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 후 하반기 재상승 ‘전망’

2000년대 초까지 전력가스 업종은 투자자들에게 외면을 받아 왔다. 전력가스 업종의 주가 흐름이 큰 변화가 없었으며 배당도 매력적인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수익 구조가 개선되고 배당금도 증가하면서 주가도 높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전력가스 업종은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는 업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전력가스 업종의 대표 종목인 한국전력공사 주가는 2004년 중반 이후로 116% 상승,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27%포인트 상회하고 있다. 또한 한국가스공사 주가도 2002년 중반부터 2004년 중반까지 114%의 높은 상승률(코스피 대비 116%포인트 초과 상승)을 나타냈다. 이와 같은 주가 상승은 과거 전력가스 업종이 재미없는 투자처라는 투자자들의 생각을 전환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한전, 영업이익 증가세 반전 예상단기적으로도 전력가스 업종 지수는 2006년 10월부터 2007년 1월까지 4개월간 17% 상승, 동기간 코스피 상승률을 8%포인트 상회했다. 특히 한국전력공사의 주가는 동기간 21% 상승하는 호조세를 보였다. 2006년 10월 이후 한국전력의 주가가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것은 2006년 3분기부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전환하는 등 실적이 회복세를 보였으며 유가 하락,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거시 변수들도 실적에 우호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또한 2006년 연말에 단행된 전기요금 인상(평균 2.1%)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그러나 2월부터 한전 주가는 하락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전 주가뿐만 아니라 한국가스공사 도시가스 등의 주가도 약세로 전환된 상태다. 이러한 주가 조정은 한국전력공사의 4분기 영업실적 회복세가 예상에 못 미친 것이 계기로 작용했으며 가스공사의 경우 투자자들이 기대하던 해외 자원 개발 등의 가시화된 성과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관 투자가들의 포트폴리오 조정과정에서 전기가스 업종과 같이 주가 상승세가 높았던 종목들에 대한 매도세가 높았던 것도 전기가스 업종 주가 조정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현재 전력가스 업종 주가는 달리던 말이 잠시 쉬고 있다는 표현으로 함축될 수 있다. 전력가스 업종 주가는 현재 조정 국면을 거친 후 다시 상승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이는 대표 종목들인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영업실적이 2006년 하반기부터의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며 장기적으로도 규제가 완화되면서 주가가 레벨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규제 완화는 전력가스 업종의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공공재를 공급하는 전력가스업의 특성상 정부의 간섭이 완전히 배제되기는 힘들다. 이러한 정부의 규제 정도는 경제 환경, 해당 산업의 영업환경,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전력가스 업종의 영업실적은 해당 업종 고유의 실적 변수 외에 이러한 규제 정도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한전과 가스공사에 대한 정부 규제는 향후 점차 완화될 것으로 판단한다. 국내 전력가스 업종의 주가가 해외 동종 업체들의 주가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바로 규제가 상대적으로 심했기 때문이다.한국전력공사에 대한 투자 포인트는 첫째, 영업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는 점과 둘째, 전기요금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전력의 영업이익은 2003년 이후 2006년까지 3년 연속 감소했다. 이는 동기간 유가(WTI 기준)가 2003년 평균 31달러(배럴당)에서 2006년 66달러로 113% 급등했으며, 유가에 연동되는 LNG 매입 가격도 2003년 평균 43만 원(톤당)에서 2006년 62만 원으로 45% 상승했고, 석탄 도입 가격도 71% 상승하는 등 연료 구입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또한 2005년 하반기부터 2006년 상반기까지는 원자력발전소의 예방 정비가 늘어나 발전 단가가 비싼 LNG 발전량이 증가하면서 발전 비중이 악화돼 연료 가격 상승 영향이 배증돼 나타났다. 그러나 한전 영업실적은 2006년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회복세는 2007년에도 이어질 것이며 4년 만에 영업이익도 증가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원·달러 환율이 2006년에 비해 하락한 상태이며 전기요금도 인상됐기 때문이다.가스공사, 해외가스전 개발사업 ‘긍정적’한편 한전의 전기요금 조정에 대한 규제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전기요금 조정 원칙이 지켜져 왔으며, 무엇보다 정부가 과거와 달리 전기요금 조정 원칙을 적용하는데 있어 보다 용이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최근 전기요금 조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한전의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실적투자보수율이 높아져 적정 투자보수율과의 격차가 좁아짐에 따라 전기요금 필요인상률이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전기요금 필요인상률이 과거에 비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물가 상승 우려를 낮춰 주며 정치적인 압력도 낮아진다는 의미이며, 이는 요금 조정 시 저항이 낮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한국가스공사에 대한 투자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공급 마진에 대한 규제가 점차 없어질 전망이다. 향후 공급 마진이 점차 확대되면서 영업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며, 가스공사 주가 역시 점차 규제 완화의 방향성을 반영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가스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 가스전 개발 사업(E&P)이 장기적인 성장에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러한 해외 가스전 개발에 따른 긍정적 효과는 현 주가에 플러스 알파(α)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스공사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는 것은 가스공사의 투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공급 마진 확대 필요성이 다시 생겼기 때문이다. 가스공사 주가가 2004년 중반부터 2006년 중반까지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도 과거에 없던 공급 마진에 대한 규제가 생겼기 때문이며, 2007년 들어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는 것도 바로 규제 완화의 시그널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타르와 오만 등의 해외 가스전에서 유입되는 지분 투자 수익이 현재 가스요금 인하에 쓰이고 있어 주주 가치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가스전 개발 사업이 점차 가시화되면서 해외 가스전 지분 투자 수익이 가스공사의 공급 마진에 더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07년 중반쯤에는 해외 가스전 개발 사업이 가시화된 성과를 보일 전망이며, 동시에 규제완화 시그널도 나타날 전망이다.현재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본격적인 수요로 인해 2005년을 전후로 수요자 위주 시장에서 생산자 위주 시장으로 전환한 상태다. 전 세계 LNG 수요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10.6%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LNG 공급 능력은 동 기간 연평균 8.6%의 성장이 예상돼 수요 증가세에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이와 같이 LNG 수급이 타이트해짐에 따라 가스전 개발은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사안이 되고 있으며 가스전 가치도 점차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가스공사가 현재 전략적으로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또 하나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가스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가스전 사업들은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및 우준쿠이, 예멘 YNLG, 미얀마 A-1 및 A-3 등인데 이중 대부분의 광구는 탐사가 완료 단계에 있거나 완료된 상태다. 다만 개발 및 생산 단계가 남아 있다. 시장에서 가스공사의 해외 자원 개발 사업에 대해 리스크 요인이 크다는 우려가 있으나, 가스공사가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초기에는 탐사가 완료된 광구에 우선적으로 진출하고 있어 사업 추진에 따른 리스크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결론적으로 전력가스 업종의 대표 종목인 한전과 가스공사의 주가는 현재의 조정 국면을 거친 후 다시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이창목·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