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1위 굳히기다.’대우증권이 뒤집기에 이어 굳히기에 성공했다. 2005년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까지 ‘베스트증권사’ 타이틀을 움켜쥐면서 2연패를 완성했다. 직전조사의 1위가 행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셈. 이로써 일각에서 제기된 대우 패권에 대한 몇몇 우려도 완전히 잠재웠다. 증권가엔 “대우가 이제 제자리를 잡았다”는 평가까지 잇따랐다. 증권사간 M&A가 2005년을 분기점으로 일단락된 것을 감안하면 대우의 ‘1위 굳히기’는 당분간 유지될 확률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2위와의 격차도 한층 벌렸다. 전반적으로 점수가 높아진 가운데 대우의 총점(2,741점)은 2위 우리투자증권(2,165점)을 600점 가까이 따돌렸다. 다만 안심은 금물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절치부심이 부담스러워서다. 우리투자는 대우에 왕좌를 내주기 전까지 내리 3연패(2003년 하반기~2004년 하반기)를 달성한 파워집단이다. 3위는 변함없이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했다. 동원증권에 인수ㆍ합병된 뒤 막강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 중이다. 다크호스도 등장했다. 현대증권은 2005년 상반기 조사 때 ‘톱5’에 진입하지 못한 아쉬움을 이번에 4위에 오르면서 단번에 설욕했다.대우는 리서치ㆍ법인영업의 8개 세부 평가항목 모두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종합 환산점수 40.85점은 직전조사의 36.60점보다 4.25점이나 더 올린 성적표다. 특히 리서치가 법인영업보다 약간 높은 점수를 얻어 평균을 높였다. 리서치 명가다운 성과다. 대우의 애널리스트들은 신뢰도ㆍ정확성과 함께 시의적절한 코멘트(적시성)가 호평을 얻었다. 다만 ‘베스트’자리는 2005년 상반기 때보다 5개가 줄었다. 업종분석ㆍ투자전략 등 모두 30개 평가부문 중 10개에서 1위를 냈다. 총 364명의 응답자(펀드매니저) 가운데 160명이 대우 리서치를 최강으로 추천했다.법인영업도 ‘대한민국 1위’에 안착한 느낌이다. 주문ㆍ매매체결을 비롯해 고객관리, 정보제공, 펀드수익률 기여 등 모든 평가항목에서 탁월한 성적을 냈다. 특히 리서치 명가의 자존심을 세운 리서치센터의 탄탄한 지원에 힘입어 정보제공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얻었다. 운용업계에서의 선호도도 증가 추세다. 총 435표의 추천횟수를 기록해 “대우에 오더를 주면 틀림없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대우의 2연패엔 역시 야전사령관 출신의 손복조 사장의 공이 컸다. 2004년 7월 취임과 함께 놀랄 만한 업적을 속속 쏟아내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물론 실적지표가 뚜렷한 상향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주가도 급등해 ‘CEO주가’란 명성을 그대로 실현했다. 손사장은 ‘베스트증권사’ 선정 직후 일등공신인 리서치센터ㆍ법인영업팀 주요 멤버에게 개별 축하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대우 리서치의 막강파워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총괄책임자인 전병서 리서치센터 상무의 말처럼 “지난 20여년간 착실히 다져온 결과물”이다. 1등을 못하는 게 차라리 이상할 정도다. 90년대 말 외환위기와 대우사태 때문에 잠시 딜레마에 봉착했었지만 지금은 그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신뢰도ㆍ정확성(696점), 적시성(684점), 프레젠테이션(681점), 마케팅(680점) 등에서 2위권을 멀찍이 따돌리는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9명(1명은 2관왕)의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전원이 직전조사에 이어 2연패에 성공했다. 보고서 하나로 주가를 움직이는 장기집권의 실력파 고수들로 손색이 없다. 10회 연속 1위를 지킨 백운목 애널리스트(음식료)가 대표적이다. 예비 1위도 수두룩하다. 근소한 차이로 1위를 놓친 ‘다크호스’그룹이 어느 증권사보다 두텁다는 평가다.대우의 리서치멤버들은 ‘지수 네 자릿수’ 시대를 앞장서 열었다. 예리한 분석력과 안정적인 자료생산으로 ‘될성부를 떡잎’을 일찌감치 선정ㆍ소개해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대우의 추천종목은 대부분 탁월한 수익률을 냈다. 