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환상·단기투자 성향 ‘버려라’

반면교사(反面敎師)란 말은 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가르침을 얻는다는 뜻이다. 1960년 중국 문화대혁명 당시 마오쩌둥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그는 부정적인 것을 보고 긍정적으로 개선할 때 그 부정적인 것을 반면교사라고 했다.고대 그리스 우화작가인 이솝도 “자기 자신의 불행에 의해 배우기보다 남의 불행에 의해 배우는 편이 낫다”고 말한 적이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른 사람들의 잘못된 행동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실제 교육학에서는 이러한 접근방법의 교육이 매우 효과가 높다는 얘기도 있다.펀드투자가 일상화될 정도로 저변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잘못된 인식 또한 적지 않다. 잘못된 펀드투자 습관을 통해 올바른 투자 방법을 되짚어보자.펀드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잘못은 첫째, 주가의 움직임과 같은 방향으로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즉 주가가 오르면 펀드에 가입하고 주가가 떨어지면 손해를 피하기 위해 펀드를 환매한다. 투자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성공하는데 오히려 거꾸로 하는 셈이다.단기적으로 주가의 향방을 예측해서 투자하려다 보니 자주 ‘엇박자’가 날 수밖에 없다. 주가가 많이 올라서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때는 이미 비싼 경우가 많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져서 환매하고 싶을 때는 오히려 싼 경우이거나 상승하기 전일 때다. 주가가 지지부진하거나 하락했을 때가 투자의 적기인 것이다.둘째, 수익률이 좋은 펀드에만 투자하려는 것이다. 미국의 세계적인 펀드회사인 뱅가드의 설립자 존 보글은 “요즘은 컴퓨터 단말기만 두들기면 즉시 모닝스타가 제공하는 펀드 실적을 알아볼 수 있게 됐다”면서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과거의 실적뿐이어서 투자자들은 ‘백미러만 보고 오토바이를 몰고 가는 잘못’을 범하기 쉬워졌다”고 말했다.각종 언론이나 펀드평가회사 자료 등을 통해 펀드수익률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다 보니 투자자들은 과거 수익률만 보고 펀드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1~2년 높은 성과를 올린 펀드는 시장의 유행을 잘 좇아가는 펀드일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의 주가는 배당주, 성장주, 중소형주 등으로 각각 주기를 보이면서 움직인다. 따라서 반짝 높은 성과만 보고 펀드를 선택했다가는 자칫 ‘뒷북’ 투자가 될 확률이 높다. 오히려 한해 동안의 성과경쟁에서 한번도 1등은 못했지만 꾸준히 상위에 오른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셋째, 확실한 투자목표 없이 덥석 투자부터 한다는 점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저 ‘많이 벌면 벌수록 좋다’, ‘여윳돈을 남들 하듯 불리고 싶다’는 식으로 막연하게 투자한다. 이러다 보니 작은 ‘바람’에도 이리저리 휩쓸리기 쉽다. 이들은 자신이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하락했다는 신문기사만 봐도 불안감에 빠진다. 그러다가 성과가 더 안 좋아지면 성급하게 펀드를 환매해 버리곤 ‘손실을 줄였다’면서 자신을 위로한다.많은 사람들이 투자 자금의 성격을 물어보면 ‘여윳돈’이라고 한다. 뚜렷한 사용처가 없고 일정 부분 손해가 나도 크게 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뜻으로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세상에 ‘여윳돈’이라는 것은 없다. 단지 돈을 가진 사람이 사용처를 정하지 않았을 뿐 어디엔가 쓸 곳이 있기 마련이다.흔들리지 않고 투자의 세계에서 마지막까지 웃기 위해서는 자신의 투자목표를 뚜렷하게 해야 한다. 투자 목표는 어떻게 세워야 할까? 올바른 투자 목적이란 근본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근본적이고 수치화된 투자 목표라야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투자 기간과 투자 전략 등을 계획할 수 있기 때문이다.유행 따라가는 투자 금물넷째, 펀드의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투자하는 경우다. 강연장 등에서 투자자들을 만나다 보면 의외로 자신이 투자한 펀드가 어디에 어떻게 투자되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언론이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막연하게 펀드 이야기를 듣고 은행이나 증권사 지점에 방문했다가 지점 직원이 추천하는 펀드에 덜컥 가입한 것이다.