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 ‘압권’… 전공자도 일독 필수

●윤석철 지음/위즈덤하우스/1만원<경영ㆍ경제ㆍ인생 강좌 45편>의 저자 윤석철 교수는 대단히 특이한 경력의 학자다. 1958년 대학 입학 당시 라인강의 기적을 이룬 독일에 자극받아 독어독문학과를 전공했다. 입학 후 후진국이었던 당시의 한국에 필요한 것이 과학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물리학과로 전과했다. 또 펜실베이니아대학 유학 시절에는 전기공학, 경영학 등을 전공했다. 이렇게 다양한 학문을 넘나든 만큼 그의 책 속에는 풍부한 경험과 지식들이 한껏 녹아 있다.윤교수는 10년 주기로 책을 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81년 <경영학적 사고의 틀>, 91년 <프린시피아 메네지멘타>, 2001년 <경영학의 진리체계>를 집필했다. 10년 동안 연구해 고인 지식을 책으로 펴내고 있는데 필자는 <경영학의 진리체계>를 읽고 상당한 충격과 감동을 받은 기억이 있다.<경영학의 진리체계>는 교과서 성격이 강한 데 반해 올해 내놓은 <경영ㆍ경제ㆍ인생 강좌 45편>은 일반인을 독자로 삼아 칼럼 형식의 비교적 평이한 수준으로 쓰였다. 서론에 그의 철학이 잘 정리돼 있는데, 옮겨 본다.그는 경영학은 인간이 일을 잘하기 위한 학문이라고 정의하며, 3가지 필요조건이 있다고 말한다. 첫째, 일에서 인간이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일이 설계되고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일은 곧 생활 그 자체이기 때문에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면 인간의 행복이 없고 일의 능률도 안 오른다는 것이다. 이것이 일의 조직 차원의 조건이다.둘째, 일의 결과로 산출되는 제품 또는 서비스가 소비자시장에서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만족도가 충분하지 못하거나 이미 과잉공급으로 출혈경쟁이 불가피한 제품은 자원낭비만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일의 소비자 차원 조건이다.셋째, 일에 소요되는 코스트가 충분히 절감돼 기업에 이윤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이윤을 못 내면 도산할 수밖에 없고 기업의 도산은 결국 사회 전체의 부담이 된다. 이것이 일의 경제성 차원의 조건이다.즉 종업원에게는 기쁨을, 소비자에게는 만족을, 기업에는 이윤을 보장할 수 있는 일의 탐구가 경영학의 학문적 목표라고 윤교수는 말한다. 이어 그는 ‘순수학문에서부터 (인간의 삶에) 응용도가 높아지는 순서로 학문을 배열하면 경영학은 응용학문의 극단에 위치할 것’이라며 생산, 판매, 인사, 재무 등 분야별로 쪼개져 있는 것들을 그러모아 통일된 체계로 만들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 결과물, 특히 일반인을 위한 결과물이 <경영ㆍ경제ㆍ인생 강좌 45편>이다.책은 6부로 구성돼 있다. ‘인간의 생존양식과 경영’, ‘감수성과 상상력, 그리고 과학기술’, ‘21세기 리더십의 조건’ 등이 그것이다. 목차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책이 다루는 주제는 경영, 인간, 기술 등 대단히 광범위하다.책 가운데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적지 않은데 몇가지를 적어 본다. 5강좌의 ‘황무지를 찾아 나서야’에서는 프런티어 정신을 강조하면서, 프런티어 개척이 어렵다면 3D의 길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3D산업은 회피 대상이어서 되레 블루오션인 경우가 많으며, 인간에게 꼭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가 이 분야에서 나올 수밖에 없음을 지적한다.9강좌의 ‘감수성, 왜 중요한가’에서는 감수성이야말로 국가, 기업, 가정 차원에서 중요한 성공요소라고 말한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또한 백성을 가엾게 여긴 감수성의 소산이라고 소개하고 있다.11강좌의 ‘상상력의 위력’에서는 상상력 또한 창조의 원천이며 성공의 동력이라고 밝히고 있다. 즉 인간적인 요소들이 경영학의 주요 과제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한편 35강좌에선 속도의 시대임에도 속도가 절대 선은 될 수 없다며 임금인상, 재벌개혁 등 현안을 다룰 때에도 적절한 완급조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때로 속도는 인간 사회를 비극으로 몰아넣기도 한다는 것이다.첫 장부터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저자의 탁월한 식견에 놀라지 않을 수 없고 강좌마다 무릎을 치게 하는 공감을 자아낸다. 이 책은 경영학도는 물론이며, 일반인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 쉽게 풀어져 있다.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면 필히 읽어 보기를 권하는 바다.