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인구 감소추세… 집값 ‘적신호’

인구의 변동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변화하게 마련이다. 인구 변동에 따라 주택 수요나 토지의 수요도 달라지기 때문에 부동산 가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는 과거 피라미드형에서 점차 항아리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젊은 인구와 유년 인구 비중이 높았으나 이제는 이들 인구 비중은 줄고 중장년층, 노년층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최근 통계청의 장래 인구 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현재 인구는 2005년 전국 인구는 4813만8000명이며, 향후 2018년 4934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해 2030년 4863만5000명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앞으로 10년 정도는 인구가 증가하겠으나 그 이후에는 우리나라도 선진국들처럼 인구 감소 국가로 전환될 것이다.부동산 10년 호황론 진실은?인구의 증가는 잠재적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되고, 감소는 하락 요인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인구 총량의 변화보다는 부동산 시장이라는 측면에서 인구의 구조적인 변화가 더욱 중요하다. 예를 들면 생산 연령 인구 비중이 높을 때는 경제가 성장하고 소득이 증가, 이들의 주택 수요도 증가해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이다. 반대로 유치 인구나 노령 인구 비중 등이 높다면 복지비용이 더 커져 경제 성장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우리나라는 산업 국가 중에서 세계적으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7.2%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고 2018년에는 14%, 2026년엔 20%를 넘어서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돼 향후 복지비용으로 인해 신규 성장을 위한 투자비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우리나라 인구 구조는 향후 40~50대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10년 이상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보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이는 그동안 40~50대 인구의 중대형 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근거로 많이 제시됐다. 그러나 이는 이들 연령의 총수 증가를 의미할 뿐 주택 수요는 좀 더 따져봐야 할 부분이 있다. 50대 가구들은 이미 자가 보유율이 상당히 높아 추가적인 주택 구입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다. 그동안의 인구주택총조사를 기반으로 연령대별 자가 가구 비율을 살펴보면 34세 이하의 가구는 대체적으로 25% 정도가 자가를 보유하고 75% 정도는 임대주택에 거주한다. 그러나 직장에 취직하고 가족을 형성하는 35~54세까지는 자가 가구 소유자가 크게 증가한다. 이 연령 계층은 자가 보유율이 55% 수준으로 증가하고,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가구는 45% 정도 수준으로 감소한다.다음으로 55세 이상은 다른 나라의 경우 자가 보유율이 45% 정도로 감소하고 임대주택에 사는 경우가 55% 정도로 증가한다. 그러나 일본과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대체적으로 55세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70% 이상이 자가를 보유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고령화가 진전될수록 자가 주택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단순히 이런 논리로 보면 고령화가 될수록 자가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으나 사실은 추가적인 신규 주택 수요가 많지 않아 고령화가 반드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신규 주택 자가 수요가 가장 많은 연령 계층은 30~40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가구(first-time buyer)가 두터울수록 신규 주택 수요가 증가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 일반적으로 이 연령대를 35세 정도로 보고 있다. 2000년 이후의 주택 가격 상승은 아파트 공급 부족, 저금리 등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으나 최초 구입 가구가 2005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는 것도 주택 수요를 키운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최초 구입 연령대의 인구가 2005년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물론 20대 가구는 19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32쪽 그래프에서 보는 바와 같이 40대 인구는 2015년 정도까지 미미하나마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50대 이상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한다.인구 연령대별 변동과 부동산 가격의 관계를 일본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면(32쪽 그래프 참조) 일본의 30대 인구는 1985년을 정점으로 인구가 줄어들었고 40대는 1995년 정도까지 증가했고 50대 인구는 그 이후에도 증가하고 있다. 주택 최초 구입 연령대인 30대 인구가 감소하고 난 이후 5년 내에 부동산 거품 붕괴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당시에 일본의 연간 주택 공급량은 최대치를 보이고 있었다. 이에 미뤄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30대 인구가 이미 정점을 지났기 때문에 신규 주택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물론 일본과 우리나라는 주택 공급, 산업, 경제, 금융 시장 측면에서 여러 가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인구 구조 변동 하나를 가지고 일본과 같이 부동산 거품이 붕괴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일본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50대의 인구 증가가 곧바로 향후 부동산 시장 호황의 근거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향후 주택 보급률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또 최초 주택 구입 연령 인구량은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인구나 가구의 측면에서는 장기적으로 주택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고 볼 수 있지만 경제 성장률이나 금리, 대출 정책, 정부의 토지 및 주택 정책 등에 따라서 달라질 여지는 충분히 있다.