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불균형 극심… 상승세 ‘번쩍 번쩍’

2005년 상승세를 나타냈던 금(Gold)시장은 올해 들어서도 꾸준한 오름세를 지속해 연초 대비 15% 정도의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이란 핵문제, 나이지리아 정정불안 요인 등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불안요인으로 인해 안전자산에 대한 금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유가 강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연초의 견고한 세계경제 성장 전망과 함께 달러화 약세 등 금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들이 여전한 상황이다.최근 일시적인 금가격 하락은 연초 대규모 펀드들이 이익실현에 나선데다 세계경제 성장둔화에 따라 원유수요가 감소했고 지정학적 불안요인이 해소될 가능성이 커지는 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실 금가격의 변동성은 이전보다 커지고 있는 추세다. 시장참여자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격예측 또한 어려워지고 있다. 그렇다면 향후 5년 후 금 투자를 고려해 볼 때 어떤 요인이 금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이에 대한 전망을 조심스럽게 해본다.첫째는 미국 달러와 금리요인이다. 미국경제의 불확실성과 경제둔화, 유럽과 일본경제성장이 맞물리면서 달러화의 약세가 전망된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의 금리인상 기조가 조만간 마무리 단계에 다다를 것이란 분석이 대두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금가격 상승압력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에 보이는 금가격 하락은 연초 과도한 상승에 대한 조정장세 내지 펀드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보인다.둘째는 지정학적 요인이다. 올 들어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불안요인이 지속되면서 금가격이 올랐다. 그러나 대테러전에 피곤해진 미국 내 정서변화와 이란 핵문제 해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자원민족주의 확산과 지정학적 불안요인의 재발 가능성은 언제든지 유가상승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금가격 상승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지정학적 요인은 금가격 변동폭을 확대하는 역할을 할 뿐이며 추세전환 요인은 아니다.셋째는 수급요인을 들 수 있다. 세계 최대 금 생산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생산량은 최근 수년간 감소세를 지속해 1923년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고정환율제 폐지에 따른 위안화 상승으로 중국의 금 소비력 증대는 금가격을 크게 상승시키고 있다. 최근 금가격 상승으로 보석용 수요는 감소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금 투자 및 산업용 수요증대로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그렇지만 2004년 이전까지 5년여 동안 약세를 보였던 금에 대해 많은 생산기업들이 공급증대를 위한 광산개발 등의 프로젝트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2005년부터 시작된 금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금 생산량은 증가하지 못해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이다.넷째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 보유 변화다. 지난해 남아공, 러시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고에서 금 보유량을 늘릴 것이란 계획을 발표한 이후 올해도 많은 국가들이 달러화 대신 금의 비중을 확대할 계획에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귀금속 보유량을 4배나 늘릴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마지막으로는 투자 및 투기매수세가 있다. 최근 금가격 상승을 지지했던 기본요인이 있었지만 상승폭을 배가시켰던 것은 무엇보다 투기자본이었다. 가격 강세 요인에 따른 시장 상승 심리가 작용하면서 투기자금이 금시장에 대규모로 유입하며 버블논란마저 일으켰다.이같이 귀금속 시장에 5가지 중요한 요소들에 의해 과거보다 복잡다양한 가격변동성을 나타내고 있으며 향후에도 예상치 못한 추가 요인들에 의해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현재 5년 후 금가격의 전망을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높은 변동성과 일부 예상치 못한 변수에 의해 가격이 급등락하더라도 금을 포함한 귀금속 시장은 과거보다 높은 가격 수준을 보이고 있고 장기적 추세 역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민경섭·삼성선물 상품선물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