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유지 ‘판단기준’…‘아는 만큼 돈된다’

펀드에 투자하면 분기마다 자산운용 보고서가 e메일이나 우편을 통해 배달된다. 그런데 펀드 운용 보고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내용이 어렵다 보니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경우도 많다.자산운용 보고서는 펀드의 ‘성적표’ 또는 ‘가정통신문’이다. 교과목에 대한 성적(펀드 수익률)뿐만 아니라 행동발달사항(펀드 보유자산, 특징) 등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대한 평가가 모두 수록돼 있다. 따라서 이 자산운용 보고서만 잘 살펴보면 펀드가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계속 투자해야 하는지 등을 판단할 수 있다.펀드마다 자산운용 보고서가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자산운용협회가 정한 기준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비슷하다. 보고서는 △투자신탁(투자회사)의 개요 △투자신탁(투자회사)의 현황 △ 자산 구성 현황 및 비율 △자산 보유 및 운용 현황 △매매 주식 총수, 매매 금액 및 매매 회전율 △운용의 개요 및 손익 현황 △운용 전문 인력 현황 △중개 회사별 거래금액, 수수료 및 그 비중 △이해관계인과의 거래에 관한 사항 △의결권 공시대상 법인 등에 대한 의결권 행사 여부 및 그 내용 △공지 사항 등으로 구성돼 있다.약속 어긴 펀드 환매 1순위우선 자산운용 보고서를 받으면 펀드명과 펀드의 종류를 보고 자신이 가입한 상품이 맞는지 확인한다.펀드는 크게 투자신탁과 투자회사로 나눌 수 있는데 이는 법률상 성격이 다를 뿐 전체적인 형태는 비슷하다. 투자신탁은 펀드 가입자와 펀드 간에 계약 형태로서 ‘수익증권 펀드’라고도 한다. 현재 대부분의 펀드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투자회사는 펀드 자체가 하나의 회사로서 ‘뮤추얼 펀드’라고도 한다. 펀드 가입자와 펀드는 주주와 회사의 관계로 계약관계인 투자신탁과는 차이가 있다.투자신탁의 종류는 주식형, 주식 혼합형, 채권 혼합형, 채권형 등으로 나뉜다. 주식형은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를 말하며 채권형은 주식에 투자하지 않고 채권에만 투자하는 펀드를 뜻한다.혼합형은 주식형도 채권형도 아닌 펀드를 말하는데 주식 최고 편입비가 50% 이상이면 주식 혼합형, 50% 미만이면 채권 혼합형으로 분류한다.‘투자신탁의 개요’를 보면 펀드와 관련된 회사들이 나온다. 자산운용회사는 펀드매니저를 채용해 펀드의 자산을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하는 회사다. 판매사는 펀드를 판매하는 회사인데 증권, 보험, 은행, 선물회사 등이 맡는다. 수탁회사는 펀드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자산운용회사의 펀드 운용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은행이나 증권금융 등이 담당한다.일반 사무관리 회사는 펀드 자산의 계산, 운영과 관련된 각종 사무 업무 등을 담당한다. 투자신탁 개요 중 특징을 살펴 해당 펀드와 자신의 투자 목적 등이 잘 맞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투자신탁의 현황’은 펀드의 자산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 기준가격은 어떤지 등이 나와 있다.기준가격이란 펀드를 사고팔 때 적용되는 가격으로 1000원으로 시작하며 수익률의 등락에 따라 매일 변화한다. 펀드에 투자한 후 펀드의 자산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지 혹은 하락하거나 정체돼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하락하거나 정체돼 있다면 왜 그런지 따져봐야 한다.‘자산 보유 및 운용 현황’은 펀드가 어떤 종목에 투자해 수익이나 손실이 났는지 확인할 수 있다. 혹시라도 부실 기업에 투자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 본다. 자산운용 보고서는 분기 말 현재 기준으로 작성돼 있기 때문에 한 분기 자료만으로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과거에 발행됐던 것과 비교해 보아야 보다 효과적으로 펀드 운용을 파악할 수 있다.특히 과거의 자산 보유 현황과 비교해 보면서 그동안 어떤 종목을 팔았고 어떤 종목을 새롭게 샀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중소형 주식에 주로 투자한다고 하면서 막상 편입된 종목은 대형주가 대부분이라고 한다면 이제라도 환매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수익률 평가는 벤치마크 기준‘매매 주식 총수, 매매 금액 및 매매 회전율’은 펀드가 주식을 얼마나 자주 사고팔았는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매매 회전율이 100%라면 1년에 전 종목을 한번씩 사고팔았다는 얘기가 되며 25%라면 1년 동안 전체 종목 중 4분의 1 정도만 매매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매매 회전율은 펀드의 운용 스타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가치 투자 스타일의 펀드라면 저평가된 종목을 매입해서 가격이 오를 때까지 상당 기간 기다리기 때문에 매매 회전율이 낮다.반대로 펀드가 성장 추구형 스타일이라면 적극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종목을 골라 투자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매매 회전율이 높다. 따라서 단순하게 매매 회전율이 낮은 펀드는 좋은 펀드고 매매 회전율이 높은 펀드는 나쁜 펀드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매매 회전율로 미리 약속한 운용 전략을 지켜나가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펀드의 수익률이 궁금하다면 ‘운용 개요 및 손익 현황’을 보면 알 수 있다. 기간별 운용 성과를 보면 분기 말을 기준으로 과거 1개월, 3개월, 6개월, 1년 동안의 수익률과 펀드 설정 이후 수익률을 표시하고 있다. 그 아래를 보면 그래프를 통해 펀드 수익률 추이를 볼 수 있다. 펀드의 성과가 우수한지 아니면 저조한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벤치마크 수익률과 비교하게 된다.즉 벤치마크 수익률을 꾸준히 상회했다면 펀드 운용을 잘했다고 할 수 있는 반면 들쭉날쭉했다면 운용 능력이 별 볼 일 없다고 할 수 있다.벤치마크란 펀드 성과의 판단 기준이 되는 잣대라고 할 수 있다. 주식 펀드의 경우 코스피 수익률을, 채권 펀드는 채권지수 수익률을 벤치마크로 삼는 경우가 많다.다음으로 ‘운용 전문 인력 현황’을 볼 수 있다. 이 역시 직전 운용 보고서와 비교해서 그동안 담당 펀드매니저가 변경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결국 펀드는 사람이 운용하기 때문에 펀드매니저가 변경되면 운용 전략 등이 변할 가능성이 높다. 또 펀드매니저들이 충분한 경력이 있는지 등도 체크포인트다.끝으로 ‘의결권 공시 대상 법인 등에 대한 의결권 행사 여부 및 그 내용’ 등을 볼 수 있다. 이는 펀드 자산으로 주식에 투자하게 되면 펀드가 발행회사의 주주가 되므로 주요한 경영사항 결정에 있어 의결권을 행사하게 된다. 펀드는 의결권을 행사할 때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이익을 최우선하도록 돼 있다.펀드의 운용 보고서는 각 분기 말 기준으로 작성된다. 따라서 최근 펀드의 성과를 알고 싶거나 자신의 실제 수익률을 확인하고 싶을 때는 펀드에 가입한 은행이나 증권사에 문의하면 알 수 있다.민주영·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watch@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