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수익성…분산투자 효과 ‘짱’

부산에 사는 김모 씨는 그동안 모은 돈과 남편이 은퇴하면서 받은 퇴직금으로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김 씨는 은행 금리가 지나치게 낮아 더 이상 은행 예금의 이자로는 생활할 수 없어 걱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주식에 투자하자니 자칫 손해를 볼까 두려움이 앞선다. 주위를 둘러봐도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보다 잃었다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김 씨 같은 사람들이 투자할 수 있는 펀드 상품으로 ‘인프라 펀드’를 고려할 수 있다. 인프라 펀드의 장점은 안정성과 적당한 수익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인프라 펀드란 말 그대로 ‘인프라(Infra-structure)’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인프라는 한 나라의 경제 활동의 기반을 형성하는 시설이나 제도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다시 말해 동력이나 에너지, 관개 시설, 도로, 항만, 공항, 교통·통신시설 등의 산업 기반과 학교, 박물관, 병원 등의 시설물 등을 말한다. 최근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전통적인 투자 수단 이외에 전 세계 사회기반시설(SOC) 등에 투자하는 인프라 펀드가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연 6~7% 안팎 안정적 수익 가능인프라 펀드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우선 인프라 업종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가 있다. 이는 세계 각국의 자본재나 상업 서비스, 사무용품, 운송 등 인프라와 관련된 업종에 해당하는 주식들에 투자하는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아시아퍼시픽인프라섹터주식1’ 펀드, 맥쿼리IMM자산운용의 ‘맥쿼리IMM글로벌인프라재간접’ 펀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또 하나는 도로나 다리 등 공공시설물에 투자한 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에 소유권을 이전하고 대신 사용료 명목으로 일정 기간 상환받는 방식의 인프라 펀드다. 이를 BTL(Build Transfer Lease)이라고 한다. ‘한국BTL인프라투융자회사’,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발행인프라투융자회사’ 등이 있다.나머지 하나는 건설사 부담으로 SOC에 투자한 후 건설회사가 직접 징수, 사업비를 회수하는 방식으로서 이를 BTO(Build Transfer Operate)라고 한다. 현재 국내에서 운용 중인 인프라 펀드는 BTL 방식의 인프라 펀드와 인프라 관련 주식 투자 펀드 2가지가 있는 셈이다.인프라 펀드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프라 건설은 10~20년 장기로 투자해야 하지만 6~7% 안팎의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마치 예금에 돈을 넣어 놓고 이자를 받듯이 한 번 많은 돈을 들여 다리를 놓거나 도로를 만들어 놓으면 일정 기간 통행료를 받는 식이다.실제로 맥쿼리글로벌인프라스트럭처인덱스(Macquarie Global Infrastructure Index)나 MSCI 트렌스포테이션 인프락스트럭처인덱스(MSCI Transportation Infrastructure Index) 등 글로벌 인프라지수와 MSCI 월드인덱스(MSCI World Index)를 비교해 보면 2001년 이후 글로벌 인프라지수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한국투자증권 인프라 펀드 리포트(2007년 3월 12일)에 따르면 코스피(KOSPI)지수와 주요 인프라 지수의 수익과 위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인프라 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 반대로 위험은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목적 따라 펀드 유형 선택해야인프라 펀드는 사회 경제적으로나 반드시 필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정치적 경제적 충격이 발생해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태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도로나 다리를 이용하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밖에 인프라 펀드는 주식시장과 낮은 상관관계 등으로 분산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즉 주가지수와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주식 펀드 등에 인프라 펀드를 추가한다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인프라 펀드는 물가가 상승하면 통행료 등을 같이 올리기 때문에 펀드 수익 역시 함께 올라간다. 결국 인프라 펀드의 수익은 자연스럽게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을 피하게 되는 셈이다.인프라 펀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맥쿼리IMM자산운용은 인프라 자산이 갈수록 글로벌화, 증권화되면서 10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 테마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전망은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GDP), 신규 인프라 투자 또는 기존 인프라의 유지 보수 수요 증가 등을 근거로 꼽았다. 사람이 늘어나면 그만큼 도로나 병원, 학교 등이 늘어야 하고 경제 성장도 계속적인 인프라 수요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인프라 시설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저개발 국가에서는 국가 재정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고 선진국에서도 재정 지출이 복지 중심으로 편중될 수밖에 없다. 결국 정부의 인프라 시설 투자에 대한 재정부족분은 민간 부문에서의 자금 유치로 채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전 세계적으로는 특히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가 급속하게 증가할 전망이다.인도는 열악한 인프라 시설이 경제 성장을 제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도의 실리콘밸리라고 할 수 있는 방갈로르와 첨단 산업단지인 일렉트로닉스 시티를 연결하는 도로는 4차선 도로 하나밖에 없어 출퇴근에 하루 평균 4시간이 걸린다. 인도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국가 인프라 산업에 대해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2010년까지 인도에서 예상되는 인프라 투자 규모는 약 15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중국 역시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2010년까지 약 2000억 달러를 투자해 중국 대륙의 철도 노선을 구축할 계획이며 도로, 항만, 발전소, 통신시설 등의 인프라 구축에도 많은 힘을 기울여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룬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인프라 투자의 확대는 인프라 펀드가 높은 수익을 올릴 기회가 많아진다는 걸 의미한다.그렇다면 인프라 펀드 투자 시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우선 같은 인프라 펀드라도 개별 상품에 따라 투자 대상이나 투자 방법에 있어 차이가 있다. 따라서 자신이 가입하려는 인프라 펀드가 어떤 유형인지 등을 투자설명서 등을 통해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보다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BTL 방식의 인프라 펀드를 통해 배당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인프라 주식에 투자하는 인프라 주식형 펀드나 재간접형 펀드 등을 선택할 수 있다.아무리 인프라 펀드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몰빵’ 투자하기보다는 기존 주식 펀드나 채권 펀드 등과 함께 분산 투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프라 펀드의 기대수익률만으로 자녀 교육비 마련이나 노후 준비와 같은 재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식 펀드 등과 함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해야 안정적이면서 효율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민주영·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watch@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