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관계지수 높여야 ‘일꾼’ 된다

최근 모방송국 ‘동안클럽’이란 프로그램에서 IQ(지적수준지수)와 EQ(감성수준지수)의 상관성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어느 주부가 “우리 아이는 IQ가 낮은 것으로 나와서 남편이 EQ를 키우라고 하는데 IQ가 낮은데 EQ를 키운다고 되느냐”고 물었다. IQ와 EQ가 서로 관련이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다.답은 “관련이 없다”였다. IQ가 좋으면 최고의 대학을 졸업할 수는 있겠으나 EQ가 얘기하는 열정, 의지, 의욕, 끈기, 자신감, 배려하는 마음, 서비스 마인드까지 갖추었다고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톰 피터스를 비롯한 세계적인 HR 전문가들이 리더성(性)을 가늠하는 척도는 EQ에 있다고 했을 것이다. SK텔레콤 윤송이 상무를 통해 IQ가 좋은 사람이 EQ를 넓혀가는 과정을 보자.그녀는 서울과학고를 2년 만에 마치고, KAIST를 수석 졸업한 다음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MIT 미디어랩에서 3년6개월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수재다. 삶의 모토는 ‘놀 거 다 놀고 일한다’이며, 1주일에 다섯 권의 책을 읽고 한 주에 두세 번은 퇴근길에 수영장을, 게임 리니지2를 즐기고 싸이월드 미니 홈페이지에 사진이나 시를 올리기도 하며 주말엔 친구들과 영화를 본다. 그녀에게 볼 수 있는 특이한 EQ 학습 방법은 독서라 할 수 있다.한 주에 다섯 권이면 1년 52주에 260권을 소화해 낸다는 것이다. 그녀는 말한다. “혹시 한 달에 한 권(우리나라 연평균 독서량)을 읽으면서 회사 임원이 되겠다고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매일 공짜 점심을 바라는 것이다.”이렇게 독서를 통해 확장시킬 수 있는 EQ의 폭과 깊이는 사회생활, 특히 조직생활에서 많은 부분을 좌우한다. EQ가 강한 직원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발현을 스스로 자제하고, 먼저 희생하며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인간성으로 형성돼 있고, 그가 만드는 창의적인 생각이나 기획안이 직장 동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켜 실행력을 배가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Q는 교육받거나 독서를 통해 배양될 수도 있겠으나 우선 생각을 바꿈으로써 내 몸에 장착(?)이 가능한 심성일 수 있다. 매사에 좀더 의욕적이고 열정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이며 창의적으로, 또한 솔선수범을 통해 배려하는 행동을 하겠다는 마음자세를 실행한다면 이미 EQ를 확보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NQ(Network Quotient) 즉 관계수립능력지수 또한 직장 생활의 필수적인 마인드 요소다.최근 학교에서 열린 고교 동창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학생 때 공부를 잘못하고 말썽만 피웠던 두 친구가 학교에서 1등을 다투듯 졸업 당시 꼴찌가 서로 자기라며 싸우고 있었다. 그러나 두 친구 모두 중소기업 대표들이었고, 이날 공부를 잘했던 친구들은 대기업 임원들이라 바쁘다는 핑계로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학창시절 두 친구는 공부는 못했으나 의리를 지키다 말썽을 많이 피웠고, 어려운 친구를 보면 돕는데 앞장섰던 EQ와 NQ가 높았던 친구들로 기억된다.사회생활이란 이미 여러 가지가 전제돼 있다. 나 혼자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는 세상이다. 서로 협조해서 시너지를 내고 융합해야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글로벌 마인드와 글로벌 관계 수립 능력 또한 요구되는 NQ라 할 수 있겠다. 최근 미국의 뉴스전문 채널 CNN의 경제 자매지 비즈니스 2.0이 전 세계 50인의 석학들에게 2007년을 마무리할 때 올 한 해 잘 살았다고 자평(自評)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마인드 콘셉트를 조사했다. 5가지로 함축된 결론은 첫째, 능력보다 열정으로 살아라. 둘째, 말하기보다 듣기에 열중하라. 셋째, 실패에서 배워라. 넷째, 다른 사람을 배려하라. 다섯째, 당신 스스로를 사랑하라 등이다.이 모두 IQ보다 EQ, NQ의 내용들로 구성돼 있다. 내가 얼마나 다른 사람들을 위해 배려하고 있는지, 다른 사람의 말을 중간에 끊고 얘기하고자 나서지는 않는지, 실수나 실패가 있을 경우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에 대한 생각을 전략적으로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배양하고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노력하며 항상 정신건강을 최고조의 상태로 만들고 있는지, 다른 동료 직원들에게 항상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친구, 인간성이 좋은 직원으로 평가받고 있는지 등 추상적인 것 같지만 이런 원칙들이 삶의 기초가 될 때 다른 직원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는 등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당신의 EQ, NQ 지수를 점검하는 질문들을 스스로 던져 봄으로써 시대적 인재상을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보자.이상철·위드스탭스 대표이사약력: 1959년 경남 진주 출생. 82년 국민대 법과대학 졸업. 83년 쌍용그룹 입사. 97년 국회의원 보좌관. 99년 위드스탭스홀딩스 대표이사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