종목선정에서의 승리다. 몇몇 종목은 ‘신도 모른다’는 주가까지 정확히 맞혔다. 여기엔 베테랑 시니어 애널리스트들이 큰 몫을 담당했다. 정밀한 추천종목ㆍ목표가격 제시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 및 지원체계가 없으면 요원한 과제다. 대우 리서치엔 10년 이상 한우물을 판 차ㆍ부장급 고참 애널리스트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40세를 넘기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장(?)선수도 많다. 전상무는 “10년 이상의 경험은 그 자체가 저력”이라며 “험난한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은 건 그만큼 능력이 탁월하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전상무 본인도 한때 이름을 날린 유명 애널리스트(반도체) 출신이다.대우의 분석보고서엔 여러 시너지 효과가 반영돼 있다. 장기간 검증을 받으며 정착된 효율적인 운영시스템은 대우 리서치에 사관학교란 별명을 달아줬다. 대우가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와 분석도구는 경쟁력의 원천으로 작용한다. 독특한 도제식 양성시스템도 한몫 했다. 일대일로 붙어 경험ㆍ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철저히 물려준다. 다소 혹독할 수 있는 조직운영의 룰도 나중엔 피와 살이 된다. 전상무는 “톱랭커로 계속 남으려면 철저한 본인관리와 역량강화가 필수”라며 “자신감보다 겸손함이 애널리스트의 최고 덕목”이라고 전했다.차별적인 세일즈로 시장장악에 성공한 법인(홀세일)영업팀의 활약상도 돋보인다. 법인영업팀 역시 압도적인 표 차이로 연속 1위 타이틀을 지켰다. 2위 우리투자의 추천횟수 232회보다 무려 200회 이상 더 많은 435회의 추천빈도를 자랑했다. 주문ㆍ매매체결(107회), 고객관리(109회), 정보제공(111회), 펀드수익률 기여(108회) 등 모든 평가항목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2~3위 추천횟수를 합하면 대우가 얻은 점수와 얼추 비슷하다. 당분간 독주를 예상할 수밖에 없는 결과다. 대우 법인영업의 약진은 손사장의 경영방침과 일맥상통한다. 손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브로커러지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법인영업팀은 이 과제를 무난히 수행했다.2005년 말 현재 대우는 브로커러지 1위를 기록 중이다. 상반기에 비해 전체 점유율이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8.6%(2005년 12월28일 현재)로 여전히 파워풀하다. 법인영업팀을 총괄하는 박윤수 전무는 “미미한 시장점유율 하락은 개인투자자가 늘어난 데 따른 착시현상”이라며 “법인(기관투자가)의 총오퍼 중 대우가 가져가는 비중(상대점유율)은 여전히 증가세”라고 전했다. 박전무에 따르면 대우는 전체 기관물량의 약 6%를 커버한다. 박전무의 중량감도 대단하다. 그는 해외에서 펀드매니저로 12년을 근무한 뒤 지난해 4월까지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지냈다. 리서치와 법인영업을 아우르는 몇 안되는 전문가로 명성이 자자하다. 대우 법인영업의 승승장구는 그의 합류와 때를 같이한다.인적파워도 탄탄한 편이다. 20여명의 법인영업팀 임직원 중엔 20년 이상 실전경험을 갖춘 세일즈전문가가 상당수에 달한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거물급 기관고객의 로열티도 높다. 약정의 상당규모가 단골손님인 대형기관에서 발주된다. 해외영업의 강화도 포인트다. 홍콩ㆍ싱가포르 등 아시아 무대로의 활발한 영업진출을 통해 해외고객을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법인영업의 약진은 무엇보다 리서치센터와의 다각적인 협조 시스템이 가동됐기에 가능했다. 박전무는 “매일 아침 리서치와의 모닝미팅 후 브로커ㆍ애널리스트가 동시에 펀드매니저와 얘기를 나눈다”며 “길게는 1시간30분 이상 계속된다”고 말했다. 바로 ‘세일즈 차별화’다. 주문내용을 완벽히 처리하기 위해 전문 트레이더까지 보강했다. 대우만의 특별한 고객관리는 뜨거운 시장반응으로 이어졌다. 불만은 줄고 신뢰는 높아졌다. 박전무는 “우리는 펀드매니저가 뭘 원하는지 누구보다 잘 분석하고 있다”며 “펀드매니저의 기업방문ㆍCEO면담주선 등 향후 대우만의 맞춤형 서비스를 심도 있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