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푸드로 성공시대 ‘활짝’ 열어

경치 좋은 의왕시의 백운호수를 감싸고 도는 순환도로변에는 다양한 카페와 음식점이 즐비하다. 맑고 경치가 수려한 이곳에 가수 최진희(47)가 운영하는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퓨전 한정식’이 있다. 올해 9월 오픈, 이제 석달째 접어들고 있지만 이 일대에서는 이미 꽤 유명해진 곳이다.그녀를 만나기 위해 음식점을 찾았다. 메인 메뉴가 한식이니 전통적인 한옥 스타일의 음식점일 것이라 생각하고 입구에 들어섰는데, 예상과 달리 프로방스풍의 세련되고 아기자기한 카페가 기다리고 있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니 메인 음식점이 나왔다. 사방을 감싸고 있는 시원한 통유리를 통해 백운호수의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탁 트인 공간에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였다.“처음 전문가들에게 인테리어를 맡겼는데 한식집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는지 아주 전통적인 한옥 스타일로 내부를 꾸몄더라고요. 제가 생각했던 매장 이미지와 180도 다른 컨셉트였죠. 다 뜯어내고 처음부터 다시 인테리어를 시작했어요. 이번에는 제가 직접 나섰죠. 가구의 색깔 하나까지 꼼꼼하게 체크해가며 전체적인 인테리어 컨셉트를 잡았고, 남편이 인부들을 사서 제가 말한 스타일대로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공을 많이 들였기 때문에 계획했던 것보다 오픈이 늦어졌지만 그래도 잘한 일이라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으로 꾸미고 싶었거든요. 단순히 식사만 하고 가는 게 아니라 편하게 수다 떨며 쉬다 갈 수 있는 편안한 곳이 사랑의 미로예요.”웰빙 컨셉트 내세워 승부집안에 헬스장을 꾸며놨을 정도로 건강을 꼼꼼히 챙기는 그녀. 평소 건강에 좋은 토속 음식에 관심이 많았고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 천연재료로 만든 다이어트 음식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음식점 오픈을 준비하며 컨셉트로 잡은 건 건강에 좋은 웰빙 스타일의 퓨전 한식. 메뉴는 그녀가 평소에 좋아하는 것들로 준비했다. 모든 음식은 천연 재료로 만들며 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과일 소스 등으로 단맛을 낸다.메뉴는 삼합, 보쌈, 활어회 등의 일품요리와 3가지 코스 요리로 구성돼 있다. 재미있는 건 메뉴 이름이 그녀의 노래 제목이라는 사실. 점심 메뉴인 ‘사랑의 미로’ 정식은 가장 저렴한 1만7000원, ‘물보라’ 정식은 2만2000원, ‘꼬마인형’ 정식은 3만6000원이다. 퓨전이라는 컨셉트에 맞게 불고기, 탕평채 등의 한식 요리와 캘리롤, 연어쌈 등의 서양식 요리가 믹스돼 있는 것이 특징.모든 메뉴는 코스 요리로 깔끔하게 서빙한다. 3~4번에 걸쳐 음식이 차려지는데 마지막에는 된장찌개와 돌솥밥이 나온다. 음식은 자극적이지 않은 깔끔한 맛. 오픈 전 주방장과 여러 차례 맛 테스트를 거쳐 탄생한 메뉴들이다. 건강에 좋은 다이어트 음식인 연어쌈과 들깨쌈, 식이 섬유가 많은 탕평채나 우엉잡채, 단백질이 풍부한 소의 살코기로 만든 찹쌀 구이 등 하나 하나 건강과 웰빙에 딱 들어맞는 메뉴들로 준비했다.오픈 초기부터 별다른 어려움 없이 지금까지 꾸준히 매출이 상승하고 있는데 평일 점심의 경우 예약하지 않으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150여 석이 꽉 들어찰 뿐만 아니라 각 테이블마다 손님이 두 팀 정도 다녀가니 어림잡아 짐작해도 한 달 매출이 꽤 된다. 점심 손님은 여자들이 대부분. 저녁과 주말에는 가족 단위와 모임 등의 단체 손님들이 주류를 이룬다.뜨내기손님을 단골손님으로“음식 맛있게 하고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서비스하기 때문 아닐까요? 테이블 사이 간격이 넓어 손님이 꽉 들어차도 복잡하거나 번잡스럽지 않은 것도 이유일 수 있겠죠. 편안한 분위기에서 좋은 서비스 받고 맛있는 음식 먹을 수 있으니까 손님들이 많이 찾으시는 것 같아요.”개업 초기 별다른 홍보 활동을 하지 않았다. 오픈 기념으로 두달 동안 사인한 CD를 선물로 준 것이 홍보의 전부라고 말해도 될 정도. 대신 방송 덕을 많이 봤다. MBC와 KBS, SBS 등 공중파 방송에서 그녀의 웰빙 푸드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방송됐는데 이를 보고 물어물어 찾아온 손님들이 꽤 많았다고. 그러나 방송을 보고 온 손님들은 뜨내기 손님이 될 확률이 많다. 이들을 단골손님으로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맛에 있다.퓨전 스타일이지만 남녀노소 모두 좋아할 만한 메뉴로 구성돼 있고, 여러 번 먹어도 질리지 않는 담백하고 깔끔한 맛에 반한 손님들이 단골손님으로 정착했고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많이 났다고. 관광지 주변에 있는 음식점들의 경우 지나가다 들르는 손님이 많은 반면 사랑의 미로는 미리 알고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이 정도의 고정 손님을 확보하고 있으니 매출이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것은 당연한 일.연예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이라는 게 프리미엄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굉장히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말한다. 다른 음식점보다 맛, 서비스 모든 면에서 월등해야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사랑의 미로를 운영하며 스스로 다짐한 것이 내 양심을 속이지 말자였어요. 내가 먹는 음식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청결하고 건강한 음식을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어요.”사랑의 미로를 운영하는데 남편은 가장 큰 조력자다. 전체적인 관리와 경영, 운영 등은 남편이 거의 도맡아주고 있다. 대신 음식 맛과 서비스 등의 손님들과 직결되는 부분은 깐깐하게 그녀가 모든 것을 체크한다.스케줄이 없는 때는 매장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다. 테이블마다 돌며 손님들과 인사하고 불편한 점은 없는지 직접 체크한다. 음식점이라는 게 여자를 상대로 하는 일이라 재미있을 것 같았고, 여자들끼리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시간이 즐겁다고 말하는 그녀. 그 말을 입증하듯 그녀가 인사하며 지나는 테이블마다 유쾌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