가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마련이다. 하지만 산업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통신 서비스 업체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규제(요금인하)와 성장 잠재력 약화가 시장 대비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통신 서비스 업종의 투자 전략은 업종과 주식시장 상황에 따른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유선통신 업종은 실적 차별화가 뚜렷하기 때문에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후발 사업자를 중심으로 한 투자가 유망해 보인다. 이동통신 업종은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과점 시장의 특성상 최소의 이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트레이딩 구간을 설정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한편 주식시장이 방어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을 필요로 하는 시점에는 배당수익률을 근거로 하방경직성이 높은 선발 사업자에 대한 투자가 유망해 보인다.통신 서비스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은 중립이다. 2007년 상대적인 실적 부진에 따라 시장 대비 밸류에이션 할인 폭이 지나치게 확대된 것은 사실이지만, 전반적인 통신 서비스 산업의 변화가 가져올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서 주가 상승의 촉매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단기적으로는 SK텔레콤 등 선발 사업자에 대한 투자가 안정적이다. 산업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경우 선발 사업자의 이익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고, 높은 배당수익률이 보장되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역시 이익 증가나 현금흐름 개선 속도가 빠른 기업의 매수 기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2008년 이후 이러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LG데이콤과 KTF다. 하반기 경쟁 환경에 따라 주가가 보다 매력적인 수준까지 하락하거나, 2008년 이후 펀더멘털 개선 가능성을 높이는 영업 환경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유상록·대우증권 애널리스트©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