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대륙 속 ‘무지갯빛 신시장’
여기, 아프리카 맞아?부시맨과 사자가 밀림을 누비는 아프리카를 상상했다면 ‘충격’을 받을지 모른다. 무엇이든 상상했던 것 이상이기 때문이다.남아공은 아프리카 속 유럽이다. 오랜 백인 통치의 산물이다.물론 아프리카 전통도 숨쉬고 있다. 두 문화가 오묘하게 공존한다.〈한경비즈니스〉는 창간 11주년 기획으로 ‘입체분석-포스트 브릭스’를 연재하고 있다.1편 터키에 이어 ‘레인보 컨트리’ 남아공의 오늘과 내일을 짚어 본다.요하네스버그·케이프타운(남아공)= 박수진 기자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에 처음 발을 딛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탄성을 지르게 된다. 빼어난 자연에 한 번, 놀라운 도시 인프라에 또 한 번, 도로에 즐비한 세계 명차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아프리카지만 아프리카가 아닌’ 나라가 남아공이다.‘아프리카 속 유럽’으로 불리는 남아공은 포스트 브릭스 국가 중에서도 단연 대표주자라 할 만하다. 천혜의 든든한 보유 자원에 야심 찬 신경제 정책, 청명한 지중해성 기후, 정치적 안정, 인종 간 화합 등이 여러 지표를 ‘낙관’으로 바꿔 놓은 지 오래다.실제로 남아공은 아프리카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핵심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 자체가 ‘지구촌 마지막 황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남아공의 질주가 눈부시다. 지난 1994년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 철폐 이후 경제 제재 조치 해제를 계기로 1999년부터는 장기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지금은 아프리카 국내총생산(GDP)의 27%, 상품 교역액의 23%(2004년 기준)를 점유하며 명실상부한 아프리카 경제의 동력으로 떠올랐다.남아공 정부의 경제성장 의지는 대단하다. 지난해 2월 발표한 신경제 정책은 2014년까지 연평균 6%의 성장률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남아공의 산업 기반은 광산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이다. 모두 세계 정상급의 경쟁력을 갖췄다. 광산은 일찍이 발전, 남아공 수출액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또 자동차는 남아공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 BMW 벤츠 도요타 등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잇따라 생산 기지를 만들고 있다.남아공의 미래는 2010년 월드컵 개최를 통해서도 가늠할 수 있다. 요하네스버그 등 9개 도시에서 5개 경기장이 신축 중이며 OR탐보국제공항(옛 요하네스버그국제공항)과 케이프타운국제공항도 확장 공사가 한창이다. 미국 컨설팅기관인 그랜트손튼과 세계 4대 회계법인인 KPMG는 남아공 월드컵의 경제 효과를 각각 70억 달러, 60억 달러로 내다봤다. 특히 건설 통신 관광 산업이 최대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다.남아공에 먼저 진출한 한국 기업 관계자들은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고 ‘반드시 공략해야 할 시장’으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김균섭 주남아공 대사는 “중국 일본이 아프리카에 공들이는 반면 한국은 너무나 무심했다”면서 “자원 확보, 신시장 개척을 원한다면 꼭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건 KOTRA 요하네스버그 무역관장도 “남아공은 중후장대형 대기업 시장”이라고 말하고 “무궁무진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