서울 등 수도권 인구 통계 주목해야인구 변동량을 통해 지역별로 인구가 집중되는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지역별 차별화 현상은 우선 인구량의 변동으로 살펴보고 다음으로 인구 연령 구조 측면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지역별 인구량이라는 측면에서 ‘시도별 장래 인구 추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18년 4934만 명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지만 수도권 인구는 2005년 2302만 명에서 2030년 2632만 명으로 14.3% 증가해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서울 인구는 2010년 1004만 명 이후 줄기 시작해 2020년 990만 명, 2025년 970만 명, 2030년 942만 명 등으로 1000만 명을 밑돌게 된다. 반면 경기 인구는 2005년 1061만 명에서 2030년 1405만 명, 인천 인구는 258만 명에서 285만 명으로 각각 늘어난다. 지방의 경우에도 일부 광역시는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대부분의 중소도시들은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렇게 인구가 집중되는 지역에 잠재적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인구가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지역에는 향후 주택이 오히려 남아도는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둘째,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인구가 주택 수요에 중요하지만 최초 주택 구입 가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신규 주택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연령대별 가구 구조는 20~30대의 가구는 감소하고 50대 이상 가구는 크게 증가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중소도시로 갈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고 향후 개선될 소지도 거의 없다. 다만 신도시, 신규 산업 단지, 교육 도시, 대도시 지역이 그나마 젊은 가구 층이 어느 정도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노령 인구보다 젊은 생산 가능 인구가 많다는 것은 그 지역이 경제 활동이 활발하고 교육, 문화 측면에서 비교 우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지역 내 생산 투자 활동이 활발하고 문화, 교육, 체육 등 시설이 잘 갖추어진 도시들과 그렇지 못한 도시들의 차별화는 더욱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국내외 투자 유치 및 도시 생활 기반 시설의 확충에 더욱 힘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2000년 이후의 가구 변화를 살펴보면 독신 가구, 편부모 가구, 고령 가구가 크게 증가한다고 하는 것이다. ‘소자녀’ 경향과 이혼 급증 등으로 핵가족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2000년과 2005년의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기초로 연령대별 가구의 변화를 살펴보면, 25~39세까지 일반 가구 수는 2000년 조사에 비해 2005년 조사에서 감소했고, 40대 이상 일반 가구 수는 2000년에 비해 2005년에 증가했다. 25~29세 가구는 5년 사이에 10만3526가구가 감소했고, 30~34세 가구는 9만6414 가구가 감소했으며 35~39세 가구는 10만5634가구가 감소했다.이에 비해 40세 이상 가구는 예외 없이 모두 상승했는데, 그중에서도 45~49세 가구는 52만3196가구가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를 보였다. 그러나 가구의 평균 가족 수의 변화를 살펴보면 점차 가구의 소형화가 두드러지고 있다.1인 가구 비중은 15~24세까지는 무려 60%가 넘고, 35~64세는 20% 미만이 유지되다가 75세 이후 40%를 넘어선다. 2인 가구는 15~19세 가구부터 급격히 증가해 25~29세에 이르면 2인 가구 비중이 30%에 이르나 이후 연령에서는 점차 감소하다가 60세 이후 30%를 다시 넘어선다. 3인 가구는 30~34세에서 크게 증가하나 35~54세 사이에 감소하다가 45~64세까지 20%를 넘었다가 65세 이상 가구에서는 다시 감소한다. 4인 가구는 35~39세 연령대에서 급격히 증가해 50~54세 연령대까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다 55세 이후 비중이 점차 줄어든다. 5인 가구는 35~39세 가구에서 10.46%로 최고조에 달한 이후 45~49세까지 10%대를 유지하다 점차 비중이 줄어든다.가구 소형화로 중소형 주택 상승률 높을 듯왼쪽 그래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가구는 점차 규모가 줄고 있어 대형보다는 중소형 주택의 가격 상승률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가족의 주거 서비스보다 가격 상승 가능성을 기준으로 주택을 구입해 대형 평형의 가격이 상승해 대형 평형의 수요가 많았다. 그러나 향후에는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담이나 대출 여력 감소, 가구의 소형화로 인해 대형보다는 중소형 주택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독신, 편부모 가정, 노령 가구 비중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실버 주택을 비롯해 도시 내 오피스텔형 임대주택, 주택과 가정 편의 서비스를 결합한 주택 상품들이 인기를 끌 것이고, 도시 거주 가구를 위한 전원형 세컨드 하우스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정부는 지난 1월 31일 임대주택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향후 임대주택 재고를 340만 호까지 늘려 전체 주택 재고의 20% 정도까지 늘릴 목표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기존의 국민 임대주택을 추가 건설하고 연기금 자금을 동원해 비축형 임대주택도 50만 호를 추가 건설하기로 했다. 위의 인구 및 가구 구조의 변화를 통해 살펴본 것처럼 독신 가구가 증가하고 노령 가구가 증가해 임대주택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은 없지 않다. 또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각종 세금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임대주택 수요도 증가한다고 생각할 수는 있으나, 주택 가격이 안정됐다고 해서 자가 수요가 크게 줄고 임대주택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증거를 다른 나라의 예에서 찾기는 어렵다.김선덕·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 sdkim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