세계 최대 펀드인 마젤란펀드를 성공적으로 운용한 ‘월스트리트의 영웅’ 피터 린치는 “사람들은 부동산에서 돈을 벌고 주식에선 돈을 잃는 이유가 있다”며 “그들은 집을 선택하는 데는 몇 달을 투자하지만 주식 선정은 수분 안에 해버린다”고 지적했다. 최소한 냉장고나 텔레비전을 고를 때만큼이라도 비교해 보고 선택해야 한다.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펀드 수가 많다. 따라서 어느 자산에 어떤 전략으로 투자하는지, 과거 수익률은 어땠는지, 펀드매니저와 운용사는 어떤 곳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펀드투자의 결과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책임하에 하는 것이므로 가입 시 꼭 펀드의 약관, 투자설명서 등을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다섯째, 펀드를 이리저리 옮겨 다닌다는 것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펀드 투자를 마치 주식 투자하듯 한다. 어떤 종목이 오를 것인가 정보를 얻어서 투자하려는 것처럼 펀드투자 역시 유망한 펀드를 찾으려고 한다. 투자자들이 ‘요즘 어떤 펀드가 투자할 만한가요?’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다. 유행을 따르는 투자는 결국 실패할 확률이 높다. 유행이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물론 한두 번 유행 예감이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여러 번 유행을 좇다 보면 결국 엇박자가 날 수밖에 없다. 투자의 세계는 아무리 과거 높은 수익을 올렸다고 하더라도 한번 실수로 모든 성과가 날아가 버릴 수 있는 곳이다. 유행을 좇다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유행을 좇기보다 손실을 줄이려는 투자 자세가 더욱 바람직하다.이렇게 손실을 줄이는 대표적인 투자 자세가 바로 분산투자다. 어떤 펀드가 앞으로 유행할 것인가를 무모하게 예측하지 않고 여러 스타일의 펀드에 나눠서 투자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유행이 달라지더라도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실 펀드와 같은 금융상품에 대한 유행은 상당부분 인위적인 면이 많다. 대형 금융기관에서 특정 상품을 내놓으면 어김없이 신문 등을 통해 그 상품이 유망 상품으로 추천된 기사가 나온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q민주영·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watch@miraeasset.com돋보기 / 좋은 펀드를 선택하는 5가지 체크포인트수탁고 증가하고 오래된 상품 ‘GOOD’첫째, 펀드수익률이 시장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즉 ‘주가가 오르면 내 펀드의 수익률은 얼마나 올라가겠구나’라는 짐작이 가능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주가가 올랐는데 수익률이 떨어지는 등 수익률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는 펀드는 좋지 않다.둘째, 펀드 수탁고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 만일 펀드의 수탁고가 줄어든다면 수익률이 하락하거나 또 다른 이유 때문에 투자자들이 펀드를 떠난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수탁고 추세가 어떤지 확인하고 급격한 변화가 생기고 있는 펀드는 피하는 것이 좋다.셋째, 이미 장기로 운용돼 운용능력이 검증된 것이 좋다. 옷은 새 옷이 좋지만 펀드는 오히려 설정된 지 오래된 것이 더 좋다. 오래돼 검증됐다는 것은 수익률보다 운용전략의 일관성에 대한 것이다. 수익률은 주가나 금리에 따라 오르거나 떨어질 수 있다. 주가나 금리의 오르내림과 관계없이 투자자와 미리 약속한 운용전략을 꾸준히 유지해 왔는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넷째, 운용 및 판매 보수 등의 비용이 다른 펀드에 비해 과도하지 않아야 한다. 이왕이면 비용이 적은 저렴한 펀드가 좋다. 가입할 때 먼저 판매보수(선취판매수수료)를 받고 해마다 받는 보수는 적게 받는 펀드가 그렇지 않은 펀드보다 장기 투자할 때 유리하다.다섯째,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안정적이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운용전략으로 잘 운용돼 왔다고 하더라도 펀드매니저나 사장(CEO)이 자주 변경된다면 펀드성과 자체도 영향을 받는다. 운용조직이 큰 변화 없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자산운용사의 펀드가 좋은 펀드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