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무대서 큰 감동 선사할 터’

“아기자기하고 가슴 따뜻해지는 소극장 무대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몰라요.”뮤지컬 〈아이다〉, 〈미스 사이공〉 등 최근 연이어 대작 뮤지컬에서 굵직한 캐릭터를 맡아온 배우 이건명(34)이 뮤지컬 〈아이 러브 유〉 시즌3로 오랜만에 소극장 무대에 선다. 그는 〈미스 사이공〉을 끝마치고 곧바로 10월 초부터 시즌1과 시즌2에서 남경주가 맡았던 ‘남자2’를 연기할 예정이다.“제가 원래 작은 무대를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관객뿐만 아니라 배우도 함께 행복해지는 게 소극장 공연이거든요.”그는 지난해 동서대 공연예술학부 뮤지컬학과에 편입해 학업과 연기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그러니 공백기 없이 이렇게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는 게 체력에 부담을 주지 않을까.“추어탕, 장어구이 등 몸에 좋다는 음식은 다 찾아 먹고 있으니 걱정 없다”며 호탕하게 웃는 모습에 “로맨틱 코미디인 뮤지컬 〈아이 러브 유〉를 하게 돼 기쁘다”는 그의 말이 한층 더 잘 이해됐다.이미 30만명 이상이 관람한 뮤지컬 〈아이 러브 유〉지만 그는 “극본이나 스토리, 연출진까지 같다고 해도 새로운 출연진이 등장해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말투 하나만 달라져도 새로운 느낌이 드는 게 무대예술인데 네 명의 배우가 다 달라졌으니 얼마나 다른 느낌이겠어요. 특히 무대에 오래 서다 보니 이전 출연진과 뭔가 다른 연기를 선보이겠다는 생각보다 진심을 담아 연기하면 충분히 저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이제 잘 아니까요.”앙상블 시절 이후로 처음 1인 다역, 그것도 무려 1인 16역에 도전하지만 이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는 까닭도 마찬가지다. 노인의 말투를 흉내내기보다 또는 억지로 우는 것보다 자신의 모습 그대로 노인의 마음을 표현할 때, 또 슬프지만 울지 않으려고 참는 모습을 보일 때 관객은 더 공감한다는 게 그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알게 된 그의 연기 노하우다.“이 작품이 진짜 좋은 이유 중 하나가 장례식장에서 두 노인이 새로운 만남을 갖는 식의 리얼한 에피소드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이성을 그리워하죠. 그래서 〈아이 러브 유〉처럼 다양한 사랑이야기를 녹인 뮤지컬을 보면서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겁니다.”이건명은 2000년 뮤지컬 〈렌트〉로 뮤지컬대상 신인상을 받은 뒤 〈맘마미아〉, 〈갬블러〉 등 다양한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무대에 서는 등 말하자면 엘리트코스를 밟아온 배우다.그는 “뮤지컬 〈아이 러브 유〉 덕분에 연말을 따뜻하게 보낼 것 같다”며 뜬금없이 “이 말만은 꼭 써 달라”며 한마디 덧붙였다.“공연 보실 때 휴대전화는 꼭 끄셨으면 좋겠습니다. 배우도 사람이거든요. 연기하는 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뮤지컬 〈아이 러브 유〉 시즌3는 9월23일부터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남궁선우와 더블캐스트인 이건명의 연기는 10월10일부터 볼 수 있다. (02-501-7888) q김소연 기자 selfzone@kbizweek.com공연&전시▶연극 〈쉬어 매드니스〉1980년 미국 보스턴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미국 〈기네스북〉 기준으로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공연되고 있는 연극이다. 보스턴에서 26년, 워싱턴 18년째 공연되고 있으며 시카고의 경우 15년째 화재로 중단됐다가 올해 다시 막을 올렸다. 미용실 위층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소재로 해 관객들이 스스로 범죄사건을 풀어가게 만드는 추리 형식의 작품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배우들의 끊임없이 이어지는 유머가 매 공연 새로운 상황으로 재창조되는 것으로 ‘대학로 대표 장기공연’을 목표로 하고 있다. 11월3일부터/대학로 예술마당 2관/02-744-4337▶어른들을 위한 음악동창회-Smokie live in Korea스모키는 19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반에 걸쳐 왕성하게 활동한 영국 출신 그룹이다. 76년 12월에 발표한 ‘Living next door to Alice’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유럽과 아시아 30여개국의 차트를 석권한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02년 그룹 결성 27주년을 맞아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한국 무대에 선 적이 있으며 이번 공연은 세 번째 한국공연이다. 9월23~24일/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02-522-9933▶남정예 우리그림전갤러리PICI는 우리그림전을 기획해 남정예 개인전을 개최한다. 그는 생활 주변을 비롯한 현실의 모든 물상을 그리고, 상상물까지 소재로 삼고 있다. 특히 남화백은 환상적인 그림으로 명성이 높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일종의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전시회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PICI에서 9월11부터 19일까지 열린다. (02-547-9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