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스크ㆍ도덕적 해이 변수… 기관 추가매수 기대감

코스닥시장을 둘러싼 많은 악재들이 상반기에 출현했다. 무엇보다 미국과 이란의 핵문제가 불거지면서 국제유가가 70달러 이상으로 급등했고, 미국 달러화 자산과 비달러화 자산의 캐리 트레이드 현상으로 원자재가격이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930원 수준까지 하락하는 등 미처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코스닥시장에도 예외는 아니었다.현재 코스닥시장에는 다음의 세 가지가 없다. 첫째, 테마와 이슈가 없다. 올 초까지만 해도 코스닥시장에는 많은 테마와 이슈가 부각되며 지엽적인 테마장세가 펼쳐지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매기 자체가 없다. 그만큼 코스닥을 즐기는 투자자들이 급감했음을 의미한다. 둘째, 기관투자가의 방향성이 없다. 지난 1월 초 대량매물을 내놓은 기관투자가들은 5월 중순 이후 다시 매수세를 보였으나 뚜렷한 방향성은 목격되지 않는다. 시장이 단기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상대적 관심도 줄어들었다. 다만 최악의 손절매 상황까지는 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셋째, 실적에 대한 확신이 없다. 상반기 원화강세 기조 속에 IT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가 2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또한 반도체·LCD·PDP 관련주에 대한 모멘텀 둔화로 투자자들이 실적검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수급상으로는 기관투자가들의 주식형펀드(인덱스 및 액티브형) 내 코스닥 종목비중이 7% 후반에서 8% 초반 수준까지 하락했기 때문에 추가적 매도보다 점진적 매수 기조가 확산될 것이다. 하반기는 반도체업종을 중심으로 IT경기가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D램과 플래시로 대변되는 메모리 시황의 경우 3월에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부터 2007년 상반기까지 업황개선이 전망된다. 특히 3분기 이후 고용량의 핸드셋 출현으로 플래시메모리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이와 관련, 살펴봐야 할 리스크 요인은 다음과 같다. 우선은 ‘차이나 리스크’다. 2004년 중국의 ‘금리인상’ 쇼크는 상당히 컸다. 올해도 중국 관련 경기예측 불확실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고속성장과 이에 따른 수혜가 한국경제와 주식시장의 기본 뼈대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불구, 경기조절이나 산업별 긴축정책에 따른 충격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다. 2000년 이후 중국으로 진출한 많은 핸드셋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사례도 있었다. 상당수 코스닥기업들이 대기업과 함께 중국 현지에서 반제품(CKD) 수출을 주력으로 하고 있음을 생각해 볼 때 중국 관련 리스크 부각 가능성은 엄연히 실존한다.도덕적 해이의 발생 가능성도 악재후보다. 일부 기업에서 발생한 시세조작 및 불공정 매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이 그리 곱지 않다. 증권선물위원회에 의해 검찰에 고발되는 기업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고 이유 없이 급등하는, 소위 재료를 보유한 종목들이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올 들어 벤처 1세대 기업들도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였다. 99년 이후 코스닥 과열국면에서 유·무상증자에 성공한 많은 기업 중 특별한 사업영역 없이 현재까지 5년 동안 기업을 이끌어온 많은 벤처 CEO들의 고민거리가 결국 분식회계라는 결과를 낳았다.진입장벽 리스크도 존재한다. 제품공정에서 기술혁신이나 신소재 개발, 선도적 지위 등을 무기로 진입장벽을 허무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코스닥기업들의 발빠른 대응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기업에 치명적 약점은 아닐지라도 ‘블루오션’ 영역이 훼손될 가능성이 큰 기업들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매도세는 언제든지 가능하다.더불어 증자물량도 부담거리다. 2005년에는 증시활황으로 많은 공모자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이는 물량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자금을 효율적으로 집행하지 못해 EPS(주당순익) 희석효과를 상쇄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이는 수급 측면에서 상당한 물량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그렇다면 하반기에는 어떤 색깔의 종목들이 주목을 받을까. 현재 주식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인플레 우려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미국의 선제적 금리인상 기조다. 결국 이것은 자금이 비달러화 자산·상품에서 달러자산으로 이동할 것을 의미하고, 채권처럼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때 부각되는 이슈는 자산주다. 기업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 및 부동산, 투자유가증권 등 숨겨진 자산가치에 대한 재평가 작업은 하반기에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된 기업은 어떤 회사일까. 숨겨진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수준이 낮은 기업, 보통 PBR(주가순자산비율)가 1배 미만인 기업으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많고 거래량이 적거나 매출이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는 구(舊)경제(기계·유틸리티·건설·화학·제지 등)종목이 그 대상이 될 것이다.