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하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새로 등극한 신인은 모두 3명이다.1위 자리에 오른 샛별은 제약ㆍ바이오의 미래에셋 황상연, 계량분석의 미래에셋 황영진, 채권의 한화 최석원 애널리스트다.황상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의 1위 등극은 예고돼 있었다. 신영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을 거쳐 2005년부터 미래에셋증권에 몸담은 그는 지난 2005년 상반기 조사에서 3위를 차지했다. 또 2004년 하반기에는 5위, 2004년 상반기 3위 등 2001년 상반기 이후 줄곧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황애널리스트는 전공과 경력부터 제약ㆍ바이오의 1인자답다. 서울대 화학과학부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이른바 업계 출신이다. 95년부터 2000년까지 LG화학의 기술연구원으로 근무했다. LG화학에서 직접 생물실험을 2년여 하던 그는 R&D(연구개발) 기획 업무 또한 4년 정도 했다. 황애널리스트는 “고령화 등 2005년의 주요 쟁점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게 1위 노하우라고 생각한다”며 “새로 등장하는 바이오기업들의 수익모델을 분석해 투자자의 이해를 높은 것 또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11월 <바이오시대, 그 밸류체인의 대해부>라는 보고서를 발간하며 바이오텍산업에 대해 본격 분석했다. 경영학계에서 특정 산업분석을 할 때 애용되는 ‘밸류체인’(value chain)을 바이오산업에 적용한 것. 비전공자는 광범위하고 난해하다고 느끼는 바이오텍산업을 깔끔하게 정리해 펀드매니저의 산업 이해도를 높였다.아울러 황애널리스트는 의사ㆍ과학자의 각종 학회에 연 10여회 참석하는 열의를 보였다. 그는 “학회에 가면 기업의 직접적인 수요자인 의사와 과학자의 의료수요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며 “제약회사가 개발한 각종 약의 직간접적인 품평도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녹십자, 종근당 등이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던 시절부터 발굴한 것도 시장의 환영을 받았다.채권의 새로운 1위 최석원 한화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1위에 오를 재목이었다. 2004년 상반기 이후 채권 2위, 3위를 맴돌며 1위를 노려왔다. 최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셀사이드와 바이사이드를 오가며 채권만을 다뤄왔다. 연세대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93년부터 5년간 대우경제연구소, 경제금융연구본부 채권팀에서 일했다.그후 99년 서울투자신탁운용에서 채권 펀드매니저, 2000년 대우증권 채권 애널리스트, 2002년 신한BNP파리바투자신탁운용 채권 펀드매니저로 근무했다. 최애널리스트의 채권 인생은 계속 이어져 2003년부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 채권분석팀장으로 활약하고 있다.최애널리스트는 “투신사에서 쌓은 채권운용 경험이 리서치에 큰 도움이 됐다”며 “펀드매니저 입장에서 시장을 보고 느꼈던 부분이 시장흐름을 이해하는 데 직결됐다”고 했다.또 다른 혜성인 계량분석의 황영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남자 1위 가운데 최연소다. 74년생인 그는 연세대에서 경제학, 동 대학원에서는 계량경제를 전공하며 계량분석 애널리스트(퀀트 애널리스트)의 꿈을 키워왔다. 그는 미래에셋증권 공채 사상 최초의 1위 애널리스트라는 기록 또한 세웠다.황애널리스트는 입사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아 5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무서운 주니어’의 근성을 보였다. 2001년 하반기 계량ㆍ기술적 분석 3위를 차지했던 것. 2004년 하반기부터는 계량분석 1위였던 CJ투자증권의 조익재 리서치센터장을 바짝 추격하며 2위를 유지해 왔다.황애널리스트는 “기업분석 담당 애널리스트가 좋은 자료를 쓰기 위해 기업탐방 등 발품을 많이 팔듯이 퀀트 애널리스트로서 광대한 데이터 분석을 위해 손품을 많이 팔았다”고 설명했다. 2005년에는 국내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을 성장주, 가치주, 모멘텀주, 우량주 등으로 분리해 정형화된 투자 스타일을 안착시켰다. 아울러 황애널리스트는 아카데미즘과 실무를 융ㆍ복합해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대학원 계량경제학 지도교수인 유병삼 연세대 교수와 함께 새로운 모형을 만들었다”며 “ECM(Error Correction Modelㆍ오차수정모형)을 기반으로 한 ‘코스피 예측모형’이 바로 그것”이라고 밝혔다. 월간단위로 코스피지수를 예측하는 이 모형은 2004년 2월 첫 발표 이후 83%의 월간 방향성 적중률을 기록하고 있다. 총 23번 예측 가운데 19번이 월간 코스피 방향성과 일치했던 것이다. 2005년에는 11월을 제외한 나머지 11개월을 모두 적중했다.2005년 상반기에는 1위를 놓쳤지만 이번에 정상 탈환에 성공한 애널리스트도 있다. 