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차 갠 후 맑음’…현대차 1순위

2006년 세계 자동차 업종의 주가는 전반적으로 매우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월드 오토 인덱스(World Auto Index ·BWAMI)는 2006년 12월 20일 현재 연초 대비 30.2% 상승, 주요 주가지수들의 연중 상승 폭을 크게 상회했다. 전반적으로 시장상황이 크게 변한 것은 아니지만 GM을 중심으로 한 미국 업체들의 구조조정 시도, 유럽계 업체들의 실적 안정화, 환율을 배경으로 한 일본 업체들의 고수익·성장성이 주가에 반영된 결과라고 판단된다.시장점유율 확대 지속하지만 2006년 세계적인 자동차 업종의 주가 상승세 속에서 한국은 철저히 소외됐다. 현대차와 기아차(각각 연초 대비 29.5%, 48.6%나 주가 하락)의 주가 약세를 중심으로 KRX 오토모빌 섹터 인덱스(Automobile Sector Index)는 연초 대비 22.8% 하락하며 12월 20일 현재 753.9에 머물러 있다. 30.2% 상승한 월드 오토 인덱스는 물론이고, 각각 연초 대비 18.0%, 30.8%, 19.2%씩 상승한 미국 유럽 일본의 오토 인덱스와 연초 대비 4.6% 상승한 KOSPI를 감안하면 2006년 한국 자동차 업종은 국내외적으로 매우 부진한 투자 대상이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2006년 한국 자동차 업종 주가의 상대적 부진은 크게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전 세계 자동차 주가의 밸류에이션 평준화에 따른 완성차 주가 하락. 둘째, 환율로 대표되는 대외변수 움직임에 대한 반응. 셋째, 현대차그룹 고유의 부정적 요인이 그것이다.특히 전 세계 자동차 주가의 밸류에이션 평준화 및 환율에 대한 반응은 한국 자동차 업종도 이제 세계 자동차 업종 대비 상대적 투자 매력도가 고려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해 주목할 만하다. 연초 213억 달러로 GM, 포드를 넘어 폭스바겐을 능가하는 시가총액을 기록했던 현대차는 이미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5위권으로, 개별적인 투자 매력에서 벗어나 세계적으로 상대적 매력도가 평가될 수 있는 규모였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자동차 업체의 주가는 2005년의 밸류에이션 레벨 업(level-up)으로 크게 상승, 2006년에는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것이다.한편 2006년 자동차 업종 주가는 여전히 환율이 주가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할 수 있다. 비자금 스캔들과 파업 장기화라는 현대차그룹 고유의 불확실성도 2006년 자동차업종의 부진을 부추겼다. 2006년 3월말 불거진 현대차그룹의 비자금 스캔들은 이후 최고경영자(CEO)의 구속 및 석방까지 약 4개월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략의 차질, 소극적 마케팅 활동 등 전반적인 영업 활동이 크게 위축됐던 만큼 투자 심리를 훼손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 연중 산발적 혹은 집중적으로 전개된 파업은 전반적인 산업 실적 악화와 더불어 주가 회복의 주요한 걸림돌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2007년 자동차 업종은 2006년 부진을 야기했던 변수들의 영향력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해외 현지화를 통한 효과적인 생산 능력 확대와 라인업 확장을 기반으로 구조적인 점유율 상승세가 지속되는 등 한국 자동차산업의 근본적인 성장 과정이 유지되는 가운데 상대적 투자 매력도 및 일시적 불안 요인의 해소 여부가 핵심적 투자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이러한 측면에서 2007년 자동차 업종 주가는 양호한 이익 성장을 바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회복되고, 일시적 불안 요인들이 소멸돼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환율 안정과 더불어 불리해진 환경을 극복하며 영업수익성이 회복되고, 일시적 영업외수지 악화로 위축된 순이익도 개선되는 등 현대차의 이익 성장성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낮아진 밸류에이션 수준이 현대차의 투자 매력을 개선시키고, 전반적인 업종 투자 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다.현대차 수익개선 효과 긍정적이와 같은 평가를 전제로 2007년은 2006년과 달리 자동차 업종의 주가가 회복되며 차별화된 수익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초에는 현대차를 중심으로 완성차에 집중하고, 부품주는 1분기 이후 투자를 검토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라 판단된다. 이는 부품 업계의 향후 수익성에 다소 불확실성이 있어 보이는 데다 전반적으로 부품주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소멸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따라서 연초 현대차를 톱 피크(Top pick)로, 부품주의 경우에는 밸류에이션 매력보다는 모멘텀 매력을 중심으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대차그룹의 전략에 따라 고성장을 수반한 구조 변화가 예상되는 현대오토넷 카스코, GM-DAT의 성장 수혜가 기대되는 S&T대우 동양기전 정도에 제한적 관심을 두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특히, 현대차는 부진했던 자동차 업종의 투자 심리를 주도하며 2005년 말 9만8400원으로 시작한 주가가 2006년 12월 20일 현재 6만8500원으로 2006년 연중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KOSPI가 4.6%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연중 약 35%포인트의 마이너스 초과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2007년에는 다시 투자 매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먼저 전 세계 자동차 업체 주가의 밸류에이션 평준화 작업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현대차의 이익 성장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시 현대차가 대외적으로 저평가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는 2007년 연간 940원대 이상에서 환율이 유지되고 2006년 절정에 달했던 파업 영향이 2007년에는 완화될 것을 가정한 것이다. 환율 및 파업에 대해 속단할 수는 없지만, 비자금 스캔들과 같은 치명적인 투자 심리 위축 요인이 없는 가운데 여타 변수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지속되고 있는 수익구조 개선 노력이 가시화되며 주가 역시 견조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판단이다.2007년 현대차의 생산·판매는 총 170만9000대로 예상되고 있으며, 2006년에 이어 2007년에도 4%대의 평균 ASP상승률을 유지해 30조2056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1조9003억 원으로 35%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1%포인트 이상 개선되며 6%를 초과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와 같은 영업수익성 개선은 원가절감 노력의 결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06년 1분기를 정점으로 하락하고 있는 재료비 비중이 파업 등의 영향으로 부각되지 못했으나 2007년에는 판매량 증가에 따라 주요한 실적 개선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6년 기아차 주가 하락에 따라 크게 훼손된 영업외수지가 뚜렷이 개선되며 경상이익 성장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결국 2006년 5540원으로 주저앉은 주당순이익(EPS)은 다시 8274원으로 상승하며 밸류에이션 매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