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광고 시장에 치열한 인수·합병(M&A)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한두 달 새 이뤄진 대형 M&A만 네 건이다. 구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인수전에 뛰어든 주역들의 이름도 쟁쟁하다. 정보기술(IT) 업계의 이런 공룡들이 공통적으로 노리는 먹이는 ‘온라인 광고 대행 업체’다. 광고주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인터넷 광고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급성장하는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밀리면 기업의 미래가 없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인수, 인수 그리고 또 인수M&A 경쟁을 촉발한 곳은 구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더블클릭이라는 온라인 광고 대행 업체를 31억 달러(약 2조9000억 원)에 사들였다. 구글이 더블클릭을 인수하며 지불한 돈은 지난해 유투브 인수 금액(16억5000만 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거금이다. MS와 야후 등이 입찰에 참여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구글의 베팅에 입맛만 다시고 돌아섰다.구글에 일격을 당한 야후는 2주일 뒤 또 다른 온라인 광고 대행 업체인 ‘라이트 미디어’의 지분 80%를 6억8000만 달러에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이미 보유하고 있던 지분 20%를 합칠 경우 야후가 라이트 미디어의 발행 주식을 모두 갖게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야후의 이번 M&A를 구글에 대한 반격으로 해석했다. 인터넷 광고 시장 1위 업체인 구글이 온라인 광고 업체 더블클릭을 인수한 것이 야후의 위기의식을 증폭했다는 분석이다. 구글과 야후의 이런 움직임은 광고 업체 WPP그룹의 리얼미디어 인수(6억4900만 달러)로 이어졌다.궁지에 몰린 MS도 결국 주머니를 털었다. MS는 지난 18일 미국 내 1위 온라인 광고 업체인 에이퀀티브(aQuantive)를 손에 넣었다. 지불한 돈은 주당 66.50달러씩 총 60억 달러(약 5조6000억 원)에 달한다. 인수 발표 전날 종가인 35.87달러보다 85% 높은 수준이다. 에이퀀티브의 작년 매출액은 4억4000만 달러이며 직원 수는 2100명. 쿠어스 포드 JC페니 등 굵직굵직한 기업이 에이퀀티브의 주요 고객이다.급성장하는 온라인 광고 시장미국의 IT 전문 조사기관인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광고 시장 규모는 2002년 60억 달러에서 △2003년 73억 달러 △2004년 96억 달러 △2005년 125억 달러 △2006년 164억 달러 △2007년 195억 달러 등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MS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크리스 리델이 에이퀀티브의 인수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에 대해 “웃돈을 더 주고서라도 인수했어야 할 일”이라고 대답한 것도 온라인 광고 시장의 이런 성장세를 염두에 둔 것이다.아직 ‘임자’를 못 만난 기업들의 몸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미국 온라인 광고 시장 2위 업체인 밸류클릭이 대표적인 케이스. 밸류클릭의 주가는 MS의 에이퀀티브 인수 소식이 전해진 날 나스닥 시장에서 7.6% 뛰어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전 세계 연봉 랭킹 3위에 오른 배리 딜러(인터랙티브코프 최고경영자)가 밸류클릭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구글을 잡아라온라인 광고 시장 내 M&A 돌풍의 진원지는 구글. 전체 온라인 광고 시장의 40%(닐슨리서치 조사)를 차지할 정도로 지배력이 막강하다. 구글의 작년 매출 106억 달러 중 대부분인 104억 달러가 온라인 광고를 통해 창출됐다. 반면 야후와 MS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12%와 9%로 구글에 한참 처진다. 더 이상 밀리다가는 급성장하는 광고 시장에서 완전히 떨려 나갈지도 모른다는 절박감이 팽배하다.야후와 MS 간 M&A설이 솔솔 흘러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 야후와 MS의 점유율을 합하면 38.4%(컴스코어 자료)로 구글(48.3%)과 한 번 해볼 만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MS가 에이퀀티브를 인수하며 많은 돈을 소모한 만큼 야후와 MS의 합병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