데일리시황의 한국투자증권 김세중 애널리스트는 2004년 하반기 신인으로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2005년 상반기 대우증권 김성주 애널리스트에게 밀려 2위를 차지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넘버원에 재등극했다.4년 만에 1위로 복귀한 애널리스트도 있어 화제다. 보통 한 번 1위를 놓치기 시작한 애널리스트는 다시 베스트에 오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석유ㆍ화학의 백관종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는 ‘화려한 부활’로 주목받았다. 백애널리스트는 한누리증권 재직 시절 2001년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1위를 독차지하며 명실공히 ‘석유ㆍ화학의 1인자’로 인정받았다. <한경비즈니스>가 베스트 애널리스트 조사를 처음 시작했던 98년에도 석유ㆍ화학 1위, 이어 99년에도 1위를 독차지했다.백애널리스트는 86년 대신경제연구소 기업분석실에 공채 12기로 입사했다. 2006년 새해가 밝아오며 기업분석 경력 20주년을 맞는다.백애널리스트는 “화학기업 분석을 줄곧 해 오며 담당기업 관계자와 지인관계가 오래됐다”며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 고객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었다”고 1위 복귀 비결을 밝혔다. 2004년 2월 “석유ㆍ화학업종의 주가 상승세는 끝났다”고 예측했던 그의 분석은 적중했다. 2004년 유화주들의 시장수익률 하회 현상이 시작됐던 것. 아울러 그는 오히려 주목받지 못했지만 저평가된 ‘한국화인케미칼’ 등 중소형 화학주의 발굴에 초점을 맞췄다. 견실한 중소형주 발굴 작업이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둬 시장의 신뢰를 받았다.이번 조사에는 수년째 1위를 지키는 ‘스테디 스타’ 또한 적지 않았다. 이들 난공불락의 애널리스트는 그 어떤 도전에서 꿈쩍하지 않는다. 김영익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004년 하반기부터 2005년 하반기 조사까지 3회 연속 2관왕을 차지했다. 조용준 대우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2004년 하반기부터 3회 연속 2개 부문의 탑을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도 운수ㆍ창고의 송재학 애널리스트(우리)는 2003년 하반기부터 5연패, 유틸리티의 신지윤 애널리스트(대우)는 2003년 상반기부터 6연패를 차지했다. 조사를 할 때마다 1위를 하는 4인방 애널리스트는 ‘4대 천황’으로 통한다. 이번에도 이들 4명은 1위를 놓치지 않아 2001년 상반기부터 10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주인공은 조선ㆍ중공업ㆍ기계의 대우 조용준, 음식료ㆍ담배의 대우 백운목, 건설ㆍ시멘트의 대우 이창근, 증권의 우리 조병문 애널리스트다.돋보기 애널리스트 자리 옮기기투신·자산운용사로 이동 ‘붐’2005년 하반기 애널리스트 이직에는 새 트렌드가 자리잡았다. 이전에는 다른 증권사로 옮겨도 애널리스트라는 명함은 유지했다. 반면 최근에는 아예 새로운 직종을 찾아 떠난 사람이 적잖다.대표적인 사례는 신후식 전 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다. 1세대 이코노미스트로 불렸던 그는 국내 예산안을 분석하고 국가 주요 사업을 평가하는 국회예산정책처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8월 국회예산정책처 거시경제분석실 거시경제분석팀장으로 이직한 것.아울러 황재훈 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02년 하반기 조사 당시 신설했던 파생상품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뒤 단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고 2005년 하반기 조사까지 7연패한 그는 2005년 11월 외국계인 맥쿼리증권으로 이동했다. 맥쿼리증권 주식파생상품 사업부(Equity Derivatives) 이사로 초고속 승진하며 이직했다. 신종파생상품인 ELW(주식워런트증권) 시장참여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그는 “맥쿼리는 2006년 워런트 시장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셀사이드(Sell side)로 불리는 증권업계에서 바이사이드(Buy side)인 투신업계로 떠난 애널리스트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들어 펀드 열풍이 불면서 자산운용사가 급속도로 성장했기 때문이다.2005년 하반기 대신증권에서 은행업종를 담당했던 전재곤 애널리스트는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옮겼다. 동부증권의 박주평 애널리스트 역시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새 둥지를 틀었다. 한화증권의 유통 담당 김민정 애널리스트 조흥투신운용으로, 신영증권의 은행 담당 조병준 애널리스트 역시 맥쿼리IMM자산운용으로 이동했다. 정영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알리안츠자산운용으로 옮겼다,동시에 애널리스트의 연쇄이동도 이어졌다. 우리투자증권의 전민규, 한승호, 한금희 애널리스트 역시 각각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도이치증권으로 갈아탔다. 아울러 김호연 애널리스트는 동부에서 메리츠증권으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