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200년 기업의 힘

●윌리엄 오하라 지음/주덕영 옮김/예지/432쪽/1만9700원가족 기업에 대해 우리 사회는 상당히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부의 세습, 비민주적인 의사 결정, 부조리한 지배 구조 등이 가족 기업에 따라붙는 꼬리표들이다. 그러나 모든 가족기업이 이런 폐해를 숙명적으로 동반하는가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있다. 〈세계 장수 기업, 세기를 뛰어넘은 성공〉은 바로 이 점에 주목한다.‘이 시대에도 가족 기업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15년 전 대략 1000만 개에서 1200만 개로 추정되던 가족 기업의 수는 지금 2000만 개에 이르고 있다. 또 1990년대 경영이 방만해져 통제가 불가능해 보이던 것이 더 건전하고 현명한 사람들에 의해 윤리적이며 핵심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더욱 놀라운 사실은 가족 기업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1980년대에 이미 전 세계 교역량의 75~90%가 이들에 의해 거래됐다. 가족 기업은 세계 경제의 소수가 아닌 주류인 것이다. 사정이 이쯤 되면 가족 기업에 대한 연구가 최근에야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이상하기까지 하다.책은 20개의 가족 기업을 소개한다. 14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의 콘고구미, 600년 전통의 포도주 명가인 이탈리아의 마르케지 안티노리, 총의 대명사인 이탈리아의 ‘베레타’, 상류사회를 매혹시킨 보석 업체 ‘멜레리오 디 멜레르’, 네덜란드 무역업의 산증인 ‘반 에이헌 인터내셔널’, 캐나다의 맥주 업체인 ‘몰슨’ 등이 대표적이다.이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물론 가족 기업이란 점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모두 200년 이상 번영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100년 기업이 되기도 어려운데 200년이라니, 이들에게 뭔가 특별한 비밀이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두 세기를 버틴 그들의 저력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가족 고유의 가치관을 중시할 뿐만 아니라 멀리 내다보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경향이 많다. 변화에 순발력 있게 대응할 줄 알며, 회계 처리에는 보수적이고, 사업에 대해서는 남다른 정열을 갖고 있다.’미국 브라이언트 대학의 가족기업연구소장인 저자는 세계 곳곳의 ‘200년 기업’들을 직접 찾아가 자료를 수집하고 관계자를 인터뷰해 이 책을 엮었다. 이론보다는 취재의 땀 냄새가 짙게 묻어난다. q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이노베이터의 10가지 얼굴〉톰 켈리·조너던 리트맨 지음/이종인 옮김/세종서적/1만6000원혁신가는 어떤 존재일까. 마케터, 엔지니어, 프로젝트 관리자 등의 단어로 혁신가의 역할을 온전히 표현할 수는 없다. 그들은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책은 한두 가지의 카테고리로 묶을 수 없는 혁신가의 면모를 10가지로 정리한다. 문화인류학자 실험자 협력자 디렉터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최고의 혁신가가 되기 위해 이 10가지 모두에서 최고가 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고른 점수를 받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거대기업의 종말〉로버트 토마스코 지음/나중길 옮김/토네이도/356쪽/1만8000원기업의 성장에 대한 인식 전환을 주문한다. 무엇보다 외형의 확대를 성장과 동일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단언하다. 크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진정한 성장은 ‘확대’가 아니라 ‘전진’이라고 주장한다. 현재의 한계를 뛰어넘어 한 걸음 더 나가는 것이 성장이라는 얘기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최고경영자의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지각 능력, 목표 의식, 사실 확인 등의 능력이 필수라고 말한다.〈우리와 그들, 무리짓기에 대한 착각〉데이비드 베레비 지음/정준형 옮김/에코리브르/510쪽/2만 원‘편 가르기’는 인간의 본성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한다. 내 편 네 편으로 무리지어 자신만이 옳고 다른 편은 그르다고 매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자신의 편이 옳다고 긍정하는 것은 ‘착각’에 불과하다. 무리 짓기에 의한 정체성은 ‘부족적’ 감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책은 인류학에서 신경과학에 이르는 다양한 학문의 연구 결과를 통해 부족적 감각의 형성과 과정, 결과를 탐색한다.〈환상동화〉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김재혁 옮김/하늘연못/340쪽/1만 원현대 독일문학 대가들의 단편들을 모았다. 독일의 문예비평가인 요하임 발터가 프란츠 카프카, 라이너 마리아 릴케, 베르톨트 브레히트, 로베르트 무질 등 24명의 문호들의 작품을 하나로 묶은 것. 생과 소멸, 법과 인간, 사랑과 열정, 소외와 부조리 등 주제는 다양하지만 강렬하고 몽환적인 동시에 현실적이란 공통점이 있다. ‘동화’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분명 성인의 ‘읽을거리’다.경제·경영 베스트셀러(1.25~1.31)1. 청소부 밥/토드 홉킨스·레이 힐버트 지음/신윤경 옮김/위즈덤하우스/1만 원2.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정철진 지음/한스미디어/1만2000원3. 밀리언달러 티켓/리처드 파크 코독 지음/김명철 옮김/마젤란/1만 원4. 배려-마음을 움직이는 힘/한상복 지음/위즈덤하우스/1만 원5. 부의 미래/앨빈 토플러·하이디 토플러 지음/김중웅 옮김/청림/2만4800원6. 컬처 코드/클로테르 라파이유 지음/김상철·김정수 옮김/리더스북/1만3000원7.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정지영 옮김/한국경제신문사/9000원8. 한국의 기획자들/기획이노베이터그룹 지음/토네이도/1만2000원9. 이숙영의 맛있는 대화법/이숙영 지음/스마트비즈니스/1만1000원10. 사람에게서 구하라/구본형 지음/을유문화사/1만2000원 (집계: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