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창업 어려움 가맹사업으로 해결

서울 봉천동 보라매공원 후문 부근에서 세계 맥주 전문점 ‘와바(www.wa-bar.co.kr)’를 운영하고 있는 류영일 씨(53)는 노래방과 호프&레스토랑을 8년간 운영하다 실패하고 현재의 업종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1997년부터 80평 규모의 점포를 반으로 나눠 노래방과 호프&레스토랑을 운영했었다. 2층에 있는 넓은 매장을 다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주변에 대형 노래방이 들어서고, 호프집도 경쟁 점포들이 많이 생기면서 매출이 50% 이하로 급감했다. 근근이 유지해 오다 결국 2003년에 그만두고 말았다.독립 창업 vs 가맹점 창업사실 독립 창업으로 두 가지 이상 아이템을 동시에 운영하는 것은 무리다. 류 씨의 사례에서 보듯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이 아닌 독립 점포 창업을 하면서 두 가지 이상 업종으로 운영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더구나 노래방과 호프는 경쟁이 치열한 업종이라 한 가지만 운영하기도 쉽지 않다. 레드오션 시장에 빠져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든 업종을 체계적 관리 시스템도 없이 동시에 운영하는 것은 심하게 말하면 ‘자만’이라고도 할 수 있다.류 씨는 처음 두 개 업종을 동시에 시작할 때 하나가 안 되면 다른 하나로 보완하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운영해 보니 두 가지 업종 모두 관리에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한다. 다행이 점포 인수자가 나타나 처분하고 이번에는 가맹점 관리를 기대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에 가맹하기로 하고 신중히 검토하다가 지난 2003년 와바에 가맹한 것이다.류 씨가 와바를 선택하게 된 배경에는 인테리어 등 실내 분위기가 한몫했다. 미국 서부를 연상케 하는 웨스턴바 분위기의 인테리어는 수년간 가맹 사업을 해 온 와바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지속적인 고객 대상 이벤트와 분기마다 출시하는 신메뉴, 슈퍼바이저의 매장 관리 및 가맹점 교육 시스템도 철저한 게 마음에 들었다는 설명이다. 독립 창업에서 가맹점 사업으로 전환한 후 류 씨의 사업은 안정권에 들어섰다.한편 대형 유통 업체와 직접 경쟁하는 아이템을 선택했다가 가맹점 사업으로 돌아선 경우도 있다. 대구에서 등갈비 전문점 ‘원할머니퐁립(www.porkrib.co.kr)’을 운영하는 이우인 씨(45)는 슈퍼마켓을 2년6개월 동안 운영하다 실패하고 지난 4월 퐁립 가맹점을 열어 한 달이 지난 현재 일평균 18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며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월 순이익은 1000만 원이 훌쩍 넘는다.이 씨가 2004년 문을 연 슈퍼마켓은 창업하자마자 두 가지 어려움에 처했다. 하나는 급속히 퍼진 편의점에 젊은층 고객을 빼앗긴 점이고, 둘째는 인근에 대형 할인마트가 들어서면서 가격 경쟁에 밀려 중장년층 고객을 빼앗긴 점이다. 차량이 없는 이웃이나 할인마트에 없는 물건 위주로 판매하다 보니 평균 객단가는 3000원에 불과했다. 더군다나 슈퍼마켓은 물건을 직접 구매해 와야 되는 불편함이 있었다. 유통 회사가 공급해 주는 물건만 받으면 마진이 거의 없었고 일부 상품은 주변 대형 할인마트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렸다. 햇수로 3년째 근근이 유지하던 그는 매년 매출이 10% 이상씩 떨어지고 마진율도 낮아져 결국 올해 초 문을 닫았다.이후 이 씨는 외식업 중에서도 가맹점 관리가 잘 되는 업체를 고르기로 했다. 원할머니퐁립의 경우 가맹점주 초기 교육은 물론 수시로 재교육을 하는 등 가맹점 관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특히 슈퍼바이저는 점포 운영에 대한 모든 것을 지도하고 관리한다. 또한 메뉴바이저 제도를 별도로 운영해 음식점 초보자를 지원하고 있다. 이 씨는 “담당 메뉴바이저가 아침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전화를 켜 둔다”며 “그때그때 필요한 사항을 수시로 전화해 상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앞으로 2년 정도 운영하다 어느 정도 자본이 축적되면 외식업 가맹점 하나를 더 시작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본사 전산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한 명의 사업자가 두 개 점포 이상을 운영하는 데 별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가맹사업 기본은 ‘우량 본사 고르기’최근 프랜차이즈 가맹점 피해 사례가 사회문제화되면서 우량 프랜차이즈 본사를 고르는 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량 프랜차이즈 본사는 아이템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동시에 가맹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둘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일시적으로는 성공할지 모르나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진다. 이것은 아이템의 경쟁력에 대한 노하우 하나만 믿고 가맹 사업 전개 시스템에 대한 이해 없이 뛰어든 많은 가맹본부들이 그동안 대부분 실패를 경험했고, 반대로 시스템은 갖췄으나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에 대한 노하우를 갖추지 못한 가맹본부들이 수많은 가맹점 피해 사례를 양산하고 사라져 버렸다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따라서 가맹점 희망자는 상품 또는 서비스의 품질이 차별화되고 전문성이 있는지, 품질의 표준화로 각 가맹점이 통일성을 이루고 있는지, 또한 반짝 유행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안정성이 있는지 등을 찬찬히 따져봐야 한다. 수익성이 높다고 반짝 유행하는 아이템에 뛰어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가격 경쟁력 또한 중요한 요소다. 아무리 품질이 좋다고 하더라도 가격이 너무 비싸면 고객의 외면을 받기 십상이다.아이템에 대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더라도 덜컥 가맹해서는 안 된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지도 체크해야 한다. 초기에 각종 혜택을 주면서 가맹을 유도하는 가맹본부가 건전하다고 말할 수 없고, 오히려 가맹 조건이 다소 까다롭더라도 지속적인 가맹점 지원을 해주는 가맹본부가 더 성공을 보장해 준다.가맹점 지원은 ‘프랜차이즈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슈퍼바이저가 큰 역할을 한다. 가맹점의 매출 손익 관리, 상품 관리, 매장 시설 관리, 사무 관리 등을 주로 하며 상담, 지도, 교육 등을 통해 점주의 경영 의욕을 향상시키고 세무, 회계, 운영상의 문제점을 발견하면 본부와의 의사소통을 통해 개선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우량 본사는 가맹점 수에 비례해 전문 슈퍼바이저를 적절하게 확보하고 있는데 보통 슈퍼바이저 한 명이 관리하는 가맹점이 20개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기존 가맹점의 만족도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판단 기준이다. 따라서 가맹하기 전에 이미 운영 중인 가맹점의 만족도를 반드시 조사해 봐야 한다. 또 물류 및 제조 공장이 있는지, 건실한 직영점이 있는지 등도 체크 포인트다. 물류 및 제조 공장이 있는 본사는 가맹점 물류 공급 가격이 저렴해 가맹점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직영점은 신제품이나 서비스의 시험 마케팅 장소로 활용되고, 신규 가맹점의 교육 훈련 장소로도 활용되며, 고객의 취향을 파악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되는 모델숍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강병오·FC창업코리아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