설비투자와 감가상각을 완료하고 안정적인 이익 회수 단계에 진입한 기업의 경우 재무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고 주주중심의 정책을 펴는 경우가 많다. 배당 가능한 이익잉여금을 갖고 일정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거나 또는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소위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을 다방면에 걸쳐 추진하고 있다. 자회사의 실적이 좋아지거나 턴어라운드하는 기업, 유보현금 및 자산운용 능력이 뛰어난 기업, 특허를 비롯한 특화된 신기술을 보유한 기업 등도 주목받게 될 것이다.현재 가장 소외된 업종과 테마는 ‘바이오’다. 2005년 12월 황우석 사태를 기점으로 대폭락이 발생했지만 이제 하반기를 겨냥해 서서히 주목받을 전망이다. 저출산·고령화사회 진입, 웰빙형 라이프스타일 변화, 빠르게 증가하는 약제비 등은 국내 제약업종의 재평가를 가져온 중요한 요인이다. 이런 점은 ‘2004년 웰빙이슈 → 2005년 바이오이슈’에서 한단계 발전된 헬스케어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건강을 찾아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으며, 이것이 성장토대가 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2005년부터 많은 코스닥 바이오기업들이 줄기세포연구, DNA칩, 게놈분석, 항암제 개발 등 많은 뉴스를 뿌리며 바이오 테마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단순히 바이오 테마가 아닌 하나의 바이오산업을 형성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바이오주의 옥석을 가리는 중요한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코스닥지수가 600 이하로 떨어지자 국민연금이 코스닥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비교적 보수적인 투자로 알려진 국민연금이 코스닥 종목을 사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개별종목에 대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물론 전방위에 걸쳐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나마 매수 대상이 될 만한 업종을 대표하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대한 긍정적 접근은 계속 유효하다. 하반기 코스닥시장은 앞서 언급한 리스크 요인을 중심으로 거래소 흐름과 연동되는 눈치보기의 천수답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망업종으로는 인터넷업종과 조정폭이 컸던 게임주, 통신장비, 그리고 차이나와 중동 모멘텀이 기대되는 기계 및 조선기자재업종 등이다. 지수밴드는 550~600으로 예상되며 추가적 하락보다 점진적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신동민·대우증권 투자분석부 연구위원돋보기 코스닥 유망테마2~3시간짜리 재료까지 기승…‘톱다운’코스닥 유망테마는 몇가지로 요약된다. 단 테마주의 경우 짧으면 2~3시간에 그치는 단기테마도 출현하고 있기 때문에 테마에 대한 맹신은 금물이다. 특히 선거수혜주, 장마수혜주, 조류독감 수혜주 등 지엽적이고 논리에 맞지 않는 종목들이 나오는 것은 시장의 일시적 흐름일 뿐이다. 종목선정에 있어 ‘경제 → 업종 → 산업 → 기업’을 분석하는 톱다운 방식을 권한다.▷교육 및 e러닝= 국내 교육산업은 97년 이후 급신장하고 있다. 최근 경쟁이 치열하지만 국내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어 성장성은 좋다. 학습지시장은 대상이 초등학생에서 유아로, 과목별로는 수학 중심에서 영어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학원시장은 프랜차이즈를 통한 대형화가 추진되고 있다. 인터넷 확산과 온라인교육(e러닝)이 구축돼 수익원 개발사업이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각종 육성책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것도 호재다. 방과 후 교실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인터넷 및 게임= 게임은 대표적인 문화콘텐츠산업이자 21세기형 성장산업이다. 캐릭터 애니메이션, 아바타 등 관련산업으로의 파급효과가 큰 엔터테인먼트산업이다. 탄탄한 인터넷 인프라를 갖춘 한국은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했다. 온라인게임은 안정적 수익모델에 기초해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올해는 국내 온라인게임산업이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을 맞이하는 첫해가 될 전망이다.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형 개발사들의 M&A, 해외매각 등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게임업체들은 2~3년간 준비해 온 대작 신규게임을 내놓을 계획이다.▷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기존의 바코드를 대신해 기업물류 활동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킬러 애플리케이션이다. 유비쿼터스 네트워킹의 센서기능을 담당하는 핵심기술인 RFID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RFID는 제품에 붙이는 태그(Tag·생산부터 소비 전 과정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자체 안테나를 갖추고 있음)를 리더(Reader)로 하여금 정보를 읽고 인공위성이나 이동통신망과 연계, 정보시스템과 통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국내시장은 2003년 660억원에서 2007년 3,18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