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마케팅은 싹 잊어라’
●신병철 지음/살림/224쪽/1만2000원뉴욕의 한 거리. 길을 가던 한 젊은 여성이 갑자기 치맛자락을 들어올렸다. 행인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그녀의 엉덩이에 꽂혔다. 팬티가 보였고 그 위엔 ‘New York Health & Racquet Club’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그녀의 정체는 뉴욕의 한 헬스클럽을 선전하는 도우미였다. 이 ‘사건’은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왔다. 뜨거운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이 헬스클럽의 홈페이지에 무려 100만 명이 접속을 시도했고 CNN 방송에도 보도됐다. 몇 푼의 비용으로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본 것이다.‘우리가 배워왔던 마케팅 기법은 1960년대에 필립 코틀러 등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21세기는 1960년대와는 확연히 다른 시대입니다…. 마케팅에도 새로운 시도가 필요합니다.’〈돌연변이 마케팅〉은 기존의 마케팅 기법은 모조리 낡았다고 선언한다.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다. 과거의 방법으로는 도저히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먼저 미디어 환경이 달라졌다. TV 신문 라디오 등 기존 미디어의 힘이 형편없이 약해져 비용 대비 광고 효과가 턱없이 축소됐다. 전에 없이 경쟁도 거세졌다. 수많은 광고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손에 꼽힐 정도다. 소비자도 전과 다르다. 1인 미디어 등 새로운 매체를 통해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한다.결론은 간단하다.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고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의 엉덩이 마케팅처럼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 책이 말하는 ‘돌연변이 마케팅’이 바로 그것이다. 변화된 환경에 맞춰 독특하게 진화된 마케팅 기법이다. ‘돌연변이 마케팅’은 표현 자체는 낯설지만 이미 일상을 파고들고 있으며 히트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책은 주장한다. 소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처음처럼’이 대표적인 예다.책은 ‘21세기의 대표적인 마케팅 기법으로 자리 잡게 될’ 돌연변이 마케팅의 특징과 전략을 소개한다. ‘더 빠르게, 더 소비자 지향적으로, 더 직접 행동 유발적으로’가 핵심이다. 게릴라 마케팅, 구전 마케팅, 브랜드 커뮤니티 등 다양한 유형의 ‘돌연변이’를 성공적으로 배양할 수 있는 6단계의 원리도 다루고 있다. 풍부한 국내 사례를 통해 낯선 이론을 친근하게 풀어 놓았다. q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경제·경영 베스트셀러(12.7~12.13)1.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정철진 지음/한스미디어/1만2000원2. 밀리언달러 티켓/리처드 파크 코독 지음/김명철 옮김/마젤란/1만 원3. 청소부 밥/토드 홉킨스·레이 힐버트 지음/신윤경 옮김/위즈덤하우스/1만 원4. 강방천과 함께 하는 가치투자/강방천 지음/휴먼앤북스/1만2000원5.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정지영 옮김/한국경제신문사/9000원6. 앞으로 10년, 부자될 기회는 주식에 있다/김준형·이학렬 지음/더난/1만5000원7. 부의 미래/앨빈 토플러·하이디 토플러 지음/김중웅 옮김/청림/2만4800원8. 부자가 되려면 채권에 미쳐라/심영철 지음/한국경제신문사/1만1000원9. SERI 전망 2007/홍순영·전영재 외 지음/삼성경제연구소/1만4000원10. 배려-마음을 움직이는 힘/한상복 지음/위즈덤하우스/1만 원 (집계: YES24)〈빈털터리 세대 - 2030세대 왜 이렇게 살기 힘든가〉타마라 드라우트 지음/에밀리 문 옮김/오픈마인드/1만1000원경제적인 궁핍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의 2030세대를 분석했다. 취업도 어렵고 내 집 마련도 이루기 힘들고 빚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젊은이들이 무능하고 게을러서가 아니라 사회구조가 불평등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신경제, 세계화, 정글 자본주의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것. 정치적 변혁을 통해 구조적인 빈털터리 신세를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재테크 등 현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미래 계획도 실었다.〈디자인으로 미래를 경영하라〉크레이그 M. 보겔 외 지음/정국현 외 옮김/럭스미디어/1만5000원제품의 외양을 뜻하는 ‘디자인’이 아니라 ‘혁신’에 대한 책이다. 미래를 위해 어떻게 혁신을 디자인할 수 있는지 소개한다. 혁신의 원리를 알면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품과 기업의 혁신은 디자인 엔지니어링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가 통합된 결과물이므로 혁신은 컨설팅이 아니라 기업의 전 구성원의 참여를 통해 이뤄진다고 주장한다.〈탁월함의 함정〉데이비드 모즈비 외 지음/박선영 옮김/21세기북스/184쪽/1만 원한때 탁월한 방법으로 탁월한 실적을 낸 기업이 허무하게 쓰러진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너무나 훌륭한 ‘성공’의 기억이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책은 지적한다. 그 결과 일을 더 잘하게 됐는데 성과는 줄고 성과가 설혹 증가했다고 해도 가치는 제자리걸음인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탁월함이 함정이 된 셈이다. 소설의 형식을 빌려 기업의 위기관리법을 소개한다.〈뜻밖의 세계사〉엄창현 지음/페이퍼로드/368쪽/1만3000원인물로 본 세계사다. ‘한 인간의 삶은 동시대 문화사의 등신대 거울’이라는 관점에서 역사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인물들의 ‘세상사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하지만 책이 초점을 맞춘 것은 ‘위인의 업적’이 아니다. ‘사람’이다. 시각을 달리하니 ‘뜻밖의 세계사’가 보인다는 것이다. 마타하리, 체 게바라, 히틀러, 카사노바, 엥겔스 등 문제적인 인물들이 주요 관찰 대상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